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강호정담란에 글을 처음 써보는 군요.
설이고 해서 잠시 시간을 내 짐을 정리했습니다.
그중에서 군에서 습작했던 노트가 몇몇의 박스 사이에서 나오더군요.
잠시 웃으면서 살펴보고 있는데 거기 이런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대충 기억이 나는 것하고 필체를 보면 내 글이 맞더군요.
생각 나는데로 옮겨쓰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사람들이 내기를 했다.
사람 혼자서 라면 한박스(당시는 50개)를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모선수 정도면 모를까 불가능하다라고 말을 했다.
그때 어떤 한 사람이 가능하다며 시범을 보였다.
라면 50개를 커다란 통에 넣고 끓인 것이다.
그리고 적당히 익은 면을 모와 압축기에 넣고 짜서 수분을 빼니
가로 세로 높이가 두뼘정도의 면빨 압축 전분 덩어리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 덩어리를 아무도 먹지 못했다.
대식가를 자청하는 사람도 씨름선수도 먹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배속에 들어가 수분과 결합하면 불어오르는
밀가루의 특성상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오기 때문이였다.
그러니 배속에 넣기전까지의 과정을 압축시킬 수는 있어도
실제 먹는다라는 행위가 가진 의미에 가장 근접한
소화를 시킨다는 것이 되지 않아 인정을 되지 않았다.
여기까지입니다.
윗글을 유심히 추리해본 결과.
하나만 먹으면 하루종일 배가 고프지 않은 벽곡단의 정체가
바로 저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성분으로 만들어 사람 주먹만한 크기를 가진 벽곡단 한알이면
확실히 하루종일은 배가 고프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갑자기 부풀어 오른 배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벽곡단을 제작하는 도가 계열의 각문파들은 이 비밀을 감추기 위해
제작방법을 함부로 노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별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한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무협소설에 나오는 물건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다보면 참 재밌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중 상당수의 물건들은 실존하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심심하면 한번씩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지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닌데.
하여간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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