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내 여자친구 이야기...

작성자
미주랑
작성
03.10.21 16:30
조회
554

오늘 여자친구와 마지막 데이트~~

비가 온 관계로 그리 아름답고 화사하진 못했지만, 헤어지는 마당이라 그런지 굉장히 우울하더군요.

데이트 중간 무렵에 헤어지자는 말을 툭 던졌는데, 그녀 무덤덤한 얼굴로

"왜?"

"응, 나 이제 학교 때려칠거거든."

"그럼 뭐 할건데?"

"수능 볼거야."

"니도 의대갈려고?"

"응."

"야, 꿈깨라 꿈깨. 니가 의대가면, 내가 탤런트한다."

"뭐?"

"친구 따라 강남가니, 지금? 개도 뛰고 소도 뛰니까, 너도 옆에서 덩달아 뛰는 거야?"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냐. 너 지금 학교도 재수해서 겨우 들어간 거잖아. 내가 알기론 작년에 니 점수론 의대 안돼! 근데, 일년을 또 버리겠다고?"

"야, 버리긴 누가 버려? 그리고, 작년에 내 점수가 뭐가 어때서? in서울 의대는 안되지만 지방의대는 갈 점수였다고!"

"퍽이나~"

"뭐? 퍽이나? 퍽은 무슨 퍽?"

"얘가 지금, 너 지금 니가 큰소리 칠때니? 엉?"

"아, 몰라. 나 이제 1년은 주구장창 공부만 해야 되니까, 그만 끝내."

"끝내긴 뭘 끝내, 이 사람아. 하긴, 갑자기 니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 비오는 날 불러내서 밥사주고, 놀이공원 데리고 가고... 그러나 했다..."

"아, 알면..."

"헛소리나 삐약삐약 늘어놓기는..."

"아니, 얘가 점점..."

"점점 뭐?"

"너 지금 남자 알기를 개 똥으로 아냐?"

"남자가 남자 다워야 말이지... 불알 두쪽만 차면 다 남자냐? 응? 사내새끼가 돼 가지고 줏대없이, 남들 다 간다니까 기웃기웃... 퍽도 남자다, 네가."

"으...으..."

"앓는 소리 그만하고, 꿈에서 깨셔, 응?"

"으...으..."

"으이구, 이 불쌍한 중생아. 너 정말 나 아니면 누가 너랑 사귀겠니? 응?"

"으...으..."

"아미타불, 아미타불. 그야말로 아미타불일세..."

그리고 휑하니 일어나 홀연 사라져버린 그녀...

에구...

난 며칠을 혼자 끙끙거리며 헤어짐을 연습했는데... 울지 말자, 슬퍼하지 말자... 혼자 몇번씩 되뇌이며 준비했는데, 여자친구가 이렇게 나오니, 정말... 허~!! 나 혼자만 온갖 분위기 다잡고 있었던 꼴이네요...

애시당초 그녀 성격을 알기에 울고 불고 하는 것 까지는 안 바랬어도, 적어도 그윽한 눈길로 "잘가~" 라고 말해주길 바랬는데, 사람 마음을 이렇게 짓밟다니...

오오... 신이시여. 정녕 저 여자가 제 여자가 맞습니까?

.................

에휴~ 빨리 이 글 올리고, 그녀를 설득시키러 가야 겠군요... 내가 학교를 때려쳐야만 하는 이유, 그리고 다시 수능을 봐야만 하는 이유...에고... 생각만 해도 머리가 다 지끈거립니다. 깔끔하게 헤어지는게 더 안나으려나...? 뭐,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이어지는게 더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고... 잘 모르겠네요...

<아참, 그리고 이 글 보고, 또 '염장 백만번!' 이라고 혹 둔저님께서 그러지는 않겠죠? 별로 염장 거리도 없는데...>


Comment ' 8

  • 작성자
    Lv.1 illusion
    작성일
    03.10.21 16:33
    No. 1

    미주랑님, 결국 그러한 선택을 하셨군요.
    이미 선택을 하셨으니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올바른 선택을 하셨다고 믿고 있습니다. ^^;;;
    여자 친구분께서 성격이 어떠하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남자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들이 몇 군데 있군요. (음...)
    잘 설득해보세요. ^-^;;;
    힘내시길 바라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Reonel
    작성일
    03.10.21 16:39
    No. 2

    음..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1년이라는 세월을 저는 허무하게 보냈기에.. 좀 안타까운 적이 있었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바둑
    작성일
    03.10.21 17:08
    No. 3

    넌 지금도 허무하게 보내고 있잖아... 공부나 해라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호호선생
    작성일
    03.10.21 17:31
    No. 4

    여자분께서 그렇게 행동하신게 오히려 더 슬퍼서 그러신게 아닌지...

    여자의 심리는 참으로 오묘해서 ^^;

    님 전번에 올린 글 답글 썼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현재 하고 싶은 거니까요. 그걸 빨리 캐치하는게 행복해지는 것이기도 하구요 ^^

    후회하지 않을 선택하시길,,재수하는것도, 여친과의 관계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궁리
    작성일
    03.10.21 17:38
    No. 5

    재밌네요.
    누구는 인서울대학가려고 발버둥인데 햣핫햣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화야
    작성일
    03.10.21 21:17
    No. 6

    미주랑님! 그 여자친구분, 저에게도 소개시켜 주세요. -_-;
    왠지 모르게 너무너무 존경스러워지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예휘
    작성일
    03.10.21 21:41
    No. 7

    설마 보름후의 수능을 보는건 아니실테고,
    내년을 준비하시는 거예요? 그럼 얼마든지 보세요~
    경쟁자가 늘어난게 아니라 다행이네요, 하핫,,
    음, 그리고 님이 어떤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공부때문에 헤어지는 거라면,, 조금 씁쓸하겠네요.
    아니, 사실 제가 상대방 여자분이라면 막 욕해주고 싶네요.
    공부하기 위해서 헤어져야 한다는게 정말 핑계거리 같아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검마
    작성일
    03.10.21 21:58
    No. 8

    하아...
    혹시 미련이 남으시면 그냥 보내지 마시고 붙잡으세요.
    비굴하게 비는 것은 안 좋을 지 몰라도
    포기 하지 않으면 다시 올지 누가 압니까?^^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181 [인물포커스]무협소설 비평서 펴낸 서울대 전형준교수(동... +4 Lv.41 학도병 03.10.22 668
15180 똥별이~~☆ +1 Lv.1 진운 03.10.22 396
15179 대장금!! +10 제갈지 03.10.21 599
15178 으랏차~ 현대가 이겼다~ +3 Lv.18 검마 03.10.21 242
15177 이런 아이러니한 일이 +8 Lv.1 강달봉 03.10.21 367
15176 밥, 밥, 내게 밥을 주시어요. -_ㅠ +10 Lv.1 화야 03.10.21 363
15175 3기 아카데미에 대한 글이 올라왔군요. +6 Lv.43 관독고 03.10.21 268
15174 [질문] 좋은 시 추천 받슴당~ +7 Lv.1 미르엘 03.10.21 286
15173 재밌는 사진 ~ 5 ^^[감상댓글 필수!!!^^] +13 Lv.1 미르엘 03.10.21 652
15172 가을밤이 무서운 분들은 "절대" 클릭 금지 +5 Lv.18 건곤무쌍 03.10.21 586
15171 고교 평준화 = 집값 안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미주랑 03.10.21 636
15170 [유머]군인-운정병 +10 Lv.1 무영검신 03.10.21 471
15169 2교시 - 약속(Promise) - 프롤로그 +10 Lv.1 illusion 03.10.21 244
15168 [펌]감동적인 글도 읽어보세염^^;; +10 Lv.1 무영검신 03.10.21 476
15167 1교시 - 내일 가야 할 소풍장소는.. 한강 여의도 공원...... +3 Lv.1 illusion 03.10.21 269
15166 너무너무 궁금한 것... +2 미주랑 03.10.21 362
» 내 여자친구 이야기... +8 미주랑 03.10.21 555
15164 좃선일보 이렇게 만들어진다... 네이버 펌 +9 Lv.7 서풍랑 03.10.21 502
15163 [사진] 후뢰시맨 월드컵 버젼... (설마 뒷북이려나?) +6 Lv.18 건곤무쌍 03.10.21 364
15162 [알림] 작가의 건강 지킴이~! +5 古劍 03.10.21 642
15161 김치찌게 10인분 끓이기... +8 제갈지 03.10.21 396
15160 농협 통장에 관한 질문..^^ +2 백아 03.10.21 338
15159 어머님 사랑합니다.. +10 Lv.1 술퍼교교주 03.10.21 295
15158 자유연재란의 실전검법에 관하여... +5 古劍 03.10.21 372
15157 장영진 아시는 분^^ +8 Lv.1 봉개 03.10.21 368
15156 군림천하"에대해서~~~~~ +3 Lv.38 천류영 03.10.21 634
15155 재밌는 만화임 (약간 추접하니, 비위 약하신 분들은 접근... +6 Lv.18 건곤무쌍 03.10.21 473
15154 [펌]"한국계 영향 뉴욕에 주입식 학교 성행" +3 Lv.1 流雲劍峰 03.10.21 476
15153 CM 페인.. +6 Lv.1 [탈퇴계정] 03.10.20 431
15152 커피 한 잔의 여유. +4 백아 03.10.20 296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