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우대가 생활화 되어있는 우리나라입니다.
제 생각에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노인을 공경하자!!!
에 대해서 어려서 부터 가정교육을 받고 컸을 것이고 명절이나 제사 때 어른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절을 제대로 못하면 어머니가 할머니에게 야단을 맞는 걸 보셨을 겁니다.
그야말로 선비들이 많은 나라가 우리나였습니다.
요즘은 핵가족화와 외동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개인주의가 뿌리를 내려서인지 어른들과 젊은이들의 이른바 세대 갈등이 몇해전에 정치적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힘없는 노인이나 어린아이, 몸이 불편하신 분, 유기견등에 대해서는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노인공경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번에 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산 집에 기존의 세입자인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그 할아버지는 자식들과 인연을 끊고 사신다고 하시던데, 집을 팔면서 기존의 집주인이 할아버지에게 집을 팔거니 이사 나가셔야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알았다고 하셨어요.
그 할아버지는 그 집에서 이십년을 사셨는데 이십년 전 보증금인 칠백만원에 십만원에서 월세를 내지 않아 보증금이 삼백만원이 된 지금까지 전 주인이 월세를 올리지 않고 그냥 사시라고 했답니다.
전 주인은 오십대 중후반이셨고 나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이사를 가시는 날 보증금을 돌려 드리기 위해 만났습니다.
전주인이 이사비용을 주기로 했다고 하면서 버티셔서 결국 50만원을 추가로 더 전 주인에게 받아서 가시더군요.
전 주인과 계약을 할 때 분명히 이사비용없이 그 동안 싼 임대료로 잘 살았다며 이사 가신다고 하셨던 분이 돌변하는 걸 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전주인은 이사비용 오십만원을 주면서도 화도 못내더라는 말을 부동산 사장님이 하더군요.
이사가신 할아버지는 저에게는 반말을 하셨습니다.
저는 초면에 언성 높이면서 반말을 하셔서 저에게 화가 나신 줄 알았는데 원래가 그렇다고 하시네요.
저야 이사가실 분에게 말 많이 하기 싫어서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돈 앞에서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 이사 가느냐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고 병원 다녀야 한다며 저에게 자꾸 채근을 하더군요.
노인이라는 사실이 무기가 되는 걸 알았습니다.
원래 월세 십만원 받을 생각도 없었고 해서 월세 주지 않고 가셔도 된다고 하니까 그때서야 얼굴이 풀어지시네요.
돈이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노인이라서 그런것인지..
전에 지하철에서 보따리 들어 드리려다가 손을 한대 맞고 나서부터 할머니들에게 쉽게 가까이 가지 못하게 된 것 처럼 이번일로 할아버지들도 무서워졌습니다.
생각을 해보니 사회적 약자가 꼭 약자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아마 저를 욕하는 분도 계실것이라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가진자가 이해를 해야 한다고 생각 하는 분도 계실것이고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사는 성격이라 글을 쓰게 되네요.
저는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기본적으로 순진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을 뿐인데 말입니다.
아래 고지라가님 어머님에 대해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나서 글을 써봅니다.
고지라가님 어머님은 순수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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