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몇 의사 환생물을 봤는데, 농담삼아 물어보았습니다.
환생전에 의사 경력이 있으니 의사로 활동하겠냐는 농담
집도의 할 생각은 없답니다. 인턴/레지 하면서 의국 생활 다시하기도 싫고, 의사 라이센스만 들고 Kaist 알아본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Kaist에 연구전문의사과정 있습니다. (제일 가고싶은건 미국 HHMI쪽이라고 합니다.) 미래에서 보고 배운게 있으면, 메타연구 논문이나 쓰는게 인류에 더 도움이 된답니다. 교수직 따기도 쉽구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는 탄 음식이 암을 유발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암발병에 대한 논문 수백개를 통계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이것은 큰 연관이 없음이 드러났습니다. 탄 음식이 발병원인이면 당연히 음식물이 지나가는 식도, 위, 대장 등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것보다 높아야 겠지요. 연구결과 그건 아니었습니다. 이 논문은 작년에 Science에 출판되서 큰 관심을 받았죠. 이 논문 이전에는 소화기관과 기타기관을 구분해서 분석한 연구가 없었다지요.
미래에서 왔으면, 당연히 이런 지식이 잔뜩 있겠구요, 이런걸 리폿하면 전세계 의료연구방향을 제대로 이끌어 줄 수 있습니다. 의국이 매주마다 논문 리뷰를 하는건 다들 아시겠구요. 의사로 몇 년 생활했는데, 논문쓰는 능력이 없으면 오히려 문제입니다. 이럼 본인도 Nature, Science, JAMA, LANCET에 논문 떼거지로 내면서, 뭐 연구직 교수자리까지는 아주 쉽게 차지한답니다. 현직 기준으로 위 4대저널에 2편정도 쓰면 MD 없이 PhD만 있어도 앵간한 대학에서 교수로 모셔간다지요. 국내 대학이 요즘 상위저널 저자 교수님 수집한단 소문이 파다합니다. 의대가 안되면 생물학과 가도 되구요.
연구지식 다 떨어진 미래도 탄탄하지요. 연구직은 평생 인용 천번짜리 논문 한 두 개만 터뜨려도 소명을 다했다고 봅니다. 미래 지식이 한계가 있다? 까짓것 다 떨어지기 전에 천방짜리로 매년 몇 편씩 찍어드릴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 의대교수님 중 천방짜리 가진 분이 5명이 안되지요. 평생 석학대우받고, 똘똘한 친구 제자로 키우고. 나랏일에 보드맴버로 봉사도 하고, 10월달 노벨상 시즌되면 TV에서 주목도 해주고, 뭐 그런 삶을 사는 겁니다. 이렇게 쌓인 명성 바탕으로 국회의원 한 번 기웃거려 볼 건지는 자기가 선택하는 거구요.
그냥 의사친구한테 과거로 돌려보내주면 뭐할거냐고 물어본 내용이 생각나서 끄적여 봤습니다. 의사회귀물, 이제 임상 그만하고, 석학 함 되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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