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개벽이 추모행렬
'개벽이' 추모 열기가 뜨겁다.
각종 합성 유머사진에 감초로 등장하면서 사랑을 받은 개벽이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용산을 지키는 개로 유명한 '땡비'가 죽었을 때에 이어 또다시 네티즌이 개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것.
'개벽이'란 개가 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개벽이는 2000년 벽 구멍에서 얼굴만 내밀고 있는 개 사진 한장이 인터넷상에 등장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재미있는 사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봄을 전후해 개벽이의 얼굴이 각종 사진에 합성되면서 '개벽이 합성붐'이 일었다. 미국의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 현장, 6·15 남북정상회담, 월드컵경기장 등 '이슈 현장'에서는 개벽이를 볼 수 있었다. 물론 네티즌이 웃음을 자아내기 위해 실제 사진에 합성을 한 것들이다.
개벽이가 죽었다는 소식은 지난 14일 개벽이 합성사진이 많이 만들어졌던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에서 전해졌다. 개벽이의 주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개벽이가 복날을 넘기지 못했다는 글을 올리자 네티즌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개벽이의 주인이라는 네티즌은 개벽이의 실제 이름은 '누렁이'로 '잡종 치와와'라고 전했다. 그동사무소 공익근무요원으로 있있있을그는당시 척들이 개벽이를 보신탕으로 먹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사실임을 강조하기 위해 생전에 찍었던 사진을 공개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추모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하고 추모사진이나 시를 만드는 등 난리다.
15일 개설된 추모사이트(kebyuk.mxe.net) 첫 페이지에는 개벽이의 '영정'이 올려져 있는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개벽이를 보면서 많이 웃었는데, 저세상으로 가다니 안타깝다" "개벽이를 살려내라"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 개벽이가 정치인보다 낫다"는 등 지금까지 추모글 700여건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은 개벽이가 한그릇 보신탕으로 사라졌다는 말에 앞으로 절대 보신탕을 먹지 않겠다거나, 보신탕 반대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모사진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이 개벽이의 죽음을 슬퍼해(?) 눈물을 흘리거나 추모연설하는 패러디 사진, 국립묘지에 개벽이의 묘가 만들어진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촛불추모제를 열자는 네티즌도 있다. ID가 '개죽이가지마'라는 네티즌은 "21일 오후 7시 세종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추모제를 연다"며 "오버한다고 하겠지만 모여서 개벽이 이야기나 하고 사진이나 찍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의 추모 열기가 고조되자 디씨인사이드측에서도 별도 페이지를 마련해 개벽이의 사망 소식과 추모사진 등을 정리했다. 디씨인사이드의 한 관계자는 "개벽이가 각종 유머사진 등에 나오면서 네티즌의 친근한 친구가 됐다"면서 "더욱이 많은 웃음을 줘 네티즌이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은 "개 한마리 죽은 것을 가지고 왜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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