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남편, 술을 무척 좋아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건 저희 친정 쪽 식구들 + 사위 3명 에브리바디 공동의 취미이기도 해요.
그런데 그 중에서 저희 남편은 술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조금만 마셔도 온몸이 불타는 활화산입니다.
얼굴은 너구리처럼 눈 주위만 둥그렇게 벌게 지면서..볼만하죠..
같이 마시다보면 나중엔
내 남편은 어디가고
왠 덩치 큰 너구리 한마리가 옆에서 절 지긋이 바라 보고 있습니다..-_-
저희 엄마 이하 딸들은 술을 좀 마셔도
다음 날 희망찬 하루를 시작하건만...
대체로 사위들이 빌빌거리니깐
엄마가 어느날은 저희 딸들 셋이 있는데
아침에 해장국을 뭐 어떻게 끓이면 시원하고 좋더라, 이런 국도 끓여 봐라, 그런 얘길 하시더라구요?
그 말씀을 가만 듣고 있다가..
결혼 15년차 큰 언니 :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 사람이 뭐가 예뻐서 특별히 술국을 끓여 줘요오~
결혼 11년차 작은 언니 : 난 열받으면 아침에 암것도 안 해줘.. 어떨땐 샌드위치를 만들어
놓을 때도 있지. 옷호호!!
결혼 4년차 냠냠 : 욱욱
큰언니: 듣기만 해도 올라 온다. 낄낄, 이왕 하는거 볶음밥을 하지 그랬어.
버터 넣고 지글지글 볶은 냄새 물씬 나게...
작은언니: 그것도 번거로우니깐 콘 프로스트를 해줄까 봐. 달걀 후라이랑 햄 지지고..
냠냠: 아니면 지글지글 지진 전이랑 밥을 국 없이 주는거야...
딸들: (왠지 통쾌해서) 우헤헤헤헤!!!
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엄마 : 원, 마녀들 모여 앉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 못들어 주겠네..
즈이 남편들 멕일 걸 가지고 저러고들 있으니... ㅉ ㅉ
딸들, 뻘쭘하며.. : 일 때문이 아니라 노느라고 그렇게 마시고 오면 얼마나 미운줄 알아요,
술국 끓여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맨날 그러면...어쩌구 변명을 하자..
엄마 : ......(잠시 침묵 후 나직하게) 그럼 아침에 일어나면 삼겹살을 구워 주든지...
딸들: 헉..
(마녀들의 엄마는 역시 수준이 달랐던 것이다)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