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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84 고락JS
작성
16.05.28 15:57
조회
2,431

 

과거의 소설에서는, 굳이 순수문학 소설을 찾지 않더라도,

 

주인공이 다소 문제가 있고, 그래서 고통 받고, 좌절하고,

 

그런 와중에 돌파구를 찾고, 심지어 그러다가 결국은 실패하고,

 

새드엔딩을 맞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장르소설에서 이런 경우는 흔한 케이스는 아니었죠. 다만

아주 없지는 않았습니다. 무협에도, 판타지에도.

 

다만 현판에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현판의 발생원인은 여러가지겠지만,

그중 상당부분이 현실도피- 세상 살기 뭐 같은데, 소설에서나 대리만족-에 가까우므로,

현판에서조차 세상은 조+ ㅅ 같은 것, 이란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

독자 입장에서는 달가울리가 없었겠죠.

 

지금 온라인 연재, 특히 유료연재는 사실상 현판의 세상입니다.

절대다수가 현판이죠.

 

게다가 그런 온라인 독자들의 절대다수가 과거보다 더욱 더

소설에서조차 세상은 조+ㅅ 같은 것, 임을 새삼 깨달게 해주는 것에

거부반응이 극에 달한 상태이므로,

장르소설, 특히 현판에서 호구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것은 거의

자살골에 가깝습니다.

 

여기까지는 사실 저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므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 주인공등은 개인주의에 가까워졌죠.

그래서 돈이 좀 생기고, 능력도 있어서 친척, 심지어 여동생 도와주는 것조차

호구 소리를 듣는 개인주의적 주인공들의 세상이 됐습니다.

 

문제는 이제 몇몇 소설들에서 그것을 넘어서서

이기주의적, 아니 민폐 주인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애당초 주인공은 빌런, 혹은 다크 히어로라면 그나마 이해는 갑니다.

 

일반적 현판 주인공을 등장시키고는

주인공은 주변인물들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니, 비상사태가 벌어졌는데, 주변 신경 쓸 상황이 어디 있느냐?

는 반론도 물론 가능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고, 퀘스트 독식도 가능한 상황에서

오로지 주인공 혼자 강해진다는 일념으로

 

주변인들을 곤란하고, 어렵고, 심지어 죽게 만드는 일까지

무덤덤하게 강행합니다.

 

물론 그중에는 죽어 마땅한(어감이 좀 이상합니다만?) 나쁜 조연들도

있겠죠. 그러나 상당수는 얼떨떨하게 비상사태- 던전이라든지, 미궁이라든지,

- 에 빠져든 상황일 겁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일반적 현판에서 주인공은 거대세력,조직, 국가의 절대 갑질에 대항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개인의 무력과 능력을 바탕으로 그런 절대 갑질에 대항하고, 그럼으로써

어느 정도의 카타르시스를 부여하는 거죠.

 

근데, 어라? 알고 보니, 주인공 자체가, 아예 등장하면서부터

주변인들에게 갑질하고 있네?

내가 저 주변인이었으면 환장할 심정이겠군!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이제 주인공을 절대갑질에 대항하는

대항마가 아니라,

주인공 자체가 절대갑질의 상징이 되버리는 거죠.

 

그럼 절대갑질의 악적인 존재와 뭐가 다릅니까?

시원한 악당질을 보라고요?

 

그러려면 아예 빌런물을 표방하는 게 낫죠.

 

우리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구 주인공에 답답해하는 점,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개인주의의 경계선 마저 넘어서서,

그 선을 넘어가면,

그건 더 이상 사이다 주인공이 아닙니다. 그냥 민폐덩어리죠.

 

작가분들이 쌍팔년도처럼 무조건 권선징악적 소설을 쓰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주인공의 무력과 능력이, 그래서 그 절대갑질이 독자에게 어떤 경우에는

사이다가 되고, 어떤 경우에는 뭔가 거북스럽게 느껴지는지,

그 차이를 조금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24 약관준수
    작성일
    16.05.28 16:15
    No. 1

    그런 소설은 읽질 않아서 착하진 않아도 악할 필요는 없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한(妙瀚)
    작성일
    16.05.28 16:37
    No. 2

    확실히 주인공이 선하고 악하고를 떠나 그런게 있어요.
    주인공이 악당이고 사이코패스인데 어둠에 휩싸여서 크하하하며 읽을수 있는 소설과
    주인공이 악당이고 가끔 아량을 베푼다해도 읽기가 불편해지는 소설.
    필력의 차이뿐만이 아닌 논리전개에 있어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가만 생각해보니 의도치않은 필력의 부재가 개연성과 논리와 전개가 오락가락하는 진정한 미친놈을 표현해서 불편했던게 아닌가 싶기도하네요. 상식을 뛰어넘었어.... -_-
    아무튼 악당이고 살인자고 폭파범 나오는 소설도 읽기 편한게 있는데
    짜증나서 버리는 소설도 꽤 되긴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고락JS
    작성일
    16.05.28 16:49
    No. 3

    묘한/대놓고 빌런물을 표방하면, 그건 또 그런 맛?에 보게 되죠. 개취는 있지만, 빌런물은 아예 그런 장르임을 아니까요. 일반적 현판물을 지향하면서 이상한? 포지션을 취하는 주인공일 경우에 독자는 좀 당황하게 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offe
    작성일
    16.05.28 17:09
    No. 4

    사람들은 갑질없는 사회를 바라는게 아니라 자기가 갑질하는 사회를 원하는 법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Barebug
    작성일
    16.05.28 17:40
    No. 5

    친첟 도와주는 것 까지는 들을수도 있지만 자기 친가족들 도와주는 걸로 호구라 그로는 건 진짜 말도 안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고락JS
    작성일
    16.05.28 19:35
    No. 6

    cof/ 당연히 현판에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갑질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아예 그런 장르?를 따로 떼서 갑질물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죠.

    문제는 그 갑질의 대상이 누구냐는 겁니다. 그게 핵심이죠.

    평범한 이가 거대갑들에 갑질 당하는 게 짜증나서,
    (거대갑들에 오히려 갑질을 하는) 갑질물을 보는 건데
    거꾸로 주인공이 주변 평범한 이들에게 갑질을 한다면 뭔가 이상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암혼
    작성일
    16.05.28 19:43
    No. 7

    딱히 그런 현판 읽은 기억이 안나네요... 조아라에서 연중중인 가면의 세계가 그나마 비슷하겠지만 그건 몇년전꺼고 초반설정부터 주인공이 사.패 라고 공시한거고... 요즘 문피아 현판들은 그런가 보죠? 현판이라고 보이는 것들 대부분이 귀환이니 회귀니 해서 손부터 안간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고락JS
    작성일
    16.05.28 19:46
    No. 8

    암혼/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전반적인 주인공들은 중간의 개인적 주인공이 대세라고 봐야죠.

    하도 독자분들이 발암, 발암, 이러면서 사이다 주인공을 원하는 분위기다 보니, 근데 그런 추세가 너무 강하다보니, 거기서 더 나아가는 작품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로코코
    작성일
    16.05.28 21:15
    No. 9

    요즘은 겉으로는 악당이지만 속으론 천사인게 대세인것 같은데요 갑질하면서도 어느정도 챙겨주는 그런거?? 현실이 아예 악당이 많아서 그런것인지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근육양
    작성일
    16.05.28 22:29
    No. 10

    누구를 도와주는 것도 결국 소설내에서 개연성에 따라서 독자가 호구처럼 느끼냐 아니냐로 나뉠거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지나가는2
    작성일
    16.05.28 23:04
    No. 11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최근 잘 나가는 현판/레이드 거의 전부가 여기에 해당하지요. 생각해보면 글로 쓰지만 않았을 뿐, 주인공의 절대적 갑질에 무고하게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독자가 의식을 못하는 것이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징치소
    작성일
    16.05.29 18:09
    No. 12

    썅놈이 무척이나 많아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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