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중앙고속도로에서 인기그룹 '원티드'의 멤버들이 탄 승합차가 5톤 화물트럭을 추돌하는 교통사고로 이 그룹의 멤버인 서재호가 사망했다. 또 30분 후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방신기'의 멤버들이 탄 시보레 밴(일명 스타크래프트밴)이 앞서가던 에스페로 승용차를 추돌했다.
30분이라는 간격을 두고 일어난 2건의 교통사고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경찰이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일단은 '원티드'와 '동방신기'가 탄 차량의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니 교통법규를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연예인들의 운전까지 담당하고 있는 매니저들의 공통된 걱정이다. 거의 모든 매니저들이 스케줄 조정이나 현장 경호까지 담당하다보니 한 번 공연이 있을 때마다 연예인들만큼이나 매니저 역시 녹초가 될 수밖에 없다.그리고 또다시 다음 스케줄을 위해 눈을 비비며 고속도로를 질주해야만 한다.
"난 부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이 걸렸다"는 위험천만한 자랑
매니저들은 멤버들이 빨리 편한 숙소에서 쉬게 하고, 자신 역시 잠깐이나마 휴식시간을 갖기 위해 과속을 할 수밖에 없다.
매니저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에 끊었다느니, 광주에서 서울까지 1시간 30분에 끊었다느니 하며 자신들의 운전실력을 뽐내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또 과속운전으로 발부받은 스티커를 마치 훈장처럼 자랑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자랑아닌 자랑 속에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이미 내재되어 있다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찔한 생각이 앞선다. 또 잠실 쪽에서 88도로를 달리다보면 분명 연예인이 탔을 법한 밴 승용차의 무법질주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경광등에, 싸이렌까지 울리며 차선을 무시한 채 달린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스케줄을 맞춘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 안에 연예인이 타고 있을 텐데, 저러다 교통사고를 내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국내 승합차보다는 외국의 이른바 스타크래프트밴을 이동용 차량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안전을 위해서다. 이 차량을 오랫동안 운전한 매니저들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운전에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졸음운전과 과속에는 사각지대 많은 밴형 승합차도 무용지물"
마크로네시아의 괌과 일본 등지에서 관광가이드로서 활동하며 5년 이상 이 차량을 운전한 서상욱씨(하지원 매니저)는 "외양은 튼튼해보이지만 운전할 때 사각지대가 많고, 고속운전의 안전성보다는 승차감에 우선을 두었기 때문에 다른 차량들보다 안전운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이 차량으로 과속이나 급차선 변경을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비싼 자동차, 아무리 튼튼한 차량이라 해도 교통사고의 위험성마저 담보하고 있는 차량은 이 지구상에 그 어떤 것도 없다. 박봉과 열악한 근무여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과속운전'이라는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연예인은 우리 문화계의 소중한 자원임에 틀림없다. 일본에서의 보아나 배용준의 활동이나 중국에서 안재욱이나 NRG 등의 활동을 생각하지 않는다해도 그들은 우리들의 소중한 문화적 자원이다.
교통사고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는 연예인이는 문화적 자원을 지키기 위해 연예계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곰곰히 생각해봐야할 때다.
꿈많은 올해 나이 스물 세 살의 나이로 더 이상 자신이 사랑한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원티드'의 故 서재호씨의 명복을 빈다.
http://news.naver.com/hotissue/popular_read.php?date=2004-08-11§ion_id=000&office_id=079&article_id=0000007581&seq=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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