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빌리러 근처 시립도서관에 갔습니다. 저쪽에 이상한 풍경이 보이는데,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친구와 떠들면서 양치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계단 옆 복도에서... 무슨 생각일까? 다른 사람들의 관심은 전혀 무시한다는, 편견과 관습을 이겨낸 자유로움의 표현인가? 아니면 아무 생각 없는걸까? (남성이었어도 이상하게 여기긴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작은 일을 가지고 침소봉대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사회가 변해가는 걸 느낍니다. 과거에는 있을 수 없던 일이 지금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은 받지만 본인만 신경쓰지 않는다면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또 얼마의 시간이 흘러가면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일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가장 비근한 예가 성적 방종이지 않을까 싶은데, 성적 방종이 개인과 가족 구성원의 삶에 엄청난 불행을 일으킨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간통죄를 폐지하는 등, 더이상 간음이 잘못된 것이라 말하고 싶어하질 않습니다.
두 세대 전만 해도 많은 사회/국가에서 지금 우리가 자녀의 안전을 심각하게 걱정하며 유아성도착자나 미성년자 성폭행범을 백안시하여 보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간음이 우리 가정과 공동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심정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지금은 드라마/영화/소설 등 대중매체를 통해 미화하고 있는 현실이고, 주위에서 애인과 불륜에 빠진 사람을 수군거리며 조용히 비방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그런 애뜻한? 사랑을 못하는 자신에 대한 원망이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몇년 후, 한세대 후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인권의 이름으로 모든 성적 행위는 정당화되고, 무미건조한 삶에서 생활의 활력소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에 대한 반동으로 대중들의 종교적 믿음과 실천을 촉구하는 도덕적 복고주의가 흥왕하겠지만, 이마저 정치적으로 이용당할게 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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