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펌] 세녹스 프로젝트 포고문!!!

작성자
Lv.1 OGRE
작성
03.05.01 23:23
조회
377

[선포]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다

- 세녹스 프로젝트 포고문 -

2003.4.30.수요일

딴지일보

1.석유

누군가 그랬다. 석유의 빛은 붉은 피빛이라고. 여러가지 목적이 있었겠지만 이번 이라크 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였을 것이다.

지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남의 나라에 폭탄을 쌔려붓고 사람 죽이는 미국을 우리는 욕하지만, 그런데 또 한편 생각해 보면 그럴만도 하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석유 가격이 정권을 휘청거리게 만들기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한 때 미국내의 부시 지지율의 왕창 떨어진 적이 있다. 왜냐? 휘발유 가격이 엄청 올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부시 행정부는 휘발유 가격 때문에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적이 있다. 그러니 이넘들이 전쟁까지 불사하는 것이고, 전쟁이 시작되니 다시 지지도가 불쑥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기다렸다는 듯 휘발유 가격을 올리고, 반대로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그때는 생까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1년 9.11 테러를 기점으로 중동산 두바이유 원유가 배럴당 평균 26달러로 20% 이상 인하되었는데도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은 4% 정도만 내린 1290원대였다. 당시 정유사들의 변은 '과거 IMF 때 고유가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적자 손실이 큰 만큼 지금 원유 가격이 내렸다고 덩달아 내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다 최근 이라크 사태로 일순간 원유가 배럴당 30달러로 인상이 되자 일주일 단위로 정유업계는 유가를 인상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1400원을 돌파한 것이 그 때였다. 그러다가 이라크 공격 초읽기에 들어가며 원유 가격이 25.99 달러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비슷한 원유 가격 수준이었던 9.11 테러때의 1200원대로 가격이 내려야 했다. 본우원, 원유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며, 조금 있으면 휘발유 가격 내려가겠거니 하며 기대했더랬다. 게다가 최근 휘발유에 붙는 세금도 정부가 줄였고, IMF 이후 정유사들의 적자도 어느정도 보전되었으므로 오히려 9.11 때보다 더 내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달랑 10원 정도 내려간 게 고작이었다.

정유사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한다. 미국의 정유사들은 그러면 국가 소유란 말이더냐.

우리는 세계 최고의 기름값을 내고 있다. 미국처럼 기름값 때문에 전쟁이라도 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권을 휘청거리게 만드는 미국 소비자들에 비하면 우리는... "봉"이다. 씨바... 이렇게 힘이 없어서야 어디 되겠는가 이 말이다.

우리의 소비자 파워는 꽝이다. 소비자 파워가 꽝이라는 말은 곧, 다른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내 돈을 손해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피같은 내 돈 말이다.

2.세녹스

그러던 차, 본지 레이다망이 중요한 '껀수'를 포착하기에 이르렀으니.. 바로 최근의 세녹스 파동 되겠다.

신문에 가끔 나오는 세녹스 이야기를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잠깐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세녹스는 솔벤트(60%) 톨루엔(30%) 메틸알코올(10%) 소량의 기타 화합물 20여가지로 만든 '연료첨가제'이다. 자동차에 40%까지 넣을 수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 그러니까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 때 휘발유를 60% 넣고 세녹스를 40% 넣는다는 말 되겠다.

문제는 세녹스의 가격이 리터당 990원대였다는 것. 그러니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게 기름값 인하인 셈이었다. 독자 여러분들 중에는 국도변이나 혹은 동네 주유소에서 990원 운운하는 휘발유 첨가제 깃발을 본 적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세녹스는 이렇게 뭣같이 비싼 기름값 시대에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차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휘발유를 한번 가득 채울 때마다 만원 가까이 이득을 보니 어느 누가 쓰지 않으랴.

그러자 태클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휘발유가 덜 팔리는 정유사들이 태클을 걸기 시작했고, 휘발유에 붙는 세금 수입이 줄어드는 산자부가 동조하고 나섰다. 산자부는 "이건 첨가제가 아니라 유사 휘발유"라며 생산 중단 명령을 내렸고, 세녹스 제조 원료 수입을 차단했으며, 국세청은 엄창난 세금을 때렸고... 세녹스 측은 법에도 없는 세금이며 생산 중단 및 원료 차단도 법적 근거가 없다며 억울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것이 이 사태의 간단한 스토리 되겠다.

그렇다면 이건 그냥 단순한 업자들끼리의 싸움인가? 그렇지 않음이다.

우선 돈 문제가 있다. 현재 세녹스는 첨가제로 환경부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10%의 부가세만을 낸다. 휘발유는 70%가 세금인데 세녹스와 휘발유의 가격 차이는 바로 세금에서 온다. (리터당 생산 단가는 세녹스가 더 높다)

그래서 휘발유를 안 넣고 세녹스를 넣게 되면 그만큼 국가에 세금이 덜 걷히게 된다. 전체 국민들을 위해서 쓰여야 할 세금이 적어지고 그만큼의 이익이 특정 기업에게만 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산자부의 이야기이다. 흔히 연료첨가제라고 하면 1~2%, 많아야 10%를 넣는 것인데 세녹스의 경우는 완전히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세녹스의 주장은 다르다. 법으로 적정한 세금을 법으로 정해달라는 것이다. 무조건 영업을 못하게 하는 건 정유사들의 이익과 세수 증대를 위해 특정 기업을 죽이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적정 범위의 세금'을 정할 때는 아래와 같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연비 및 환경 문제이다. 세녹스 측에서는 이걸 쓰면 자동차 연비가 좋아진다고 한다. 또 배출 가스도 휘발유보다 훨씬 깨끗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국립환경연구원의 테스트 결과, EF 소나타로 검사시 기존 휘발유보다 CO(일산화탄소)는 34.7%, HC(탄화수소)는 25.0%, NOx(산성비를 내리게 만드는 주범)는 25% 적게 배출된다는 검사 결과가 있다.

세녹스 측의 항변도, 대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드는 돈, 혹은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매연여과장치 보급을 위한 엄청난 예산을 쓰느니, 차라리 이것이 예산 절감이라는 논리이다. 세금이 조금 덜 걷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국가 재정에 이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 휘발유보다는 세금 감면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셋째, '대체 에너지' 논란이 있다. 정부 측은 "세녹스는 휘발유보다 제조 원가가 비싸므로, 휘발유보다 더 낮은 가격의 연료를 가져올 경우에만 대체에너지로써 세금도 감면해주고 판매도 허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세녹스 측은 자기들 제품이 대체에너지라고 주장한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게다가 그것과 상관없이 '석유보다 싼 연료'가 있으면 당장 그걸 쓰지 뭐하러 휘발유를 쓰겠느냐, 그럼 전쟁할 필요도 없는 거 아니냐, 지금 지구상에 그런 게 어디있다고 그런 걸 요구하느냐, 그건 바로 연료 신기술 개발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세녹스가 엔진을 부식시킬지도 모른다, 기타 다른 중금속이 나올지도 모른다, 기타 등등의 논란이 있다.

자.. 문제는 복잡하다. 그러나 복잡하다고 해서 포기할 본지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머리끝부터 발가락까지, 전희에서 후희까지, 뽕빨 스피릿에 입각해서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분석하고 실험하고 결론을 내려 주도록 하겠다.

왜냐?

공기가 깨끗해지고 연비가 좋아지고 가격이 싸면 우리는 당연히 써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리고 소비자로서, 우리에겐 그럴 권리가 있다. 심지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공기가 맑아진다면 써 주는 게 좋은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면에, 세녹스 측의 각종 수치나 데이터가 혹시 구라일 가능성도 있다. 세녹스가 숨기고 있는 무슨 중대한 결함이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세금을 똑같이 때려서 세수를 확대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더 이익일 지도 모른다.

공정하게,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결론을 내리는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본지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두둥... 자 이 대목에서 박수 치시라.

3.세녹스 프로젝트

시민단체 녹색 소비자 연대, 그리고 KBS 추적 60분 팀과 본지는 공동으로 이번 검증을 주관한다.

우선, 배출 가스와 연비에 대해서 실험실 안에서 테스트 할 것이며, 트랙을 뺑뺑이도는 실험도 할 것이고, 독자 여러분들에게 세녹스를 나누어주고 연비 및 기타 사항을 체크하는 실험도 할 것이다.

실험실 테스트의 전체적인 진행은 KAIST 내의 환경기술 연구소(소장 김진옥 박사)에서 맡을 것이고, 실험은 국내 엔지니어들의 집단인 자동차 공학 연구회, 전체적인 실험 코디는 환경표준 협의회에서 하게 된다. 또, 실험이 대부분 대전에서 진행되는 만큼 대전 경실련 측의 감사를 받기로 했다.

앞으로 몇주에 걸쳐 본지는 실험 진행 상황과 테스트 결과를 독자 여러분들에게 알려주려 한다.

한마디로...

"!!!졸라 거대한 프로젝트!!!"

인 것이다.

왜 이런 걸 하느냐?

간단하다. 소비자의 권리, 이것이다. 다른 복잡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결국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건 "도대체 써도 되는거냐 안되는 거냐, 쓰면 더 좋은거냐 나쁜거냐" 이거 아니겠는가.

80년대의 키워드가 민중, 90년대가 시민이었다면, 어쩌면 이제는 소비자의 시대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권리가 가장 심각하게 박탈되는 영역은 이제는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아니라(그것도 완전하다 할 수는 물론 없지만), 바로 '소비자'의 영역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지는 이번 사안을 그냥 지나가는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매우 심대하고도 중요한 건으로 본다.

그리고 앞으로는 세녹스 건 뿐만 아니라 구석구석 여기저기 소비자의 권리가 외면당하고 있는 곳을 애무해 주려 한다.

자.. 기대하시라. 그리고 앞으로 본지를 통해 올라오는 각종 기사들을 유심히 보시라. 자동차 및 연료에 관계된 거의 모든 영역이 관련된 이 사안, 뽕빨을 내 주도록 하마. 개봉 박두 되겠다.

딴지 세녹스 프로젝트 팀 고문

최내현([email protected])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722 내가 본 명작만화 \"크로우즈 시리즈...\" +8 Lv.60 횡소천군 03.05.03 1,617
7721 옛날 롤라 스케이트장과 닭장이 생각나시면 한번 눌러 보... Personacon 風雲我 03.05.03 868
7720 옛날 롤라 스케이트장과 닭장(디스코텍)이 생각나시면 한... Personacon 風雲我 03.05.03 370
7719 해운대에 왔습니다. +4 Lv.99 成魂 03.05.03 302
7718 케이블 티비에서 하는 \'서유기\' +3 Lv.9 young虎蟲 03.05.03 481
7717 1987년 6월 +2 Lv.82 냉운헌 03.05.03 565
7716 요즘 읽고 있는 소설은~ ? 그리고 추천하실 만한 것은요? +6 Lv.1 진이상 03.05.03 561
7715 이런... \"기생수\"에 대한 글이 없어졌네요... 하지만 ... +12 Lv.60 횡소천군 03.05.02 554
7714 [잡담]팬레터를 보내자…+_+ +4 가영(可詠) 03.05.02 426
7713 [잡담]내가 사는 이유 +5 가영(可詠) 03.05.02 443
7712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주세요 +3 Lv.3 泰民 03.05.02 413
7711 [잡담]요즘들어 감상적이 된 수웅(睡熊) +3 가영(可詠) 03.05.02 421
7710 책을 구하려는데.. +1 Lv.1 유령 03.05.02 458
7709 윽.. 저주다 ㅜ_ㅜ +2 Lv.3 泰民 03.05.02 461
7708 지금 무진장 읽고 싶은 무협들... +7 전조 03.05.02 644
7707 내가 읽은 무협지는 모두 몇권정도 일까?? +4 이창환 03.05.02 415
7706 illusion - 그 첫번째 이야기 +2 Lv.1 illusion 03.05.02 453
7705 이럴수가! 내 코뼈가 휘어져 있다니.. ㅠ.ㅠ +8 Lv.60 횡소천군 03.05.02 630
7704 음!요줌고민이많타..... +6 Lv.56 치우천왕 03.05.02 434
7703 [흥미 기사]\'얼굴없는 가수\' 김범수 \'얼굴 보여주고 ... +9 Personacon 검우(劒友) 03.05.02 457
7702 [겨자씨] 이미 나와 함께 계신 주님 -오늘은 무종교인 분... +2 Lv.1 미르엘 03.05.02 295
7701 초등학생이 쓴 3행시.. +10 Lv.1 술퍼교교주 03.05.02 682
7700 헉!!열받는다... +4 Lv.1 술퍼교교주 03.05.02 561
7699 5일 동안의 휴식... +5 Lv.11 향수(向秀) 03.05.02 483
7698 훔;; 물의를 일으켜서 지송하다는... +6 Lv.1 석경 03.05.02 680
7697 귀여니표 글들... +11 Lv.30 남채화 03.05.02 654
7696 조기요.. 질문인데요.. +6 전조 03.05.02 556
7695 아즈망가 대왕 드라마화... +10 현필 03.05.02 639
7694 장나라=이경실? +6 현필 03.05.02 618
7693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따로 있다.. +3 Lv.1 illusion 03.05.02 45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