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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세월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
20.03.01 13:02
조회
69

어제 절친이 제가 있는 숙소에 왔다가 갔습니다.


제가 독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니 만나자는 사람들이 생기네요.

코로나의 위험을 무릎쓰고 찾아와 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없는 살림에 반찬을 만드는 것도 일이고 숟가락이 없어서 본인 수저와 컵은 가지고 오라고 해서 어렵게 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참 이 시국에 싫더라고요.


그녀가 왔다가 간 자리에서 세월의 무거움을 느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나를 끼 있는 거의 매일 남자친구가 바뀔거 같은 여자로 보았답니다. ㅜㅜ


하지만, 지금 세월이 흐르고 보니 제가 한심하다고 하네요.  아직도 꿈을 먹고 사는 소녀같다고 합니다.  이 나이에 소녀라니..소녀들 한테 돌 맞을 소리 하다가 가네요.


한달에 처음을 여는 날이라 이런 글을 적기 싫었지만, 마음이 그냥 좀 슬퍼서 쓰게 되니 이해해주세요.

그녀의 남편은 아직 한참인 나이에 아이둘과 친구를 남겨 놓고 백혈병으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어제가 기일이었고요.


그 기일을  5년간 꾸준히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는데,,남편의 대학동창이라고 합니다.

동창들 끼리 십시일반 회비를 걷어서 제 친구에게 매년 기일에 봉투를 건네고 있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울다가 눈이 부어서 저를 찾아 왔는데,,,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친구는 말하더군요.


이 좋은 세상에 좋은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 놓고 간 남편이 불쌍하다고 울었습니다.


사람이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고 합니다.

모두들 건강 챙기시고 사랑하며 사세요.


제가 그녀에게 얼마의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같이 있어주고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가 웃으며 돌아갔으니 어제 술자리가 성공하긴  한 것 같네요.


아이들 때문에 일찍왔다가 빨리 돌아가줘서 고맙기도 하고요.


이곳 강호정담에서 같이 노는 랜선 친구들이 코로나에 무탈하기를 설겆이를 하며 빌어봅니다.


건강하세요.   코로나 따위 물리치자고요.  개인위생 철저히 해서요.



Comment ' 4

  • 작성자
    Lv.75 흔들릴때한잔
    작성일
    20.03.01 13:12
    No. 1

    오랜만에 한국 들어오셨는데 시국이 이래서 안타깝네요

    에리카님도 건강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20.03.01 21:39
    No. 2

    네,,정말 속상해요.
    매일 꼼짝 없이 숙소에 있으니 시간이 아까워요.
    그래도 한국에서 맛있는 음식 먹는 재미는 있으니까 참아봅니다.
    한잔님도 건강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sunwh196..
    작성일
    20.03.01 14:08
    No. 3

    그 친구의 남편 분 진정한 친구를 만나 우정을 많이 나누었나 봅니다 요즘 세상이 각박해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어려운데 그런 친구분을 가졋다는 이유로 이 세상에 온 보람은 하고 갔나 봅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20.03.01 21:41
    No. 4

    그러게요. 5년을 한결같이 잊지않고 기일에 찾아와 주는 친구들을 보며 남편 생각이 더 많이 낫다고 하더군요.

    미안하니 이제 오지 마시라고 해도 아이들 클 때까지는 오겟다고 했다는군요.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 것 같아요.

    좋은말씀 감사드려요.
    새로운 한주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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