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가 나오고 엘프가 나오는 판타지물도 좋지만, 좀 다른 세상을 그리는 판타지물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 하나를 알려드립니다.
저는 ‘화폐와 교환이 없는 경제 시스템’을 궁리 중입니다. ‘네오경제’라고 이름을 붙였죠. 어떻게 하면 네오경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려고 해도 진척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좀 무리한 연구 주제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남들이 연구를 안 해 주니, 저라도 해야 되겠다는 심정입니다..... ㅠ ㅠ
생산에서 분업이 이뤄집니다. 농부, 어부, 축산농부, 옷 만드는 사람, ...... 각자의 생산물을 서로 교환하지요. 교환의 편의를 위해서 돈이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돈은 교환의 편의를 위해서 등장했지만, 가치를 저장하는 기능도 있고, 부를 축적하는 기능도 있고, 범죄를 유발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같은 생산물에도 여러 명의 생산자가 있습니다. 생산자들은 자신의 생산물을 다른 생산물과 교환하기 위해서 경쟁하게 됩니다. 가격을 낮추거나 품질을 높이거나 서비스를 부가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게 되지요. 그러나 이 교환은 안정적이거나 확실하게 보장된 것이 아닙니다. 교환 성공을 위해서 끝없이 경쟁하게 만듭니다. 교환에 실패한 경우에는 타격이 크지요. 농부가 교환에 실패하면 논밭을 갈아엎고, 노동자가 교환에 실패하면 실업자가 되고, 사업자가 교환에 실패하면 투자금을 날립니다. 40~50대 노동자가 노동시장에서 외면받는 것은 노동생산성이 낮기 때문이기도 하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경쟁은 같은 나라 내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죠.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이 모두 같은 시장에서 서로 경쟁합니다. 교환 경쟁에서 진다는 것은 단순히 지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작게는 한 사람의 인생이 고달프게 되고, 크게는 한 나라나 모든 나라가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겁나는 이야기이지요......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여러분들이 살아오면서 많이 본 내용을 간추린 것에 불과합니다.
아프리카에 가뭄이 들어서 기아 난민이 생겨도 우리는 그들을 ‘충분히’ ‘마음껏’ 도울 수가 없습니다. 동남아에서 쓰나미로 사람들이 죽고 재산을 잃어도 우리는 그들을 ‘충분히’ ‘마음껏’ 도울 수가 없습니다. 아이티와 네팔에 지진이 발생해서 수십만 명이 죽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생겨도 우리는 그들을 ‘충분히’ ‘마음껏’ 도울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우리에게는 돈과 동정심이 있지만 돈 욕심도 있기 때문입니다. 벌기는 어렵고 쓰기는 쉬운 돈이지요.... 그래서 대개의 경우 돈 욕심이 동정심을 이기기 마련입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어려운 남에게 베풀기는 어렵고, 더 많은 돈을 모으고 싶어만 하게 됩니다. 자신과 가족과 후손을 위해서 말입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못 구한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세금을 거둬서 어려운 사람이나 다른 나라 사람을 구하는 데에 지출할 수도 있지만, 대개 그 액수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돈 욕심이 있어서 돕기를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생각하면, 미국이 세계 각국을 돕기 위해서 쓰는 돈이라든가 유럽이 난민을 수용하는 것은 정말 존경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돈이 없는 경제’와 ‘교환이 없는 경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어려운 사람을 더 잘 도울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교환이 없으면 우리는 다른 관점에서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현대의 기술 문명을 대단히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돈과 교환이 없는 경제에도 기술은 필요합니다. 아니, 기술이 오히려 절실하게 필요하지요.
돈과 교환이 없는 경제에서는 생산과 소비만 있게 됩니다. 얼핏 생각하면 공산주의국가와 비슷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공산주의국가에도 돈과 교환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개념이 확연히 다르다는 게 입증됩니다.
어떻게 하면 네오경제를 이룰 수 있을까요? 네오경제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상상할수록 흥미로울 것 같지 않습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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