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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영화 엑시트. (스포 있음)

작성자
Lv.78 대추토마토
작성
19.08.03 03:09
조회
132

1.jpg


흔한 동네 백수, 조정석과


2.jpg


피로연장 부점장 임윤아 주연의 재난 탈출 드라마.

라는데...


영화는 대략 2분 이상의 철봉으로 시작하며 동네 백수 조정석이 앞으로 굴러야 할 길에 대한 개연성을 부과하려는 듯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었겠다.’ 생각할 정도로, 해당 분야에 관심이 전무한 사람에겐 배우가 한다는 것이 너무도 대단해 보이는 일로 시작했다.


영화는 아주 적당했다.


도입부는 한 가족의 칠순잔치로 시작해, 이 영화가 꽤나 퍽퍽한 가족형 고구마를 먹일 거라는 걸 주입했고, 딱 예상한만큼 답답함을 주었지만 일단 선을 넘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영화는 유쾌할만한 대사, 상황, 영상은 없었다.


탱크로리에서 터져나온 독가스가 한개 구 이상을 덮을 정도로 낮게 깔려 퍼지면서도, 수십 층 높이의 빌딩 위까지 피어오른다는 이야기가 과연 현실성있는지 의문이 들었고, 늘 피하기 적당한 높이, 위협감을 느낄 정도의 높이에만 머문다는 것에 긴장감보다는 이 영화가 어떻게 이 이야기를 풀어갈지 의심되기도 했다.


암벽타기 만능설.

빌딩 하나를 타고 오르는 것도 아닌, 건물과 건물을 넘나들며 몇 시간을 뛰고, 달리고, 오르는 것이 과연 두 주연배우와 같은 신체조건의 동호인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앞서 말한대로, 매우 적당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냐 하면서도 긴장감을 느끼기 충분했고, 이젠 하다하다 설마 이건 아니겠지 하는 영상이 딱 그대로 등장했음에도 이젠 픽, 웃으면서 볼 수 있게 했다.


아, 딱 한번 빵 터진 적이 있긴 했다.

헬스장, 아령.


완전한 B급은 아님에도 관객으로 하여 납득할 수 있게 했으니, 납득이가 주연이라 납득이 가는 영화라 할까.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될까 조마조마 가슴졸이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렇게 될 거야.

짐작하면서 바라보게 하고, 연이어 뻔한 이야기로 실소를 터트리게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그래도 재미있었다 말하게 하는 묘한 영화였다.



끝으로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을꼽자면,


1. 반전이 없다는 것.

2. ‘재난 대비 캠페인’을 지향하는 것 같았다는 것. (재난 발생시, 여러분의 주위엔 이러이러한 것들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3. 한정적인 소재와 배경, ‘재난 영화’라는 소재에 맞지 않을 정도로 잔잔했다는 점 등에서 분명 이성적으로 이 영화를 추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음에도, 주변에 봐도 괜찮은 영화다. 라고 소개하는 날 발견했다는 것.

4. 흔히 재난 상황에서 보이는 남녀의 포지션과는 달리, 두 주연이 특정 상황을 제외한 부분에서 동등하게 상황을 해결해 나갔다는 점. (그래서 설득력이 더 줄어들긴 했지만.)



그리고 조정석과 임윤아 두 주연이 극의 절반 이상을 온전히 이끌어갔음에도, 아쉬움이나 공백이 생각나지 않은, 기대이상의 안정감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해운대’같은 그림을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 것이다.


이 영화의 장르는, 개인적으로 코미디에 적합했다.


Comment ' 4

  •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9.08.03 07:35
    No. 1

    할리우드 재난영화도 사실 주연이 무슨 공학자니 연구원이니 하지만 활약하는거 보면 델타포스 못지 않듯이...뭐 적당히 위기의 순간에 초인저인 힘을 내는구나 정도로 봐주면 되겠죠.

    그래서 작품의 톤이 중요한거 같습니다.
    완전한 코미디 영화는 아니지만 포스터에서부터 뭔가 좀 개그스럽게 표현해놔서 보러 가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고증 따져가며 볼 영화라 인식하지 않고, 재난 영화인데 나름 좀 가볍게 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보게 하는...

    이걸 반대로 말하면 숨겨진 진실...이라 홍보하고 감독은 그걸 사실로 믿고 있는 것처럼 인터뷰한 나랏말싸미는 톤이 진지하고 인터뷰까지 그러해서...왜곡 논란을 피해갈 구석을 스스로 막아 버린 영화였죠.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53 사마택
    작성일
    19.08.03 07:39
    No. 2

    그냥 윤아 보러 간다고 하던데요. 이쁘네요. 그나저나 성이 임씨였네요. 여태 그것도 몰랐네. 걍, 소녀시대 윤아만 알았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해피바쿤
    작성일
    19.08.03 11:58
    No. 3

    한번 봐야겠네요. 요즘 엄청 더운데 심야 영화로ㅎ 고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19.08.03 14:08
    No. 4

    너무 진지함을 찾지 않으면 볼 만 할 것 같습니다. 나는 판타지영화를 좋아하고, 마눌은 호러, 판타지, 마블 영화 싫어하는데, 이건 둘이 같이 봐도 괜찮을 듯 하네요. 더워서 그냥 영화관에서 피서하는 기분으로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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