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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이방인.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
20.03.10 15:40
조회
183


저 아직 안갔는데 잘가라고 친구들이 카톡오네요.

저 원래 12일날 출국인데 아시아나가 축소운항해서 13일로 변경 되었네요.

전 그것도 모르고 숙소에 방 뺀다고 이야기 해놓았다가 어제 부랴부랴 변경했습니다.


아시아나 본사에서 별도로 보내 온 이메일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항공권 받은것만 출력했다가 주문한 바지가 안와서 베송조회 보려고 들어갔다가 알았네요.


길거리에 나앉을 뻔 했습니다.


 

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니면 꼭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하루 먼저 공항 근처에서 잠을 자고 느긋하게 공항으로 가지요.


하루라는 시간이 늘어나니 볼일도 느긋하게 보고 좋네요.

오늘은 얼굴에 있던 눈 밑 점이랑 몇개의 점을 뺐어요.

이번에 한국와서는 건강검진과 미용 빼고는 한일이 없네요.

일 처리 몇개 한거랑요.


그래도 한국에 올 때마다 좋습니다.

발전하는 모습도 좋고 감추거나 은폐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된장을 된장이라 부르지 못하고 얼굴이 닮았다는 이유로 출연 못하는 세월이 아닌 대통령도 잘못하면 욕하고 별명지어서 부르고..말이지요.


이 모든것이 큰 혜택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제가 통제 되고 은페된 시절을 살아왔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한국에서 계속 살 걸 그랬네요.

이제 돌아가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만 항상 이별은 슬프고 아쉽습니다.


돌아가면 현실에 충실해서 생활하고 한국도 잊어버리고 마치 태생이 독일 사람이었던 것처럼 살아가겠지만,,,촉촉히 내리는 봄비에 무한 감성이 터집니다.


이런 날은 글을 적어야 겠는데,,,숙소가 지저분 하네요.

이것 저것 꺼내서 짐을 싸다보니  친구들이 전해 준 작은 선물들이 나옵니다.

사실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저에겐 필요없는 화장품들이네요.


독일에 누가 화장을 한다고...

가끔 일이 있을 때(한국사람 만날 때) 화장을 하지만 민낯으로 다니는 게 더 편한 곳입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한가지 씩 준 선물들의 마음으로 보니 케이스 만큼 알록달록 예쁘네요.   현금을 주신 우리 어머니도 계시고요.


내 평생에 처음으로 용돈을 받아 보았습니다.


이젠 돈도 싫다고하시며 가지말라고 우는 노모를 달래며 가슴이 아프고 신경이 쓰여서 마음이 저립니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외국에서 사느냐는 노인네를 보니 그 강하고 엄하며 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웠던 분이 많이 약해지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피는 봄에 어머니 손을 잡고 유채꽃 밭을 걷고 싶으나 노모는 아프시네요.

어렸을 때 한참을 쳐다보아야 했던 엄마의  얼굴은 이제 제 밑으로 보이고 다리마저 성치않아 같이 여행을 가기 어렵다고 포기하는 걸 보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정착을 하려 했던 제 마음과 달리 코로나라든가 한국의 집값이 저를 울리네요.


이젠 독일에서 뿌리내리고 살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정쩡했던 제가 이제는 마음을 확실히 결정했으니까요

다만 노모가 마음에 걸리네요.


이 세상에서 제가 제일 좋다니 참 난감합니다...


친구도 노모도 이곳에 있는데..내가 왜 또 떠나야 하는지...참..


이방인의 삶이 서글픈 오늘입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38 금덩이
    작성일
    20.03.10 16:06
    No. 1

    평생 살던 고향 등지고 타지방으로 이사가는 것도 싱숭생숭한데 외국은 오죽하겠어요. 선택과 결과가 어떻든간에 온전한 에리카님의 결정으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20.03.10 18:08
    No. 2

    아람지님 고마워요.

    항상 댓글을 읽다보면 정상적이고 위로가 되는 댓글을 적어주시네요.^^

    이런 제 마음은 봄비 때문입니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냥 내려놓고 살아야겟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모르파티(운명을 사랑하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고지라가
    작성일
    20.03.10 16:51
    No. 3

    저도 고등학교 이후로 집에서 한 푼도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무일푼 무연고로 상경했으니 이만하면 이방인이죠. 차라리 서울이 아니라 미국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잡다한 살림살이를 털어버리고 몸을 가볍게 해야겠어요.

    찬성: 2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20.03.10 18:10
    No. 4

    살람살이 없이 몸을 가볍게 하면 결국 거지잖아요.

    어쩔려고 다 버린다고 하는 거냐고요. 쩝~~~

    한국에서 살기 어려우면 독일로 오세요.
    외노자로 만들어 드리리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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