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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간단한 컴퓨터 이야기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20.03.16 13:52
조회
100

1990년도에 전문대 전자과에 입학은 했습니다만,

공부랑은 담을 쌓고 살아서

실제로는 전문 지식은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냥 교수님들의 은혜로 졸업장만 땄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대충 아는 것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덧셈뺄셈곱셈나눗셈

이게 간단한 숫자를 다룰 때는 쉬워도

숫자가 커지거나 숫자가 많아지거나 계산식이 길어지면 아주 어렵습니다.

틀리기도 쉽고요.

그래서 옛날부터 계산을 대신해 줄 뭔가를 만들려고 했답니다.

계산표, 계산자, 찰스 바베지의 기계식 계산기, ....


그러다가 1880년대 미국에서 인구 통계를 처리하기 위해서 기계를 만들게 됩니다.

상원의원은 주마다 2명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하원의원은 인구수에 비례하여 의석수가 조절이 되기 때문에

10년마다 인구조사를 하고, 통계를 처리할 필요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손으로 하는 계산으로는 이 통계를 제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없었다네요.

그래서 인구 통계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기계를 만들었는데,

천공카드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계였다고 합니다.

이 기계를 만든 회사가 나중에 IBM으로 이름을 바꾸었답니다.


영국의 수학자(?) 튜링은 컴퓨터에 관한 중요한 논문을 썼다죠.

그 논문의 내용은 제가 설명을 읽어봐도 모르겠더군요.

딱 하나 이해하는 것은, 데이터 속에 명령어를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미리 사전에 우리가 숫자 123을 ‘다음 두 숫자를 더하기’라고 정의해 놓고,

12345678,

23422222

2개의 숫자를 계산 기계에 입력하면,

이 계산 기계는 45678과 22222를 더하여, 67900이라는 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미국 국방성은 대포의 포탄과 비행기의 폭탄을 위한 사격표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매 각도마다 일일이 쏴서 실험 데이터를 얻는 방식이 아니라,

1700가지인지 1400가지인지 하는 계산식으로 사거리를 알아내려고 했지요.

이 계산식은 너무 복잡하고, 계산하다 보면 틀릴 수가 있고, 너무 많이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계산을 위한 기계를 만들도록 했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그 유명한 ENIAC입니다.

진공관을 주요 부품으로 사용해서 작동하는 계산기 computor 였죠.


에니악이 최초의 컴퓨터라고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은 영국에서 비밀리에 최초의 컴퓨터를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튜링 관여)

에니악을 만드는 과정에 폰 노이만이라는 천재가 곁다리로 끼어들게 되었는데,

이 천재가 규정한 컴퓨터 방식이 오늘날에도 적용됩니다. (폰 노이만식 컴퓨터)

그 중에서 2가지는 저도 압니다.

첫째는 2진법을 사용한다.(십진법을 사용하는 컴퓨터도 있었다더군요.)

둘째는 주기억장치에 데이터와 명령어를 모두 불러온 다음에 순차적으로 계산한다.(입력장치, 주기억장치, CPU)


이진법으로 된 숫자를 한 번 보세요.

01001100

앞의 3자리(010)는 명령어에 할당되는 자리입니다.

뒤의 5자리(01100)은 데이터에 할당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01001100을 컴퓨터 주기억장치에 입력하고,

그 다음 CPU를 작동시키면,

CPU는 주기억장치에서 데이터 01001100을 가져와서

앞의 3자리 010은 ‘더하기’라고 명령어로 해석하고,

뒤의 5자리 01100은 더해야 할 숫자로 해석합니다.(십진수로 변환하면 12임)

(튜링이 논문에서 증명한 방식이지요. 데이터 안에 명령어를 넣을 수 있다는...)


진공관은 전기를 많이 쓰고, 열이 많이 나고, 부피가 크고, 고장이 잘 나고, 비쌉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진공관을 대체할 전자소자를 개발하게 되는데요,

그게 트랜지스터였습니다.

한 때는 트랜지스터를 부품으로 사용한 컴퓨터가 개발되기도 했죠.


그 뒤에 과학자들은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와 저항을 하나로 모은 IC를 만들게 됩니다.

IC를 사용하여 제어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라면 냉장고와 세탁기를 들더군요.

몇 가지 간단한 선택지만 있기 때문에 IC 몇 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뒤에 과학자들은 트랜지스터 수십 개를 하나로 모은 LSI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곧 수백 개를 하나로 모은 VLSI를 만들게 되지요.

트랜지스터 수백 개와 저항을 하나의 작은 판(chip)에 모으도록 하려고 설계를 하는데,

이 때까지는 과학자들의 천재적인 머리를 써서 손으로 했다고 합니다. ^ ^

그러다가 VLSI 설계도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 박사님 이름이 무슨 미드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수십 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하나의 작은 판(chip)에 모여 있지요.


이것은 [해커]라는 2권짜리 책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1945년에 만든 컴퓨터는 너무 비싸서 정부나 대기업만 구매할 수가 있었습니다.

트랜지스터, IC, LSI 등이 만들어지면서 가격은 점점 내려갔죠.

그래서 미국의 일부 대학들도 컴퓨터를 구매해서 연구나 업무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1964년엔가 MIT에는 TMRC라는 철도 운행에 관한 클럽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 클럽에 속한 학생들은 학교 컴퓨터를 이용해서 철도 운행에 대한 계산을 하곤 했답니다.

이들은 컴퓨터로 계산할 수 있게 온갖 궁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곧 컴퓨터로 계산하는 것에 푹 빠져서 다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오로지 프로그램 만드는 것에만 몰두했습니다.

이들이 해커의 첫 번째 세대라고 합니다.

빌 게이츠도 이 시기에 고등학교에 설치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푹 빠졌다고 하죠...


대학에서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하는 데에 푹 빠졌던 사람들은 집에서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너무 비싸서 개인용으로 구매할 수가 없었죠.

그러다가 1970년대 중반에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가 나옵니다. ^ ^

그리고 곧 우후죽순 격으로 온갖 ‘개인용 컴퓨터’가 만들어졌고요.

애플2 컴퓨터가 대박을 칩니다...

IBM은 정부나 은행이나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만들고 있다가,

1983년엔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진입하기로 결정하고,

그 규격(사양)을 정해서 공개해 버립니다.

이 규격에 맞으면 호환 가능하다는 문구를 달게 해 줬죠.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PC는 대부분 이 IBM 호환기종의 후손들입니다.


컴퓨터 CPU는 도대체 어떻게 계산을 하는 걸까?

프로그래밍은 도대체 뭘까?

이런 의문을 품으신 분은 ‘디지털공학’이라는 책을 먼저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디지털공학은 트랜지스터의 원리에서 출발해서 이진법 계산과 CPU의 작동방식까지 나오는 걸로 기억합니다... (30년 전의 기억이라서 가물가물하네요.)

다 이해할 필요는 없고, 대충 읽기만 해도 됩니다.


제가 아는 대로 대충 설명했습니다만, 역시나 부족하고 엉성하고, 부분적으로 잘못된 지식이 들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가 이런 설명을 써 주시면 더 좋을 텐데,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라서 함부로 부탁을 할 수가 없네요.


Comment ' 3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20.03.16 14:14
    No. 1

    애니악이 처음이 아니라는 걸 얼마전 검색해서 알았죠.
    지금 다시 찾아보니 콜로서스 공개가 75년도라는데, 수십년 동안 교과서에서 수정이 안된?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20.03.16 16:51
    No. 2

    독일에서 뇌공학이라고 해서 대학에 이공계열 전공하는 학생들이 전공하는 학과가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지 모르지만 상당히 흥미있는 학과였어요.
    가상현실 구현을 위해서 꼭 필욯기도 하고 신경치료 분야와 연관 있다고 하는데...
    줄기세포 보다 나노가 먼저 인간의 수명이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데 기여 할지도 모르겠다는 어설픈 생각을 합니다.


    컴퓨터를 매일 보기도 하고 노트북을 끼고 살면서도 전혀 모르는 물건이 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제는 참 황당하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5 야웅이
    작성일
    20.03.16 22:44
    No. 3

    저도 전자공학 전공이지만 이런 글 정말 유익하고 좋은것 같습니다~~~
    80년대 일반 전자 전공이라 컴 쪽의 유래에는 막연히 알고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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