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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
20.11.12 21:07
조회
130

 어느 고교의 국어 교사가 있었습니다. 그 양반은 문피즌이었죠. 순문학 뿐만이 아니라 장르 문학도 즐겨 읽는 사람이죠.

 글 자체를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문학의 편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문피아라는 곳을 소개 시켜주었고 숙제로 조를 나누어 거기 연재중인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했습니다.

 당시 편당 글자수가 삼천자 이상이었고, 대게 15편이 국룰이었습니다. 그 사이 출판사에 컨택을 받지 않은 망생이들은 엎고 새글을 쓰던가 했지요.

 학생들에게도 부담 안가는 분량이었지요.

 사람 보는 눈은 대부분 똑같은가 봅니다. 재밌는 남녀노소 뉴비든, 오비든 떠나서 재밌는 연재글에 학생들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시작은 뭐, 잘 읽고 갑니다 작가님이었고. 급우의 댓글을 본 학생들이 답댓글을 달았습니다.

 여어 ㅇㅇ야. 너도 이글 봤니. ㅋㅋㅋ 나도 이거 독후감 쓸거다 히히히.

 뭐 대충 이런씩으로요.

 지금은 그 존재조차 찾을 수 없지만 와호장룡이 있었습니다. 삼십대 이상 부터 가입되는 문피아 내의 소모임이 있었는데.

 삼십대부터 오십대까지 이른바 장덕후들이 모여있는데죠. 여기서 그들을 주측으로 많은 기존 찐 문피즌들이 불편한 심기를 들어냈습니다.

 와호장룡이 움직이니 그들의 후배인 이십대를 주측으로 모인 용봉이 있습니다. 역시 와해 되었는데.

 그 이유중 하나가 십대들이 주측으로 멤버쉽을 유지하는 후기지수란 소모임에서 활동하다가 나이가 차 용봉으로 간 이십대 선배들이 그들 모임에 찾아와서 거들먹, 꼰들먹 거려서 그게 문제가 되서 후기지수는 음성적으로 자기들끼리 연대를 이루었는데.

 일단 이건 차후에 애기하던가 하고.

 어느 작가는 와호장룡이 오늘날 디씨에서 불리우는 흑풍대의 시초격이라고 주장을 했지만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어쨰든 노련한 강호 대선배들의 뒤를 우리도 따르자, 하고 용봉도 합세하여 예과 어떻고, 문학의 도리가 어쩌고 하면서 격분했습니다.

 십대들은 처음에 어안이 벙벙했죠.

 육두문자 쓴 것도 아니고 남을 비방한 것도 아니고 자기들끼리 댓글로 친구끼리 ㅋㅋㅋ 하면서 야자했다고 그걸 하지 말라니.

 그래도 자신들은 십대라 학생중 하나가 절충안을 들고 오니, 하오체를 쓴 것임돠.

 여기서 어느 노선배께서 하호체라니! 기만하는 거냐, 젊은 것들이 예의가 없네, 있네 노발대발 하시니.

 질풍노도의 시기인 십대들의 중2이를 끝으로 봉인한 흑룡염을 풀고 따졌습니다. 아니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래욧! 선생님이 소설 다 읽으면 댓글 남기라고 확인한다고 해서 숙제로 한건데요.

 친구끼리 존대하라고 해서 하오체 했잖아요. 왁왁 너무하시네.

 지금 정담러를 이용하는 문피즌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그때는, 아무리 개인적 친분이 있다고 해도 정담을 비록하여 서로 댓글로 야자를 하면 안돼는 뭐, 그런 분위기 남들도 보는 공공장소다. 신성한 곳이다.

 장르 문학을 사랑한 어느 학교 국어 선생님이 쏴아올린 공.

 그러다가 급우들의 장인 반장이 여학생인거 같은데 애가 카리스마가 있던지 흥분한 급우들을 잘 컨트롤 하고 사과하는 모양새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했던거 같아요.

 뭐, 그랬죠.

 그때 제 나이가 이십대 초반이었으니, 그때 당시 파릇파랏한 선생님 말씀 듣고 숙제하러 온 십대 학생들이 지금쯤 삼십대 초반 정도 되었겠네요.

 당시 삼십대는 지금 오십대 전후 사십대는 육십대 전후. 세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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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푹 쌓여서 오래 묵히다 못해 삭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별거 없고 아래 글 댓글들 중에 고무판 시절 썰좀 풀어달라는 글이 있어서 그중 하나 끄집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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