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 쓰다가 정담글 읽고 댓글 다는 것이 머리 식히는 거라...
개인적으로 요즘 정담 너무 좋습니다. 우헤헤...
솔직히 그 작품에 대한 악의는 없습니다.
작가분에 대해서도 이참에 성찰하셔서 더 나은 글 쓰시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만, 화제가 화제인지라... 재미삼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봅니다.
1. 독창이냐 아니냐의 논점 : 독창과 모방에 관한 논점입니다. 우선 해당 작품은 모방(도용 및 차용)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저술 행위를 더한 결과입니다. 특히 작품의 핵심이 되는 모티프뿐만 아니라 사건의 전개방식 마저 일부 모방하고 있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물론 모방 자체는 잘못이 아닐 수 있습니다. 표절일 경우 문제이지요. 표절은 아래 차용과 도용 논점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2. 창조적 모방이냐 표절이냐의 논점 : 차용과 도용에 관한 논점입니다.
오마쥬(원작에 대한 존경을 표현)나 패러디(원작에 대한 풍자적인 재해석)는 원작의 일부를 차용한 것입니다. 엄연한 창작 행위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 독자 또한 암묵적으로 원작을 알고 있다는 전제가 있거나(굳이 밝힐 이유가 없는 경우), 작가 스스로가 밝힙니다. 원작과의 대비가 작가의 의도이기에 독자는 그 부분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또한, 사전에 원작자나, 원작의 저작권을 소유하거나 행사 대행 권한을 가진 자와 협의하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도용은 원작에 대한 존경이나 풍자의 목적이 아닌, 작가가 사익을 목적으로 원작의 요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저작권법상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일반적으로 도용을 표절이라고 합니다. 단어 자체에 ‘몰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절(竊)이 절도할 때의 훔칠 절입니다.)
따라서 해당 작품은 오마주가 아니라 표절입니다. 왜냐하면 원작에 대한 존경은 작가 혼자만 알고 있는 사실이며, 이를 독자가 인지하여 원작과의 대비를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3. 장르의 클리셰에 대한 논점 : 판타지물, 게임물에 관한 논점입니다. 애초에 장르라는 개념은 저작권의 대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최초의 창작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류 공통의 문화적 자산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작가는 선의의 차용에 대해서는 특별히 권리행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도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합니다. 또한, 누군가가 자기 작품의 독창 요소에 대해 특허를 신청할 수는 있으나, 그 범위가 상당히 한정적이며, 모든 관련법은 이에 시한을 정해둡니다. 발명과 발견은 종래에는 인류의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언어가 그러하고 속담이나 사자성어가 그러합니다.
따라서 장르에 흔한 클리셰는 도용이 아니라 사용이나 활용입니다. 클리셰의 차용은, 창조적 역량의 부족을 지적받을 여지는 있을지 모르지만, 도용과 같은 악의적 행위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따라서 해당 작품과 같은 판타지나 게임소설 장르를 싸잡아서 어차피 표절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4. 특정 작품에 대한 질시나 군중심리 작용에 대한 논점 : 그 작품이 인기가 오르고 인민재판식의 여론몰이를 당한다는 논점입니다. 네, 맞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작품이라면 애초에 논쟁할 효용이 없습니다. 우리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로 후보의 시시콜콜한 과거사를 검증하는 이유도 그들이 장관이라는 중대한 공무를 수행하며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개 개인이라면 ‘불법은 아니지만 비법’인 사안으로 추궁할 이유도 필요도 없겠지요.
또한, 질시... 목적을 위해 부당한 수단을 쓴 이를 질책하는 마음이 질투입니까? 해당 작품은 위의 여러 이유는 물론이고 공모전이라는 공정한 경합의 장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5. 독자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논점 : 해당 작품의 선호는 결국 개인의 취향과 개인의 재산권 행사라는 논점입니다. 이른바 ‘내가 재미있는데 님들이 뭔 상관?’입니다. 네, 맞습니다. 존중합니다.
다만, 그러한 권리와 자유 역시 법이 보장하는 것입니다. 표절행위에 대한 처우를 개인의 선택이나 시장원리에만 맡긴다는 사고는 다른 누군가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할 여지를 용인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 작품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분들의 권리와 자유가 침해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불량 부정식품을 규제가 그 식품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의 자유와 권리를 규제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히려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독자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고 시장의 건전성과 다양성을 발전토록 하는 법입니다.
도용으로 짜기운 작품만 있는 암담한 웹 소설계를 상상해보십시오. 그런 작품도 언젠가는 질리시지 않겠습니까? 애독하던 작품을 더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다른 좋은 작품 만나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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