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제 '아 오늘 실컷 놀고 내일 실컷 공부하면 되지!' 하고 영화 6시까지 땡겨주고 12시까지 게임하고 12시 30분까지 라면 끓여먹고 그뒤부터 나비효과를 채널 CGV에서 보고! 그리고 자면서! 아 내일 열공해야겠다!
그리고 오늘! 12시에 일어나서! 3시까지 놀고! 6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아 집에서 공부해야겠다! 하고 집에 와서! 밥 먹고! 컴퓨터하고! 9시부터 공부하자. 어, 로스트 못 봤어. 로스트 봐야 돼. 그리고 로스트. 음...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 문피아 잠깐 들러야지. 그리고 잠깐 들러서... 이제 곧 12시인데... 시험은 다음주 금요일이고... 20분후면 이번주 금요일이고...
지금 내 심정을 말로 표현하자면 도라에몽의 진구가된 느낌이랄까요. 아, 난 진짜 지금 컴퓨터 끕니다. 일단 글은 등록하고... 아, 난 글렀어. 지금부터 공부해가지고 다음주 금요일까지 시험준비를 어떻게 다 해. 뭐야, 그게 뭐야. 펩티다아제가 뭐야 엔테로키나아제가 뭐야. 전구물질이든지 뭐든지 알게뭐야. 내가 왜 알아서 소화될 영양분들의 이름을 다 외워야 되는거야. 난 의사될 생각도 없어. 차라리 레몬즙 뿌리면 비린내가 없어진다같은 실용적인 것을 가르치라고.
으아, 알게뭐야. 사층리든지 기저역암이라던지 부정합이라던지 동일과정의 법칙이라던지 지층누중...뭐뭐뭐... 내가이걸왜 다외워야하는거야. 왜 내가 비균질권이랑 균질권에 있는 분자랑 원소들을 싸그리 외워야 하는거냐고! 난 어차피 땅에서 살건데.
아... 헉, 15분 남았어. 난 진짜 이제부터 공부한다! 매번 이런 다짐글을 올려놓고 공부안하잖아. 이게 너의 운명이야 그냥 받아들여 어헝헝... 진짜 눈물나네. 아.. 그럼 이제 공부. 진짜 1년 반후에 부모님이 당당하게 아들 대학이름은 말할 수 있어야하지 않겠냐!
아... 중간에 경어생략 죄송합니다. 저 진짜 공부하러. 근데 12시인데. 3시까지하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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