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까지 문피아에서 공식적으로 처리해주지 않거나, 표절러가 글 내리지 않으면 이거 깐다.(올릴거에요.)
* * *
[작가 식당]
업소 문을 걸칠게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짤랑짤랑-
가게 내부에는 빈 좌석보다 식사를 하는 작가들이 더 많았다. 그런데 주방을 빼꼼히 살펴 보니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다.
"아니 이놈이. 작업 쳐야 하는데 왜 없냐고?"
알바생 수영이가 나이에 맞지 않게 깡총깡총 뛰며 다가왔다.
"리수영 씨 표온후, 이 친구 어디갔어요?
"몰라요! 어제부터 잠수라고요. 큰일났네."
"폰은요?"
"카운터에..."
카운터 포스기 옆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손가락으로 액정을 미니, 부재중 전화는 물론이고 확인 되지 않은 문자와 노란톡이 한가득이다. 자정부터 찍혀 있는 걸 보아, 어제 두고 간거 같다.
"아니, 이놈 어디간겨? 우리 본업이 표절러지 먹튀러인줄 알어."
"사장님 어쩌죠. 곧 밥때 다 되어가는데."
이 여자가 진짜. 지금 뭣이 중한지도 모른가? 지금 밥이 문제인가.
"리수영 씨. 식당 차렸다고 우리가 진짜 밥집인줄 알어? 정신 안 차릴래요!"
"아! ...그렇죠. 본업은 따로 있죠."
"아, 이 새낀 대체 어디 간 거야..."
표온후는 전직 작가이자, 현직 표절로 전직한 녀석이다. 친구이자 동료 작가를 파쿠리한 죄로 인성이 글먹계에서 쫙 펴져서 어디에도 갈데가 없어서 내가 거둔 녀석인데. 정말 돌겠다.
'여기 아니면 갈데도 없는 녀석이. 업장을 내팽개치고. 표절러지만 먹튀러는 아닌 녀석인데.'
정말 돌겠다. 머리를 부여잡았다. 생각 같아서는 바닥에 헤드스핀을 열두번이라도 돌고 싶은 심정이다.
사람을 잘못 본 걸까? 표먹 까지 갖춘 끔찍한 혼종이었단 말인가? 이런 새악을 하고 있을 때, 리수영이 빌지를 갖고 왔다. 환장하겠네, 증말."
"어머,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손님이 주문한거니까."
입술 사이로 삐져나오는 한숨을 어찌로 삼켰다. 맞다. 일단 명목상 여기는 식당이다. 그것도 작가들이 주로 찾는 작가 식당이다. 웹소 삼대장 중 하나인 문피아 본사가 있는 곳이라 근처의 매니지와 출판사가 많고 덕분에 편집자와 작가, 망생이 같은 타건쟁이들 즐비한 곳이다.
이 동네 밥집, 찻집, 술집들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게 글먹계 인사들이다. 나는 등잔 불이 어둡다, 라는 말을 신봉하여 이곳 문피아에 위장 식당을 차렸다.
겉으로는 작가들이 주로 찾는 밥집이지만. 실상은 파쿠리 작업장이다.
"AC8"
지금 요리가 문제인가.
'지금 요리 따위가 문제인가. 표온후 같은 대담한 녀석을 어디서 또 구하라고."
어쩔 수 없다. 일단 구색은 식당이니, 내키지 않은 걸음으로 주방을 들어왔다. 싱크대 위에 위생 주방모가 있었지만, 무시한 채 빌지를 집었다.
[웹소구이 2개]
"웹소구이가 뭐였더라?"
"구등어구이요."
작가 식당 답게 모든 메뉴 이름이 이 바닥 사람들에게 친숙한 걸로 짰는데. 그걸 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문제다.
'망할. 왜 장사가 잘 되는데. 난 표절러라고.'
냉장고에서 고등어를 꺼내어 미지근한 물에 담거 해동을 시킨 후 식칼을 잡았다.
쓱싹, 쓱쓱 싹싹.
식칼을 대가 갈고, 생선의 머리를 쾅쾅 잘라버리고 배때기를 내지른 후 오장육부를 제거하고 물로 대강 씻어 냈다.
"쳇. 먹더가 가시나 걸려서 다신 오지 마라. 복사해서 문장재배치 대사 단어 대체가 얼마나 시간 잡아먹는데. 식당에 와서 밥을 주문해."
조올라 귀찮다. 시간도 없기도 해서 대강, 대강 기름에 튀겼다. 비늘 제거 따위는 없다. 노빠꾸다.
냉장고를 열었다. 조선족 업자들에게 싸게 들려온 재료로 직업소개소에서 저렴한 가격에 부른 파출부 시켜서 만든 밑반찬이다.
물론 먹어보지 않았다. 원래 주인은 자기 가게 음식 먹는 거 아니다.
"킁킁. 괜찮겠지. 요즘 코로나 땜시 미세먼지도 없고 이정도면 싱싱하지. 재료 자체가 인싸니께."
약간 시큼싸싸름한 냄새가 나지만 뭐, 어떤가. 먹고 안죽으면 되는 것을. 그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어린시절에는 강냉이 죽도 하루 두끼 먹으면 금수저 인싸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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