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20년대 후반, 경기도 어느 마을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쇠락한 양반집에서 큰아버지에게 온 계자(족보를 잇기위해 장손에게 양자로 온 아들)입니다. 선산이야 있지만 논밭이 거의 없으니 아버지밑에서 다니던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나무나 해오며 빈한하게 살고 있었죠.
몇 년 후 일제치하에서 징용령이 떨어집니다. 징용가면 다 죽을거라는 두려움에 집을 나와 한성에 와서 천신만고끝에 철도청의 전신인 곳에 선로보조원으로 간신히 취직합니다. 이 곳이 좋은 이유는 징집을 피할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큰아버지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며 정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몇 년 후, 그를 기특하게 보고 있던 사업하시는 분에게 한 통의 전보가 배달됩니다. 형으로부터 온 전보에는 정신대(데신따이)라는 것이 생겨서 젊은 처자를 모아 전쟁터로 보낸다더라. 세째 딸이 그 대상인데 결혼한 유부녀는 제외한다니 급히 쓸만한 사윗감을 물색하라는 글이었더랬죠. 그래서 얼굴하나 모르고있던 두 청춘남녀는 급히 혼례를 올리게 됩니다. 그나마 한 마을의 토호노릇을 했던 집안의 그 처녀는 비극을 피할 수 있었지만 많은 조선의 순진한 처녀들이 내용도 모르고 머나먼 땅에 끌려가서 온작 치욕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반세기가 넘게 흘렀습니다. 조선도 해방이 되고 그 가난했던 나라가 꽤나 잘 살게 되었지만 이웃나라를 침략해서 갖은 수탈과 참상을 자행했던 그 나라는 지금도 자발적인 위안부라고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9년 전부터는 원래 그 나라의 땅인 자그만 섬을 자기네 섬이라고 우기기까지 합니다.
아시겠지만 제 부모님의 이야기입니다.
아래 정담글에 일본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온 후 뉴스를 보니 독도 군사흔련계획에 일본이 항의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저는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주었던 그 당시의 일본인들을 미워하지 현재의 일본인들은 미워하지 않습니다. 다수는 그걸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거나 내용도 잘 모르니까요. 비록 제 마음속에 거리낌은 있지만 말입니다. 제가 미워하고 언제나 의심의 눈으로 경계하는 것은 현재의 일본정부입니다. 과거의 실정에 대해서는 거짓말로 일관하고 관대하면서 손해본일에 대해선 근원이 자신의 잘못임에도 책임을 요구하는 현재의 일본정부를 미워합니다. 사람이나 집단이 이기적인것이야 이해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전부는 아니겠지요. 이기심이 인간의 전부라면 짐승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요?
뉴스를 보고 울컥해서 눈팅만 하던 정담에 올려봅니다. 정치글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올렸지만 혹시라도 게시판에 적당하지 않다면 이동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더운 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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