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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4.10.08 14:35
조회
684
신명호.jpg
전주 KCC가 왕조를 다시 꾸미기 위해선 신명호의 부활이 필수다. ⓒ 전주 KCC
“외곽슛만 갖춘다면 5억 원짜리 선수다.”

신명호(31·전주 KCC)가 갓 2년차에 접어들던 풋내기 시절, 허재 감독은 각종 언론 등을 통해 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좀처럼 쉽게 선수를 칭찬하지 않는 허재 감독의 성격을 감안하면 파격적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신명호는 스타급 선수로 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대학 시절부터 크게 알려진 선수도 아니었고 허재 감독이 좋아하는 ‘배짱 좋은 공격수’도 아니었다.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공격력이 떨어지는 불안정한 형태의 가드다.

데뷔 이후 KCC전력의 핵심으로 활약했지만 단 한 번도 평균득점이 5점을 넘긴 적이 없다. 슈팅능력 자체에서 낙제점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최고 3점슛 성공률은 불과 27.9%다. 상대 선수들은 불안정한 그의 외곽실력을 알고 있어 오픈찬스가 열려도 막을 생각을 안 한다. 대부분 신명호의 3점슛은 수비수가 별다른 동작을 취하지 않은 완전히 열린 상태에서 나오는데도 성공률이 매우 낮다.

자유투도 마찬가지다. 자유투 성공률 60%를 넘어본 적이 없다. 가드 포지션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경우다. 그렇다고 신명호가 어시스트에 능한 것도 아니다. 통산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가 2개가 채 되지 않는다. 볼 운반-패싱 플레이 등도 평범한 수준이다. 어찌 보면 가드로서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럼에도 허재 감독과 동료들 그리고 KCC 팬들에게 그는 결코 밉지 않은 존재다. KCC의 2차 왕조를 꾸미는데 그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승에 기여한 공헌도만 따진다면 손가락 안에 꼽아도 모자람이 없다.

신명호의 진짜 가치는 격이 다른 수비다. 한창 좋았을 때의 그는 ‘리그 최고의 수비수’를 넘어 ‘역대급 디펜더’로 평가받았다. '갓명호' '대도' '수비 대장군' '인간 지우개' '진공청소기' 등 그를 나타내는 많은 수식어에서도 알 수 있듯, 신명호의 수비는 당하는 선수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가 코트에 나서면 양 팀의 전술까지 바뀔 만큼 영향력이 대단했다. MVP에 선정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주희정 역시 가장 힘든 맞상대로 신명호를 꼽았을 정도다. 파워-스피드 등 기본적인 부분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패스가 나가는 길목 등을 캐치하는 능력도 탁월하며 움직임을 간파하고 차단하는 이른바 예측 수비에도 능하다.

게다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끈질긴 수비를 펼치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힘과 스피드 모두 뒤지지 않고, 수비 센스마저 좋아 한번 걸려들게 되면 그야말로 늪에 빠진 기분을 맛보게 된다.

신명호의 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상대를 꽁꽁 묶는 것도 모자라 동료가 막아야할 선수에게까지 도움 수비를 들어가는데 탁월한 능력을 과시한다. 매치업에서 동료가 밀리거나, 혹은 뚫렸다 싶은 순간에는 여지없이 협력수비를 들어가며 팀 디펜스의 사령탑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허재 감독의 첫 우승 시절 KCC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하승진의 높이가 아닌 신명호를 중심으로 강병현-추승균 등이 펼쳐내는 앞선의 ‘질식수비’였다. 상대팀에서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 신명호에게 노골적으로 거친 몸싸움을 펼치며 신경전을 벌였을 정도다. 역대로 수비수가 그러한 견제를 받던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의 신명호는 예전의 위력을 많이 상실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날렵했던 움직임이 둔해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KCC의 앞선도 구멍이 많이 뚫려있다. 더욱이 올 시즌은 강병현이 김태술(30·180cm)과 트레이드돼 떠난 데다, 김민구(23·191cm) 마저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는 상태다.

김태술의 뛰어난 능력은 자타가 공인하지만 잔부상이 많은 선수이니만큼 그를 도와 가드진을 이끌 협력자가 절실하다. 박경상과 김효범은 공격력은 좋지만 실책이 많고 센스가 좋지 않아 주전 2번으로 부족함이 있다. 신명호의 책임이 큰 이유다. 한창 몸 상태가 좋을 때는 상대 3번도 어렵지 않게 봉쇄했던 만큼 신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단 신명호는 몸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려야겠지만 슈팅능력 보완도 꼭 필요하다. 지난 시즌에야 강병현-김민구 등 든든한 공격수들이 존재했지만 올 시즌에는 믿을만한 토종 득점원이 전무하다. 예전의 수비 실력을 되찾는다 해도 공격 시 버리는 카드가 된다면 KCC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공격수로서의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오픈 찬스에서 실수 없이 외곽슛만 꽂아준다면 소속팀 입장에서는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아무리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독수리라도 날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과연 신명호는 자신을 괴롭히는 슈팅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을까. 허재 감독의 표정은 신명호의 활약에 따라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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