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절친이 제가 있는 숙소에 왔다가 갔습니다.
제가 독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니 만나자는 사람들이 생기네요.
코로나의 위험을 무릎쓰고 찾아와 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없는 살림에 반찬을 만드는 것도 일이고 숟가락이 없어서 본인 수저와 컵은 가지고 오라고 해서 어렵게 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참 이 시국에 싫더라고요.
그녀가 왔다가 간 자리에서 세월의 무거움을 느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나를 끼 있는 거의 매일 남자친구가 바뀔거 같은 여자로 보았답니다. ㅜㅜ
하지만, 지금 세월이 흐르고 보니 제가 한심하다고 하네요. 아직도 꿈을 먹고 사는 소녀같다고 합니다. 이 나이에 소녀라니..소녀들 한테 돌 맞을 소리 하다가 가네요.
한달에 처음을 여는 날이라 이런 글을 적기 싫었지만, 마음이 그냥 좀 슬퍼서 쓰게 되니 이해해주세요.
그녀의 남편은 아직 한참인 나이에 아이둘과 친구를 남겨 놓고 백혈병으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어제가 기일이었고요.
그 기일을 5년간 꾸준히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는데,,남편의 대학동창이라고 합니다.
동창들 끼리 십시일반 회비를 걷어서 제 친구에게 매년 기일에 봉투를 건네고 있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울다가 눈이 부어서 저를 찾아 왔는데,,,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친구는 말하더군요.
이 좋은 세상에 좋은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 놓고 간 남편이 불쌍하다고 울었습니다.
사람이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고 합니다.
모두들 건강 챙기시고 사랑하며 사세요.
제가 그녀에게 얼마의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같이 있어주고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가 웃으며 돌아갔으니 어제 술자리가 성공하긴 한 것 같네요.
아이들 때문에 일찍왔다가 빨리 돌아가줘서 고맙기도 하고요.
이곳 강호정담에서 같이 노는 랜선 친구들이 코로나에 무탈하기를 설겆이를 하며 빌어봅니다.
건강하세요. 코로나 따위 물리치자고요. 개인위생 철저히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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