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소 선인은 아니지만 악인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하며, 실지로도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에 침몰선 사건 때문에 전국이 시끄럽다. 나는 사건 당일 근무중이라 그 다음 날 알게 되었다.
그런데 별다른 분노나 미안한 등등이 안느껴진다. 그 사실에 아무런 감흥을 못느끼는 내가 이상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상함을 못느끼는 사실에 이상하며 무섭다.
호구지책에 바빠서일까? 이번 불행한 사건에 아무런 감정도 못느낀다는 사실에 양심이 찔렀다기 보다는 그 모든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양심에 찔린다고 할까?
어느 날부터인가 난 타인의 희노애락에 대해 무감각해졌다. 모든게 강건너 불구경씩이다. 지난 몇년간 내 삶은 퍽퍽했다. 아무리 찾으러 기억하려 애써봐도 좋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과의 대화에 곤욕을 치룬 적이 많다.
주제와 나랑 상관이 없으면 뚱해지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숙지도 하지 않아 상대에 말에 반응이 느리며 진정성이 없다.
그에 따른 대안으로 더욱 철저하게 예의를 지키지만. 마주 선 상대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그만큼 한국의 사회경제가 나를 무디게 만든다. 나를 지독한 나르시즘에 빠지게 만든다. 정의관이 무너져 불의의 경계가 희미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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