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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의 세계 (펌)

작성자
Lv.5 阿修羅
작성
03.05.15 00:45
조회
507

종합격투기의 경기 양상과 특징

우선 한 방에 나가 떨어지고 킥 한 번에 쓰러져서 못 일어나는 만화나 영화말고 실제의 싸움을 생각해보자.

우선 사람과 사람이 격투를 시작하면 한 방에 한 사람이 쓰러지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서로 엉켜 붙게 되어 있다. 엉킨다는 것은 서로 뚝 떨어져서 발차기를 한다거나 크게 펀치를 휘두를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엉킨 상태에서 대부분은 땅바닥으로 가게 되어 있다. 즉 개싸움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우리나라 경찰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 강력계 형사들은 치고 받는 태권도보다는 잡아서 쓰러뜨리는 유도를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범인을 때려서 제압할 경우에 심각한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이는 과잉체포라는 혹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법적 이유도 있지만 실은, 체포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난폭하게 날뛰는 사람을 가장 간단히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떻게든 땅에 쓰러뜨려서 움직임을 제한하고(생각해 보시라. 땅바닥에 깔려서 반항해 봤자 뛰어다니겠나 뭘 하겠나, 버둥대는 거 말고 할 거 있나?) 그 상황에서 수갑을 채운다거나 관절을 꺾는 방법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며 바로 그 때문에 유도가 보다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사람과 사람이 1:1로 맞붙으면 특수하게 한 방에 넉다운되지 않는 이상은 십중 팔구 엉키게 되어 있고 땅바닥에 쓰러져서 뒹굴게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이걸 종합격투계에선 '그라운드 파이팅'이라 한다. 들은 사람들끼리는 개싸움이라는 말 하지 말자).

물론 종합격투기 역시 이와 동일한 맥락으로 전개되는 편이다. 그런데 이쯤 얘기하면 "그럴 리 없다. 동양무술이란 복싱이나 격투기와 달리 일격필살을 목표로 긴 세월 수련하기 때문에 순간적인 공격 하나로 사람 한 명쯤 보내는 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 이소룡처럼 깔끔하게 끝낼 것이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매우 미안하게도 그런 정도의 깔끔함은 자주 보여지지 않으며 확실한 것은 격투기에서 기본적으로 쓰고 있는 테크닉인 돌려차기, 훅 같은 단편적인 공격이 카운터로 성공할 때 한 방에 넉다운 되는 경우는 있어도 아직까지는 장풍은 고사하고 장법 한 방에 피를 토하게 하는 장면은 나오질 않았다.

다른 모든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무도와 격투기 역시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진 않으며 언제나 새로운 변수와 가능성은 그 한계의 범주 안에서 가끔 보여져 왔다. 물론 산중 무술의 숨은 고수? 그런 사람은 이제까지 종합격투기에 나오지도 않았다(있으면 제발 나와서 서양 덩치들 철사장 한 방에 나가 떨어지게 해달란 말이오. 나도 바라오).

종합격투기의 경기 양상에 대해 말하려다 말이 많이 길어졌다. 잔말 말고 그냥 종합격투기 룰로 진행되는 실제 경기에 대해 케이스를 들어 알아보자. 어디까지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니까 그리 알고 넘어갑시다.

스트라이커(타격기) vs 스트라이커

종합격투기에서 이런 경우는 그다지 흔한 편은 아닌데 이 케이스는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둘 다 타격기이므로 졸지에 킥복싱 경기와 같은 양상을 띤다.

둘 다 각자에게 익숙한 것이 타격기이므로 타격기로 승부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치고 받고 또 치고 받으며 껴안을 생각도 별로 안하고 설혹 껴안아도 알아서들 풀어버리고 다시 치고 받는 타격전 양상이 된다. 보는 사람들로서는 종합격투기가 뭐 이래? 싶어도 두 사람이 타격기 전문인 이상은 저절로 그렇게 되어 버린다.

다른 하나는 두 선수 모두 타격전을 선호하되 경기 시작 후 한 쪽이 경기를 유리하게 풀기 위해 조금은 익숙해져 있을 그라운드 파이팅으로 몰고 가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꽤 많다.

얼마 전에 열린 국내 대회인 스피릿MC의 제2경기인 이면주 VS 김진우와의 대전이 바로 그 케이스이다. 그런데 이렇게 스탠드 타격기 전문 출신들끼리 그라운드로 전향되면 보는 입장에선 굉장히 재미없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둘 다 스탠드 출신이다 보니 뚜렷한 그라운드 기술은 없고 화끈한 타격기로 가자니 이미 상황은 그라운드 상황이고 그렇게 엎어지고 누워서 마치 꿀밤 때리듯이 주먹질하다 판정까지 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론 보다 그라운드에 익숙한 선수의 경우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는 경우 또한 많다.

그래플러(유술가) vs 그래플러

이 형태는 엉키는 사람들끼리의 엉키는 싸움이다. 예를 들자면 유도와 레슬러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차피 둘 다 멋지게 킥을 날리거나 다이나믹한 펀치를 구사하는 것에는 덜 익숙한 쪽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엉키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둘 다 근력이 형성되어 있는 형태기 때문에 처음부터 힘을 바탕으로 한 그라운드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유도에 굳히기가 있다면 레슬링엔 그라운드 컨트롤이 있고 쥬지수(유술)엔 관절기가 있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봤을 때 이런 패턴은 타격기와 타격기의 만남보다는 그다지 재미없는 편이다. 특히 종합격투기가 이제 막 시작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할 수도 있다.

스트라이커(타격기) vs 그래플러(유술기)

이 케이스가 바로 종합격투기가 탄생하게 된 원초적인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줘 패려는 사람을 껴안아서 땅바닥으로 데리고 가려는 사람과 그 전에 통쾌한 펀치나 킥으로 넉다운 시키고자 하는 사람의 싸움은 오랜 격투 역사의 상징이기도 하다.

일단 스탠드 타격기 출신이 1. 엄청난 강도의 타격 기술을 2. 그렇게 펄펄 뛰며 돌아다니는 상대의 3. 정확한 급소 부위에 4. 제대로 성공시킨다면 5. 그는 스타가 된다. 더 설명할 것도 없다.

그런데 1. 엄청난 강도의 타격 기술을 휘둘렀는데 2. 유술가나 레슬러와 같은 그래플러가 그걸 샥 피해버리고(한 방에 넉다운 시키기 위해서 크게 휘두르니까 당연히 동작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3. 태클이나 클린치를 해버린다면 4. 잡고 엉키는데 이골이 난 그래플러에게 꼼짝없이 쓰러져서 땅바닥에 깔리게 된다.

실은 이 케이스의 결과는 주로 이렇다. 물론 스트라이커가 휘두르는 타격에 한 대 맞고 그래플러가 헤맬 때도 있는데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을 정도는 못되기 때문에 그냥 어떻게든 붙어서 밀착하고 땅바닥으로 끌고 가는 편이다. 물론 정말로 넉다운 시키는 경우가 있긴 있다.

애니웨이... 이제까지의 결과로 보건데 대부분은 타격에 의한 넉다운 상황은 드물며 주로 그래플러들에게 잡혀서 쓰러지는 편이다. 왜냐하면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이란 움직이는 동물이고 게다가 긴장하기 때문에 설령 펀치를 한 대 맞아도 그게 진짜 의식을 그 자리에서 잃게 할 정도의 파워가 제대로 실리지 않는 이상은 그냥 밀고 들어와서 결국 붙잡고 엉키기 때문이다. 특히 체급 차이가 날 때는 더 그렇다.

진짜 문제는 그렇게 그라운드 상황으로 전개되고 나서인데... 사실 그래플러들의 능력은 이때부터 발휘된다. 그라운드 상황으로 가게 되면 그때부터 킥복싱이나 무에타이 같은 스탠드 타격기 출신들은 낯설고 생소하고 갑갑하기 그지없는 그라운드 고통을 맛봐야 한다.

일단 쥬지수(유술), 유도, 레슬링과 같은 그래플러들은 상대보다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해 바빠지고 대부분은 기필코 마운트 포지션이나 사이드 마운트 포지션과 같은 좋은 자세를 차지하고야 만다.

이런 과정에서 그래플러들은 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꿈지럭 거리면서 몸만 바쁜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그 시간이 그래플러들은 ‘괜히 큰 효과도 없는 걸 때리느니 확실한 우위를 차지해서 완전히 압박하는 것이 낫다’는 걸 알기 때문에 포지션 차지하기로 돌입하는 것이다.

뭬야? 포지션 차지하기? 라고 되물을 사람이 많으리라 본다. 잘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땐 엎어치나 메치나 그게 그것 같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깔려 있어도 유리한 자세가 있고 올라타 있는 것 같아도 불리한 상황이 있다.

이런 그라운드 상황은 종합격투기의 관전에 있어서 아주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그라운드 파이팅을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면 진짜 격투가 눈에 보이게 되고 곤란한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파이터의 지칠 줄 모르고 포기할 줄 모르는 집념과 기술을 보게 된다.

아무튼 이렇게 얘기하면 킥복싱이나 무에타이, 태권도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발하겠지만 좀 기둘려 보시라. 밑에 가면 설명 더 나온다. 패턴만 알고 넘어가자~

종합격투기에서 강세를 보이는 무술

브라질 유술

아직까지도 그렇지만, 특히 90년대 중반까지는 뭐니 뭐니 해도 브라질 유술이 매우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브라질에서는 발리튜도라는 이름의 원초적인 경기가 오래 전부터 시행되고 있었고 그런 무대에서 킥복싱이나 가라데, 태권도, 복싱과 같은 타격무술은 브라질 유술에게 늘 공략당해 왔다.

스탠드 타격기에 있어서 그라운드 싸움은 생소한 것이며 그 생소함을 70여년 전부터 접하여 포지션 차지하기와 관절기술이 밀집된 브라질 유술가들에게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이기기란 쉽지가 않았다.

브라질 유술이란 유도의 고전 버전, 혹은 초창기 유도의 브라질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유도가 한 판 메치기와 같은 것을 강조하는데 비해 브라질 유술은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유도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발리튜도 경기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유술과 싸움을 믹싱한 전법이 매우 뛰어나다.

쉽게 말해서 유술을 베이스로 깔되 그걸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타격기도 함께 구사하는 것이 유술 출신 발리튜도 파이터들인 것이다. 말만 들어도 움찔하지? 그게 실제로 그렇다.

올림픽 레슬링

레슬링은 전형적인 대인 격투기이며 레슬링의 태생적인 특징이 엄청나게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관계로 레슬러들은 체력이 매우 뛰어나다. 종합격투기를 잘 모르는 사람은 때리고 차는 타격기가 훨씬 유리할 것 같지만 '무조건 뎃쉬'라는 성향을 기본으로 가진 레슬러들이란 매우 강한 상대이고 종합격투기는 그라운드 상황이 완전 개방되므로 일단 잡히면 이미 레슬러의 세계에 내동댕이쳐진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순수 레슬링 만으로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진 않기 때문에 종합격투기에 참가하는 레슬러는 자신있게 그라운드를 점유하며 마음껏 상대를 때리고 무릎으로 찍어가며 공략해간다. 상대가 반항한다면 다시 그라운드 컨트롤로 포지션을 유지하는 패턴을 유지한다.

또한 브라질 유술가가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상대 중 하나는 바로 레슬러이다. 가장 큰 이유는 유술은 우선 도복 기술이 많은 편이며 도복이 없을 경우에는 약간은 기술이 제한되는 특징이 있는 반면에 레슬링은 상의 탈의가 기본이고 스스로는 땀흘리고 있는 상대의 맨몸을 맞잡아 기술을 걸고 방어하는 운동이며 특별한 관절기가 없어도 상대를 공략하는 것이 가능한 격투기이다.

무에타이

초기 종합격투기에서 무에타이는 무에타이 기술만으로 유술과 레슬링을 상대하려고 했을 때 매우 취약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전통적인 스탠드 타격기인 무에타이는 침기, 즉 누워서 싸우는 기술은 없는 상태였고 반면에 브라질 유술 등은 타격기에 대비한 기술 구조가 매우 탄탄하게 짜여져 있었다.

하지만 대회, 경기라는 것은 기술 교류와 상대 전력에 대한 정보를 얻는 역할도 겸해진다. 때문에 무에타이 파이터들은 그래플러들을 공략하기 위해 유술을 도입하고 레슬링을 도입했다.

유술에 대해 유술로 맞서지는 못하지만 기술 도입으로 익힌 방어기술로 일방적인 흐름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시도가 적중되고 있고 레슬링에 대해 레슬링 기술로 맞서지는 못하지만 레슬러의 패턴을 읽으며 무에타이의 치명적인 기술들을 하나 하나 적용시키는 능력을 보유해가고 있다. 즉... 종합격투기에 맞게끔 진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 프로레슬링 & 리얼 레슬링

어느 정도 종합격투기를 아는 사람들은 관절기 하면 브라질 유술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그라운드 상황에서 펼쳐지는 관절기의 이미지적인 효과와 브라질 유술의 느낌은 강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끔 진화되고 발전되어 온 장르가 있으니 그게 바로 일본 프로레슬링,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레슬링이다.

사쿠라바 카즈시는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알텐데 이 사쿠라바가 프로레슬러 출신이라는 것도 다 알 것이다. 사쿠라바가 세인들에게 이름을 크게 빛낸 건 아무래도 브라질 유술 파이터들을 죄다 관절기로 격퇴시켰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쿠라바가 무슨 운동을 했냐는 점인데... 그게 바로 '간세쓰 와자'라는 단어를 떠올릴 일본 프로레슬링이다. 프로레슬링이라고 하니까 WWE를 떠올릴 사람이 많겠지만 일본 프로레슬링은 조금 색채를 달리한다. 그 중에서도 UWF 계열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들은 프로레슬링을 각본없이 진짜 승부로 겨루는 이들이다.

특히 링스와 판크라스는 러시아의 코만도 삼보, 브라질 유술 파이터들을 대거 영입함으로써 그라운드 파이팅, 관절기가 매우 발전해왔다. 즉 관절기가 반드시 브라질 유술에만 국한되진 않는다는 점이 관건이며 브라질 유술 파이터들이 일본의 프로레슬링 계열에 고전한 면이 없잖았던 것은 바로 같은 기술을 구사하되 체력이 뛰어나고 유술을 상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점이었다.

국기 태권도를 비롯한 다른 무술들은 어떤 위치에 있는가?

이걸 얘기하려면 좀 빙 둘러서 얘길 해야 한다.

일본 판크라스에도 참가했고 킹 오브 더 케이지에서 매우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미국의 버논 화이트 타이거라는 선수가 있다(화이트인데 흑인이다). 이 선수는 태권도 출신이다. 굉장히 실력이 좋아서 스탠드, 그라운드 모두 강하다. 이 선수가 경기하는 것을 보면 태권도는 그다지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는 태권도를 통해서 강해졌다는 표현을 한다.

순수무도가 약한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태권도 그 자체의 기술만으로는 경기를 풀지 못하지만 수련의 자세, 스스로의 자신감, 기본으로 삼고 있는 정신 같은 것은 태권도가 전제되어 있다는 소리이다. 즉 태권도와 같은 순수 무도는 종합격투기를 대비하기 위해 기술이 구비되어 있다라고 하기 보다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무도인으로 완성시켜 가는데 큰 힘이 있다는 말이다.

가끔 까페나 관련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면 ** 무술은 졸라리 약해여~ 라고 핀잔을 주는 글들이 있는데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이다. 기술적으로는 전문화 되어 있어서 그 전문화의 범주에 들지 않는 것은 문외한일지 몰라도, 그리고 아직까지는 종합격투기에서 태권도나 합기도 등과 같은 것이 큰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일지라도 사람이 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 대회인 스피릿MC에서 매우 좋은 성적을 올린 최정규 선수는 태권도 5단의 경력자이며 동시에 최근에 브라질 유술을 익혔다. 대회에서 경기마다 그는 탁월한 브라질 유술 실력을 보이며 상대에게 이겨왔다. 그는 매우 능숙했고 체력이 뛰어났으며 강자를 만나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승부의 세계에서 기술이란 그래플링 기술이 되었건 타격기술이 되었건 익히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걸 익힌 사람이 약해빠지면 기술은 무용지물이다. 이제 무슨 말하려는 지 알겠지? 태권도가 약한 것이 아니다. 물론 다른 무술들이 약한 것은 아니다. 종합격투기에 생소하고 낯설 뿐이다.

최근의 상황

최근의 상황을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타격기의 역습’쯤 되겠다.

종합격투 경기에서 한 10년을 유술, 레슬링에 시달려온 무에타이, 킥복서들이 이젠 유술과 레슬링에 적응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주자가 미르코 필로포비치(크로아티아), 반데라이 시우바(브라질)쯤 되는데 이 선수들은 레슬러와 유술가에 대해 매우 능숙하게 대처한다.

한 방으로 끝낼 기회가 있으면 가차없이 한 방에 끝내고 그렇지 못하면 그래플러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부지런히, 줄기차게, 열심히 때려댄다. 물론 아직까지는 종합격투기에서 그래플러가 상당히 유리하고 승률도 높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타격 출신의 파이터들이 한 명 두 명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대회와 경기라는 것은 크게 봤을 때, ‘교류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큰 법이다. 오랜 세월 쌓여왔던 브라질 유술의 치명적인 기술들은 강습과 지부 설립과 미디어를 통해 전세계로 전파되어 갔고 많은 사람들이 브라질 유술을 구사하게끔 되었다. 특히 일본인들은 브라질 유술을 과감히 도입하고 또 유학을 가서 배워와 국내 대회까지 줄기차게 치를 만큼 성숙되었다.

마침내 90년대 후반에 이르자 곳곳에서 브라질 유술 파이터들의 패배 소식이 들렸고 브라질 유술의 맹점을 파고들었던 몇 종류의 격투기가 종합격투계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타격 출신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초기에 보여준 이는 브라질의 페드로 히조와 네덜란드의 바스 루턴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선수들은 그래플러가 잡으려고 달려들면 쭉 뒤로 빼면서 목을 잡아채서 열심히 무릎을 날리고, 도망가면 펀치나 롱 킥으로 괴롭히면서 승리해왔다.

이를 보고 다른 스탠드 타격기 선수들은 그래플러와의 밀착 상황이 되기 전에 모든 것을 끝내고, 설령 상대에게 붙잡혔다 해도 어떻게든 뿌리치고 거리를 둬서 스탠드 상황으로 만들어야 하는 해법을 발견한 것이고, 어느 정도 기한이 지난 요즘은 타격계의 역습이 시작되어 마냥 태클이나 클린치에 쉽게 걸려들지 만은 않는다.

확실한 것은 타격기 선수들이 그래플링을 연습하며 그 흐름을 알았고 거기서 변화하여 적절히 대응하는 체계를 갖춰가고 있으며 동시에 유술가들도 적극적으로 타격기를 배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즉 타격기와 유술기는 양분화 된 상태에서 서로 조금씩 교류되고 있다.

다른 세상사가 그렇듯 무도나 격투기도 변화하는 세계이지 기술이 동결되는 세계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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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사는 종합격투기의 경기 양상과 특징, 그리고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몇 종류의 것을 알아봤다.

자... 이쯤 얘기하니까 뭐하나 배우고 싶으신가들?

기다려 보시라. 다음 기사는 스탠드 상황, 그라운드 상황, 그리고 관절 기술들에 대해 맛뵈기로 알려줄 터이니 만만한 동생이나 후배를 마루타 삼아 연습해 보시라.

오빠야는 다음에~

출처: 딴지일보


Comment ' 2

  • 작성자
    Lv.18 검마
    작성일
    03.05.15 01:55
    No. 1

    하하하... 그렇군요...
    그나저나 그라운드 기술등이 유리하긴 하지만... 요즘 체육관 등에서는 태권도를 하더라도 그라운드 기술에 대비한 것들을 많이 가르치기 때문에 특별히 유리하다 할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좀 미약하지만...
    그리고... 합기도는... 이종격투대회서 쓰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음... 타격기와 그라운드 기술을 모두 가르치기 때문에... 만약 합기도 제대로 익힌 사람이 나온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군요.^^
    (실제로 합기도장 다니면서 배웠을때 맨 첨 가르친게 관절기고, 그다음 타격기를 가르치더군요. 그라운드기술 역시 발달해 있고...ㅡ,ㅡ;; 그리고... 합기도는 스탠딩 자세에서도 잡으면 바로 관절기 그대로 들어가기 때문에...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단애(斷哀)
    작성일
    03.05.15 14:53
    No. 2

    이종격투기 참고로 전 K-1 팬입니다. UFC 나 KING OF CAGE등의
    경기보다 깔끔하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입식 타격기를 좋아합니다.
    물론 쇼맨쉽이 강한 WWE도 좋아하죠. 골드버그가 돌아왔다는데,
    하여튼, 글을 보다 그라운딩이 우새를 펼칠 때 입식 격투기 즉 타격기의
    사람들이 요사이 잘나간다고 나중에 나왔지만, 얼만전 우연히 본 경기는
    그라운드가 허용됨에도 불구하고, 7초 만에 끝나더군요. \'플라잉 니\'라는
    무릎 날라차기 한방에 끝나는 경기, 그리고, 펀치 한방으로도 끝나더군요.
    아쉽고 허무하기도 하고 멋지던데, 그 담 경기가 친구 표현을 빌자면
    누워서 20분간 꼼지락 거리던 경기라.. 채널 돌리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 미국에 96년도에 가서 그 경기 봤다가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도
    봤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 말 그대로 그 당시는 철창이 지금보다 한참
    낮아서 마치 개싸움을 보는 듯 했답니다. 사람들이 일명 개싸움이라 하는
    이유는 철창이 낮아서 투견대회의 철창을 보는 느낌이라서 그렇다네요.

    재미있는 설명 자주 부탁드립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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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8 ㅡㅡ.. 망했따아.. +7 Lv.20 흑저사랑 03.05.15 614
8047 이 처절한 \'육성고백\'을 보라!!!!!! +7 Lv.1 신독 03.05.15 735
8046 흐음 한담란의 먼치킨 논쟁을 보면서 +2 Lv.29 남채화 03.05.15 534
8045 19금한 연애시뮬?..ㅡㅡ;; +13 Lv.1 최윤호 03.05.15 1,304
8044 짜증...ㅡ.ㅡ; +16 하얀나무 03.05.15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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