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라이즈랑, 나는 귀족이다.
메모라이즈는
이세계소환, 회귀, 게임시스템 소설에 대단히 많은 영향을 주었고
나는 귀족이다는
현대 레이드물의 시초죠.
두 소설과 비슷한 설정을 차용한 경우 두 소설 때문에 재미는 있어도 아류라고밖엔 인식이 안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끼친. 그런 소설이죠.
두 소설이 인기 있었던 비결을 개인적으로 뽑아보자면,
먼저 메모라이즈의 경우엔 남들은 모르는 보물을 내가 선점한다. 내가 다 독식한다는 대리만족, 그리고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요즘 독자들이 싫어하는 답답한 전개가 없다는점. (주인공이 약간 소시오패스적이기 때문에 +) 명확하게 게임시스템을 차용해서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직관적으로 게임 흐름을 보여주는데다. 회귀라는 설정과 맞물려서 마치 득템을 한 것 같은 대리만족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통상 이런 소설들이 파워인플레를 통해 자칫 지루하거나 더이상 읽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동기부여가 안되는 상황에 금방 직면하게 됨에도 충분히 작가가 조절을 잘 했다고 봅니다.
작품 내내 묘사된 성적 패티쉬나... 그런것들은 싫어하는사람은 싫어하고 좋아하는사람은 좋아하는 요소니까 뭐. 그냥저냥.
괜히 선호작 5만8천개가 아니죠. 심지어 장르소설 하나도 안 읽던 제 친구도 단지 재미 측면에서 결제하고 읽었을 정도니..(..)
이 소설의 성공 이후, 사용자 OOO 하는 오글거리는 변형된 지칭을 다른 소설에서 흔하게 볼수있었고. (제발...) 담배를 연초로 지칭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늘어났습니다.(제발.)
나는 귀족이다는
작가님이 후기에서도 밝혔듯이 와우에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괴수를 레이드한다는 소재로 쓰인 모든 소설은 제가 알기론 나는 귀족이다가 최초로 알고있습니다. 다른 소설 있으면 알려주세요.
소재의 독특함이 소설의 흥행에 큰 도움을 주었고 (사실상 원조냐 아니냐를 떠나 이 장르는 이 소설이 개척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
현실에서 갑자기 능력을 각성했고, 그 각성이 금수저였다는 흔한 소설 레파토리는 충분히 재미와 대리만족을 잡아냈습니다.
게다가 사회에 만연한 갑과 을의 관계에서 주인공이 다른 소설들관 달리 무작적 갑질을 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정말 소시민적인 사고방식으로 정당하게 행동하는것도. 그럼에도 갑질로 인한 대리만족을 충족하는것도.
또 이 작가 작품이 대부분 사회비판적인 요소를 의식하고 쓰지 않았지만 은근히 돌려까기를 하면서 재미를 보장한다는것도 + 요소였습니다.
같은 작가의 소설인 ‘포식자’는 재미는 덜하지만(그렇다고 재미가 없는건 또 아님 중간에 지겨운부분이 있긴하지만.) 소설의 반전과 전개를 매우 잘 잡은 현대판타지였는데 역시 잘 쓰는 작가는 무슨 소재를 써도 잘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메모라이즈보단 떨어지지만 나는 귀족이다 선호작수 46000개는 그냥 쌓여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멸망한 옆동네 노블에서 아직까지 두 소설이 베스트 1~10위 안에 들어온다는건 그만큼 잘 쓴 글이라는 이야기겠죠. 혹자는 오글거리고 필력이 어떻고 하지만 소설의 첫번째 명제는 재미고, 두 소설은 정말 재미를 잘 잡은 소설입니다.
특히 요즘 문피아를 비롯한 장르소설을 보면 단지 제목으로 어그로만 잘 끄는데,
제목은 소설의 정체성입니다.
99999 숫자 넣고, 나만~ 하거나 ~임 해서 독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어그로 끌어서 읽게 만드는걸로 뭐라고 안합니다.
그런데 정작 어그로 하나에만 매몰되어서 제목만으로 모든걸 다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소설의 중반부 이후부터는 제목을 보고 제목에서 읽히는 메시지로 소설을 기대하고 들어온 독자들이 만족할 재미를 줘야하는데, 단지 제목만으론 초반부 흥행 이상을 기대할수가 없습니다.
독자는 제목을 보고, 이 소설이 대충 이렇 소설이겠구나를 이해하고 읽기 시작하는데, 중반부부턴 재미가 없으니 당연히 중도하차가 늘어나는것이죠. 혹은 독자가 바라고 있던 소설의 정체성이 나타나면서 이 소설이 내가 기대했던 종류의 대리만족이 아니구나 하는것도.
그런의미에서 나는 귀족이다는 제목 자체에서 나타나는 정체성을 1000화가 넘도록 그대로 유지했고, 메모라이즈도 제목 그 자체에서 나오는 호기심을 잘 유지했다고 봅니다.
나만 레벨~, 나만 9999개 어쩌구. 내가 엄청 쌤 뭐 이런 제목들은 독자를 확 끌어올수는 있어도. 중반부 이후부터의 정체성에 혼란이 올 뿐만 아니라 왜 내가 이 소설을 읽는지에 대한 유인 요소가 부족해지는것이죠. 어차피 장르소설은 대리만족을 위한 소설이고 소재의 독특함과 1차원적인 대리만족은 소설을 흥하겐 만들어줄수는 있어도 끝까지 다 읽게 만드는건 어려우니까요. 물론 소설을 아주 잘 쓰면 제목과의 불일치도 별 상관은 없지만.
쨌든 두 소설은 충분히 계속 읽힐만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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