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임금이라 생각하는건 좋은데
그걸 남에게 말하고 다니고 또 그게 옳다고 말하는 부류를 보면 정말 안타깝다 못해 한심스럽고, 한심스럽다 못해 불쾌하며, 불쾌하다 못해 불쌍해 보인다.
정담에 두어번 이야기 한 바 있지만 다시 언급해 본다.
나는 대표성을 갖는 직위라면 예우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서양의 예법이 다르고 각각의 예법에 따라 고개를 숙여야 한다면 할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대통령령에 따라 주는 상이라면 나는 받을 수 있다. 물론 증오할 정도로 싫다면 그러한 상도 마다하겠지만...
민간 사업체는 비슷하면서 다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일터의 대표이므로 존중함이 마땅하나 그것은 공익적인 목적의 단체가 아니기에 조금 다르다.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었으므로 그 대표성은 존중함이 마땅하여 생각이 다르다 할지라도 예우를 다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선출된 이에 대한 예우이지 그 개인에 대해서가 아니다.
직위와 개인은 구분해야 마땅하다. 현실은 구분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나 가급적 그런 개념을 기본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대통령은 왕정시대의 군주처럼 절대복종해야할 대상이 아님에도 여전히 임금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나는 인정한다. 우리나라가 공화정이 된 이전까지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라의 근간인 공화정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사고방식을 굳이 옳다 주장하고 그것이 뭐가 이상하냐며 따지고 드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구분할 줄 모르는 경우를 왕왕 목격하기 때문이다.
사업체를 꾸리고 오너인 회장이 되어 회사가 발전하면 그 공은 모두 내게 돌리고 사업체 역시 내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내것 내맘대로 하는데 왜 간섭하냐며 화를 내는 모 회장.
고통스러운 현실을 잊기 위해 또는 감당하지 못할 무언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 때 동반자살을 택하는 이들은 자녀를 소유라 생각한다.
명확한 개념정리가 필요한 일들이 한 둘이 아니다. 아 지금쓰고 보니까 이 글의 주제가 생각났다.
그렇다. 이제보니 나는 개념을 정립하여 혼동하지 않고 구분해 보아야 할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다. 위의 예들은 자주 보지만 잘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상 중 대표적인 것들이다.
아! 한가지 더. 유교는 현 시대와 동 떨어진 부분이 많다. 유교의 가르침에서 현 시대에 맞으며 배울 점과 형식으로 굳어져 맞지 않는 것들 역시 구분해야 할 것이다. 위에 든 예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유교의 영향이란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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