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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어느 네티즌의 죽음.

작성자
Lv.1 宋河沅
작성
04.05.28 06:01
조회
467

오랜만에 웹서핑을 하다가

‘인터넷 논쟁을 벌인 뒤 20대 투신자살’이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별 관심을 두지 않고 무심코 넘어갔습니다.

솔직히 인간이라는 존재는 간사해서 자신과 관련이 있는 일이 아니면

설사 죽음과 관련된 일이라도 무관심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 중 제가 다니는 즐겨 찾는 싸이트의 게시판들마다 언급되어있기에 호기심이 일어

직접 문제가 된 싸이트를 찾아가 사건과 관련 있어 보이는 게시물들을 다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싶습니다.

제가 알 수 있는 것은 표면적인 것이므로

돌아가신 분과 또는 사건과 관련된 분들을 공공게시판에 언급함으로써

다른 분들에게 선입견을 가지게 만들어 불명예스럽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차근차근 게시물들을 읽어가면서

인터넷 논쟁이 사람의 목숨을 앗을 수 있다는 사실은 저에겐 충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도 인터넷상에서 수많은 논쟁을 해왔고

그로인해 상처를 입기도 하고 입히기도 했었기 때문입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커뮤니티에 한번이라도 활동하신 분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그런 일들을 경험해왔으리라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일은 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더군요.

모두들 한번쯤은 그런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말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값을 갚을 수도 있고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아주 단순하고 모두들 아는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쉽게 사람들을 잊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그렇게 또 한생명은 덧없이 사라져갔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정말로 망각과 무지의 동물이라는 것을 저는 깨닫고 말았습니다.

그 기사가 나가고 그 문제의 싸이트 커뮤니티는

지금 다시 한번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으면서

누군가 이번 사건을 책임을 짊어줄 대상을 찾고 있습니다.

마녀사냥으로 한사람의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면서

또 다른 제물을 찾아 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인을 비방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고인과 논쟁을 벌였던 사람들을 비방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싸이트를 비방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타 싸이트에서 기사를 보고 원정(?)을 나와

문제의 싸이트와 커뮤니티의 전체 회원들을 무책임하게 비방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타싸이트에서 원정오신 이분들이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싫었습니다.)

씁쓸했습니다.

  

물론 그런 말을 하기 전에 고인을 위해 차분하게 애도하면서

침묵하자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누구의 탓이 무엇이 중요하냐고 물으면서

우선은 고인이 되신 분의 넋을 위로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고 달래시더군요.

그렇게 회원들간의 분열과 타싸이트의 분들까지 얼키고 설켜

난장판이 된 그 싸이트를 바라보면서

저는 ‘악플러’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신종어 중에 ‘악플러’라는 단어가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어자체만으로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뜻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100인이 있으면 100가지 정의와 생각이 있다고 합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비록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자신의 의견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육두문자와 인신공격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저는 악플에 대한 아주 힘든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동안 좋아하는 글에서 손을 놓을 만큼 심하고 모욕적인 쪽지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대할 때면 항상 묻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까지 해서 당신들이 얻는 것은 무엇이지요?’

같은 인간으로써 타인을 존중을 해주지 않으면

자신 또한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것을 그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 생명이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서 사라졌습니다.

그것은 악플러가 넷상에 존재하게끔 만든

모든 넷티즌들의 잘못입니다.

‘내가 피해를 보지않았으니 상관없어.’

‘이정도의 작은 피해를 굳이 걸고 넘어갈 필요는 없지....’

이런 ‘타인과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 불감증이

지금 사람의 생명마저 앗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든 것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현대인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인터넷과 떨어져 살 수 없습니다.  

모두가 같은 인간으로써 존중하고 존중 받을 수 있는 네티켓이 지켜지는  

넷소사이어티가 이루어지도록

넷티즌 개개인이 되돌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고인이 되신 분을 위해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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