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펜(pen)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제대로 공부(功夫)한 일 없는 새로 뽑은 펜
벗은 그 무서운 고시생활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학햏(學行)이 선뜻 벗도 물들일지 모른다 위협하고
철밥통 안 차고 살아도 입에 풀칠 못해살지 않아,
억만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백골되어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虛無)한듸!' 펜은 차서 무엇하느냐고?
아! 내 백수생활 7개월에 원망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선합격(先合格) 후놀림(後嘲弄)의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찢으매
요러매 내 정진(精進)하고 수양(修養)하여
필히 합격하라 내맡긴 신세임을
아으, 나는 펜을 차고 표표히 가리라.
막음날 내 승리의 통지서(通知書) 건지기 위하여
* 성격 : 의지(意志)적, 자기고백적
* 내용 :
대전시 갈마동 일대에 전해져 내려오는 '시'로서, 20대 중반의 실업의 고통에 현실도피로 공부를 택한 지은이의 처절한 심정이 서정적으로 나타나 있다.
공무원을 하지 않아도 먹고살 걱정 말라며 무위도식을 권하는 벗과 이미 합격한 기쁨을 조롱으로 표현하는 벗을 경계하며 끊임없이 공부하여 기어코 합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마음속에 펜을 찬"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
이제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압박이 장난이 아니네요 -_-;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