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글 다는 사람도 많고, 덧글 유형도 많으니까요.
예를 들어 이런 덧글은 어떨까요?
반지의 제왕이 연재된다고 했을때.
한 독자가 이런 덧글을 남깁니다.
‘아니. 궁수들이 활 쏠때는 마찰로부터 손가락을 보호하는 깍지라는 도구를 써야 하는데. 왜 레골라스가 활 쏠때 깍지를 안쓰죠? 고증이 엉터리네요.“
욕설이 없죠. 그리고 비난이 아닌 비판입니다.
작가는 이 비판 덧글을 수용하기로 합니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반지의 제왕은 장르 자체가 판타지이고, 엘프 종족은 신체 내구성이 좋아 깍지를 끼지 않고도 활 쏘는 정도로는 손가락이 상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면 훈훈하겠죠.
문제는, 깍지의 이용여부까지 집어낼 정도로 섬세한 분인만큼. 덧글 다는 분께서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다 잡아내서 비판하기 시작합니다.
‘헬름 협곡 요새는 잘 만들어진 난공불락이라는 설정인데, 왜 하수구를 외성벽 한가운데다 만들어놨나요?’
‘무마킬은 엄청 거대한 생명체인데다 하라드는 사막지형인데. 아무리 판타지라 하더라도 무마킬이 사막을 건너는게 말이 되나요?’
‘나즈굴이 불사신이면 나즈굴 9명만 미나스 티리스에 떨궈놓고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9명으로만 사람 다 죽이면 되지 않나요?’
‘간달프가 나방에게 속삭여서 독수리 부르는 장면이 있던데요. 그럴거면 애초에 원정대 떠날때 나방으로 정찰, 연락을 하면서 안전한 루트로만 골라서 가면 되는거 아니었나요?’
등등.
하나하나는 정당한 비판이나 의문제기라 할지라도. 작가 입장에서는 굉장히 지치지 않을까요? 덧글란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도 점점 보기 불편해질 테고, 어쩌면 덧글로 독자분끼리 서로 싸울지도 모르겠지요.
사실 이정도는 굉장히 온순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다만 작은 부분부분에까지 신경 쓰기에는 제 실력이 부족합니다. 앞으로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면 글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러면 또 덧글 남기던 사람은 불쾌할 수도 있겠죠.
여태까지의 내 비판들은 그럼. 중요하지 않은거라고? 아... 결국 이 작가도 덧글 가려서 받는구나.
위 예시보다 훨씬 더 애매하고. 고약한 경우가 많죠. 물론 반대로 작가가 너무 지나치게 예민한 경우도 있을 테고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작가가 덧글관리 하는게 맞는거다~’ 가 아니라. ‘유료 글인데 욕설이 아닌 한 덧글 관리하면 안된다!’ 라고 단칼에 단정짓기 어려운 경우들이 너무 많다는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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