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200 브라운전 앞둔 벨라스케즈. ⓒ 게티이미지 |
전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가 성을 내며 울부짖고 있다.
벨라스케즈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리는 ‘UFC 200’에서 장신(2m) 타격가 트레비스 브라운(33·미국)과 붙는다. 브라운(랭킹 7위)은 헤비급 중상위권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파이터다. UFC 여성부 최고의 스타 론다 로우지의 애인으로도 유명하다.
메인카드이긴 하지만 벨라스케즈 입장에서 이번 대진은 자존심이 상한다. 메인카드 중 하위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그가 메인이벤트 혹은 코메인이벤트에서 밀린 것은 UFC 두 번째 경기를 치른 2008년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역사적인 UFC 200회 대회라는 상징성에 존 존스(출전 무산), 브록 레스너, 조제 알도, 앤더슨 실바 등 쟁쟁한 빅네임들이 출전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심기가 불편하다. ‘인류 최강’으로 불린 시절이었다면 다른 선수들 면면에 상관없이 상위 2번째 내에는 반드시 포함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챔피언 시절의 벨라스케즈는 거대 정글인 UFC 헤비급에서도 격이 다른 생물체였다. 티라노사우르스가 그랬듯 자신보다 작든 크든 상관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물리쳤다. ‘70억분의 1’이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었다. 옥타곤 정글의 최고 포식자였다.
벨라스케즈는 갈수록 대형화 되어가는 헤비급에서 신장(185cm)은 작은 편이지만 탄탄한 몸에서 뿜는 힘과 밸런스를 바탕으로 넘기지 못하는 상대가 없다. 타격가, 주짓떼로는 물론 같은 레슬러들조차 신경 쓰지 않고 마음대로 눕히고 굴릴 수 있다.
벨라스케즈의 중심을 빼앗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벨라스케즈가 넘기지 못하는 상대는 없다. 다른 레슬러들 같으면 넘기기 힘든 상황에서도 테이크다운에 성공한다. 타이밍 태클을 시도하는가 하면, 허리든 다리든 잡히기만 하면 원레그-투레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다. 클린치에서는 상대의 중심을 흔든 후 거칠게 메다꽂는다. 헤비급 최고의 레슬러다운 기술이다.
진정한 공포는 넘어진 후 시작된다. 벨라스케즈에게 유리한 포지션을 허용하게 되면 상대는 숨 돌릴 틈도 없다. 포지션부터 탄탄하게 잡아놓고 풀어가려는 일반적 양상과 달리 무시무시한 파운딩을 퍼붓기 때문이다. 포지션을 장악하지 않더라도 몸이 붙고 펀치를 날릴 수 있는 거리라면 공격을 개시한다. 가드 빈틈을 노려 정확하게 꽂아 상대는 금세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입으며 피투성이 되기 일쑤다.
▲ UFC 전 헤비급 챔피언 벨라스케즈. ⓒ UFC |
벨라스케즈가 ‘그라운드 앤 파운드’만 강한 파이터는 결코 아니다. 최고의 디펜스형 타격가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를 철장에 붙여놓고 녹였을 정도로 더티복싱도 위력적이다. 스탠딩 타격 역시 수준급이다.
레슬링, 더티복싱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순간 움직임이 좋고 타이밍을 잘 잡아 타격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상대로서는 그라운드 위력을 걱정하면서 조화를 이룬 펀치와 킥까지 경계해야하는 어려운 입장이다.
현재 벨라스케즈는 헤비급 정상에서 몇 걸음 밀려있는 상태다. 벨라스케즈에게 패배를 안긴 파브리시우 베우둠(38·브라질)은 상대성에서 버거운 스타일이고, 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 역시 레슬링을 장착한 장신 스트라이커라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
한때 자신과 라이벌 관계에 있던 산토스도 이를 갈고 있고, 달라진 파이팅 스타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 역시 난적에 속한다. 갈 길이 멀다. 따라서 벨라스케즈에게 브라운전은 압승이 필요하다.
맹수가 가장 위력을 발할 수 있을 때는 허기진 순간이다. 현재의 벨라스케즈는 배가 고프다. 챔피언의 달콤한 맛이 그립다. 다시 삼키기 위해서 방해가 되는 사냥감들은 모두 물리쳐야 한다. 허기진 벨라스케즈가 브라운을 물어뜯고 다시금 챔피언 전선의 포식자로 튀어오를 수 있을지 UFC 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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