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기사나 sns 같은 소식을 통해
있을법하지 않은 이야기를 접하고
현실도 그런데 소설에도 이런 얘기 넣어도 되겠지 하는데
착각을 하고 계시는 게
우리 현실의 이야기는
그걸 소설로 풀어쓰면 몇억 몇조개의 이야기가 나올 방대한 분량입니다
그런 방대한 현실에서 몇몇 소설보다 더한 우연이 발생한다고
우연이 현실에서 밥먹듯이 발생하니
소설에서도 우연을 거리낌없이 써도 된다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소설에서도 우연이 일어날 수는 있지요
그런데 어느날 헤어졌던 연인을 광활한 중국대륙 어딘가에서 우연히 만나고
절벽 떨어졌더니 기연을 만나고
누구랑 싸웠더니 알고보니 지인의 부친이고
이런식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게 말이 되나요?
우연도 한두번이어야지 이해하고 넘어가지
정말 저런 일이 그럴 듯하신가요?
중국대륙에서 어쩌다 아는 사람을 만난
그 상황만 딱 떼어놓고 본다면
로또 1번 정도 1등 당첨될 수 있지하고
넘어갈 수 있더라도
그게 소설내내 그러면
한 사람이 로또 100번 맞은 것마냥
소설 자체가 개연성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납득 하실 수 있겠나요?
전 도저히 납득을 못합니다.
스토리가 죽었다고 보는 거죠.
최소한 비무대회에 참가해서 만났다거나 장보도가 발견되서 그걸 추적하다 만났다거나 이런 목적이나 방향에 있어서 상황적 개연성이 추가되어야 스토리가 살아있는 거죠.
제가 다른 분들보다 유독 이런 부분에 민감하단 건 아는데
그럼에도 저는 이런 걸 고려하는 게 기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몇몇 유명한 작가들 글이 재미있는 거 알면서도
저런 점이 많이 거슬려서 안 보기도 하죠
개연성이란 건 논리적인 문제이면서도 확률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사람이란 게 항상 논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수도 있고 항상 확률이 높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일관성과 높은 확률의 상황 전개가 부여되어야 스토리가 생명력을 가지게 되고 독자는 납득을 하게 되는 거죠
저렇게 확률상 일어날 일이 거의 없는 일이 몇번이고 일어나는 걸로 스토리를 이끌어간다면 전 그건 작가의 자질 문제라고 봅니다
그렇게 상황을 우겨넣지 않으면 스토리를 못 만든다는 거죠
그렇다고 우연을 철저히 배제하자는 건 아닙니다. 아예 우연이란 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도 작위적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적당히 해야한다는 건데, 그 적당히란 건 필요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는 겁니다. 적당히, 필요 최소한이 어느 정도냐 하면 저도 대답할 수는 없지요. 그저 독자가 납득할 수 있게 작가 재량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결국 자질문제라고 밖에 할수 없겠네요.
아무튼 저는 그래서 우연 남발하는 소설은 결코 좋은 소설로 안 봅니다. 우리나라 글은 언급하기 좀 그렇고, 해외 소설중에 대표적으로 김용 사조영웅전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다른 소설은 쳐다도 안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연으로 스토리 전개하는 작가는 다른 작품에서도 결국 또 그러거든요. 안 그런 작가를 못 봤기에 그런 기미가 보인다하면 혹 재미있어서 보던 건 다 보더라도 다른 작품은 절대 안 보는 거죠.
(그래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김용도 요즘에 자기 옛날 소설 마음에 안 든다고 그런단 소리도 있더군요.)
작가분들 글 쓰실 때 로또 맞는 얘기 몇번이나 썼는지 생각하고 써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우연적 장치가 양념으로 좋다고 해도 로또 맞을 확률의 일이 세번 네번 계속 소설에 나오면 그게 작위적이란 느낌 안 들리가 없지 않겠어요?
그게 물론 어렵긴 하겠지만 그만큼 좋은 글을 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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