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유한 사업가가 있다고 합시다. 이 부유한 사업가는 자선을 많이 베푸는 사람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업가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었습니다. 비록 사업가의 재산규모에 비하면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선에 쓴 돈이 결코 작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사업가는 결코 이타심을 가지고 자선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 사업가는 남들에게 무언가를 베풀 때 나오는 베품 받는 사람과 베푸는 사람의 구도가 마음에 들어서 그랬습니다. 우월감이 목적이었죠. 그것 말고 다른 목적은 없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그러는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자선을 베푸는 것입니다.
이런 사업가를 비난할 수 있을까요?
한 입장에서는 행동은 그 결과 말고 의도 역시 감안해서 평가해야한다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이 자선이라는 행동에 연결시켜서 보면 이상합니다. 자선을 받는 사람들은 둘 중 누구를 더 좋아할까요? 의도는 좋지만 능력이 부족해서 큰 도움이 못 되는 사람, 그리고 의도는 비틀렸지만 능력이 충분해서 매우 도움이 되는 사람. 아마 절대다수가 후자를 더 좋아할겁니다.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전자야 뭐 고맙긴 하지만 실제로 도움이 되는건 후자일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면 ‘행동은 그 결과 말고 의도 역시 감안해서 평가’한다는 말이 괴랄해집니다. 자선의 대상이 더 좋아하고 실제로도 그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사람의 행동이 더 낮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더 ‘나은’ 행동은 자선의 대상이 좋아하지 않으며 도움도 덜 되는 사람의 행동입니다. 물론 ‘가장’ 나은 행동은 자선의 대상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의도도 좋은 경우겠지만, 가장 나은게 있고 둘 모두 그보다 덜 낫다해서 그 둘 사이에 뭐가 더 나은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건 아닙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겁니다. 의도가 좋은 사람은 더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테지만 의도가 나쁜 사람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사업가는 이 자선으로부터 자신도 얻는게 있기에 의도가 좋은 사람보다 이 자선을 이어갈 동기가 더 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더 결정적으로는, 이건 더 이상 의도와 결과를 얘기하는게 아니라 지속성에 대해 얘기하는걸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습니다. 사업가는 우월감이 목적이지 베푸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에 만약 사람들을 고문하면서도 같은 우월감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가진걸 베풀면서 남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게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자선말고 다른걸 떠올리기 어렵다. 이건 쉽게 대답이 되지 않네요.
하지만 그 사업가의 이기적인 행동이 결국 사람들에게 도움이 됬다는걸 부정할 수 없다는 생각은 듭니다. 결국 다른 가능성이 무엇이던, 일단 당장의 현실은 사업가가 자선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 자선으로 실제로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는겁니다. 이런 경우에도 일어나지 않은 가능성을 이유로 그 사람을 비난할 수 있는걸까요?
걍 이런저런 생각을 끄적여봤습니다.
찬성: 
반대: 
윈드데빌改
水流花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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