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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미주랑
작성
03.11.03 21:13
조회
274

일전에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쓰면서 어느 여인네와 계약커플을 맺었다고 했다.

계약커플, 계약동거란 말은 들어봤어도 계약커플이란 말은 이미 그것을 실천에 옮긴 내게도 조금은 생소한 단어다.

계약커플녀와(이하 K라고 하겠다~)의 관계는 뜻하지 않게 맺어졌다.

내가 사귀고 있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사실이 과내에 좍 소문이 퍼지고 나서 정확히 이틀후, 어느 여인이 내게 문자를 보내왔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일단 그래도 여자니까... 하는 심정으로 답장을 보냈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얼굴도 모른채 학교앞의 한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나고 나니, 썩 괜찮은 아가씨였다. 나에게 여자의 외모는 그리 큰 기준이 못된다. 왜? 울 어머니 말씀에, "얼굴 이쁜 아해들은 꼭 얼굴값을 하더라" 라는 말씀이 있으신 관계로, 나는 여자의 얼굴이란 곁에서 데리고 다니기에 큰 무리가 없으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몸매?

흠...

몸매는 신경 쓴다. 왜? 나에게 있어 몸매란 단순한 미의 기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자신의 몸매란 곧 자기관리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뚱뚱한 사람=자기관리에 소홀한 사람' 이라는 인식이 있기에, 나는 뚱뚱한 사람들과는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이 없다. 하늘이 점지해준 얼굴이야 어쩔수 없다지만, 몸매란 것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꿀수 있는 게 아닌가! 일례로, 미국의 대기업에서도 뚱뚱한 사람과 흡연자는 간부로 승진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사람을 알려고 하면 그 사람과 술을 마셔보라는 얘기가 있다.

나는 K의 모든것을 알고 싶었기에, 분위기는 자연스레 술자리로 옮겨졌다.

술한잔 하고 나서의 K는 정말이지 썩 괜찮았다.

일단 자기 주장이 뚜렷했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도 있었고, 결혼관도 나와 흡사했다. 취미생활도 대체로 비슷했고, 공부습관도 크게 나와는 거스르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삼수 준비만 아니라면, 계속 사귀어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여자였다.

K가 소주 1병 반을 마시고, 내게 "사귀자"고 했다. 나는 약간 찡그리며 곤란하다는 난색을 표했다. 삼수준비 때문에 여자와 헤어졌는데, 다시 사귈수는 없다는게 내 이유였다.

그러자 K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 내게 삼수 준비를 할 때까지만이라도 사귀자고 했다.

그 때당시 나또한 술이 적잖이 되어 있는 상태였고, K에게 상당한 호감이 있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러마 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K와 나는 계약커플이 되었다.

이 소식도 우리 과에 다음날 쫙 퍼졌고, 나는 동기들과 몇몇 교수님들로부터 "명물"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K...

만날수록 정감이 가는 여자는 흔치 않다.

손을 잡으며 쿵쾅거리고, 눈만 마주쳐도 아찔한 사랑만 사랑은 아니다...

볼수록 빠져들고, 봐도 또봐도 질리지 않고, 만나면 만날수록 좋은 사람인것 같은, 그런 사랑도 사랑인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앞날은 철로가 막힌 기차와도 같은 것.

우리는 크리스마스 여행을 마지막으로 cool 하게 굿바이~ 해야 하는 계약커플이다. 애초에 만나기 시작할때, 계약을 먼저 파기하는 쪽이 위약금(만만치 않은 액수...)을 물기로 했었고, 또 단순히 그것뿐만이 아니라, 내 공부에 있어 이성이란 꽤나 악영향을 미치기에...

흠...

고로... 남은 두 달을 마음껏 즐길 생각이다...


Comment ' 5

  • 작성자
    Lv.1 Reonel
    작성일
    03.11.03 21:19
    No. 1

    어째서.. 미연시게임 스토리같다는 생각이.. -_-; (띠잉)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어린쥐
    작성일
    03.11.03 21:26
    No. 2

    헉.....멋지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lullullu
    작성일
    03.11.03 22:04
    No. 3

    음..만나보고 정말 괜찮은 아가씨면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계속..잇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몽훼
    작성일
    03.11.04 04:34
    No. 4

    미국 대기업에서도 강제조항으로..
    있는건 아닙니다.것도 일부의 기업만이..그러고 있구요;

    뚱뚱한 사람=자기관리
    ^^;;전 마른편입니다만..
    아무리먹어도 살이 안찌는군요..
    유전학적으로 무언가 있나 봅니다.
    관리 못해서 뚱뚱한 분도 계실거구..유전학적으로도 계실겁니다.
    남들처럼 하루 3끼만 먹는 뚱띵이도 저는 많이 봤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하얀나무
    작성일
    03.11.04 19:55
    No. 5

    계약이라...-_-; 별로 느낌이 좋지 않은 단어 인것 같은데....~_~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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