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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東方龍
작성
03.04.15 14:43
조회
728

무언가 세상 자체를 변화시키고도 남을만한 무한의 에너지와 강력한 메시지가 흘러넘쳤던 그들의 음악을 아직 기억합니다.

만약 문화에도 전쟁과 혁명이란 것이 존재한다고 단정을 지을 수 있다면, 그들의 음악은 인류의 의식과 문명, 세계관, 이전의 세계 열강들의 역학관계를 송두리째 바꾼 2차 대전이며, 프랑스의 민중봉기에 기인한 자유혁명과도 같다고 평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들의 음악은 그 정도였죠.

90년대의 초중반을 세계 어느 곳을 막론하고 얼터너티브라는 말로 온통 도배하다시피한 문화적 역량을 가진 인물들이라면, 능히 위에서의 비유를 붙이는 것이 모자람이 없다고 봅니다.

Attached Image

1994년 4월 8일 9시, 팀의 리더인 커트 코베인의 주검이 발견되기 전까지 너바나는 90년대의 모든 것을 대표하는 문화적 상징이며 바로 90년대 그 자체였지요.

그의 사인은 바로 권총 자살, 강력 피스톨로 스스로의 머리를 날려버린 것이죠.

죽기 전에 아주 의미심장한 말들을 하곤 했답니다. 자신의 음악이 인디 정신에서 벗어났고, 인기에 영합하여 스스로가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곧 자신이 보기에도 형편없고 전혀 쓸모없는 음악을 하는 것이 너무나 피곤하다라고요.

유서에도 그렇게 남겨져 있지요.

공연장에서 라이브를 할 때, 자신의 몸을 던져 여기 저기 마구 부딪치게 하여 학대하고 나중에는 스스로의 기타를 산산조각으로 때려부숴 버리는 등의 괴상한 행동을 보여준 뮤직 비디오에서의 커트 코베인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그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엄청난 음악적 성공과 락의 혁신을 몰고오게 했던 자신의 음악이 당사자 스스로에게는 몹시도 짜증스럽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쓰레기 작품이라고 인식이 되었다니...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가 있겠군요.

더구나, 엄청난 성공이 오히려 분노와 모멸감, 절망감으로 연결되어 급기야 극심한 노이로제를 몰고와서 마약 중독에 이르게 만들다니...

하지만, 어찌보면 정말 보통의 생각이나 사고를 초월하는 자기 각성이며 철학이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의 것을 쓰레기라고 생각하며 고뇌하던 그런 마음이 말이죠.

더구나 최정상의 자리, 모든 것에 군림하던 그런 위치에서 과감하게 죽음을 택한 것, 보통 사람인 나로서는 감히 그 마음을 짐작하기도 어렵군요.

음, 스스로의 것이 쓰레기라... 절대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어렴풋한 공감은 할 수가 있을 것 같군요. 말로 표현하기에는 힘이 들지만...^^

락의 그 기본적인 인디 정신과 자세를 너무 철두철미하게 갈구한 나머지 스스로 죽어간 커트 코베인의 최후로부터 십 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다시 듣는 너바나의 음악은 또 하나의 감회를 일깨우게 하는군요.

걸작 중의 걸작이죠, Nevermind 앨범의 첫번째 수록곡, "Smells Like Teen Spirit"입니다. 거의 일년 가까이 너바나의 노래를 듣질 않았는데, 횡소천군님이 들을 기회를 주네요. 잠시 짬을 내어 올려봅니다.^^

냉소적이고 공허함이 가득 묻어나는 가사와 과격하고 거친 연주와 보컬, 새삼 너바나가 얼마나 위대한 그룹이었는지 느끼게 합니다.

Attached Image

Nirvana - "Smells Like Teen Spirit" 詞 (1991년 作)

Load up on guns and bring your friends

It's fun to lose and to pretend

She's over bored and self assured

Oh no, I know a dirty word

Hello, hello, hello, how low?

With the lights out it's less danger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cting stupid and contagi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 mulatto, an albino, a mosquito, my libido, Yeah!

I'm worse at what I do best

And for this gift I feel blessed

Our little group has always been

And always will until the end

Hello, hello, hello, how low?

And I forget just why I taste

Oh yeah, I guess it makes me smile

I found it hard, it was hard to find

Oh well, whatever, nevermind

hello, hello, hello, how low?

With the lights out it's less danger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I feel stupid and contagi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 mulatto, an albino, a mosquito, my libido

A denial, a denial, a denial...

총을 장전해, 그리고 친구들을 불러와

쏴 버리고 시치미 떼는 건 아주 재미있지

그녀는 너무 지겨워하고 있어, 게다가 콧대가 높아

오 맙소사, 난 지저분한 말을 하나 아는데

이봐, 이봐, 이봐, 얼마나 저속하지?

불을 끄면 좀 나아져

우리는 여기 있으니까, 어디 우릴 즐겁게 해봐

법석을 떠는 광란은 전염병처럼 우리들에게 퍼지지

자, 우리 여기 있으니까 재미있게 해줘

검은 녀석, 흰 녀석, 모기놈 할 것 없이, 내 욕망까지도, 그래!

내가 제일 잘하는 일에 난 더 약해

이 천부적인 재주는 내 기분을 행복하게 해주지

우리 이 작은 그룹은

항상 그랬고, 끝까지 그럴꺼야

이봐, 이것봐, 이봐, 얼마나 저속해?

내가 이걸 겪어야 하는 이유를 잊을래

아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게 훨씬 기분 좋아

그건 아주 어렵다는 걸 알았고 사실 알기도 쉽지 않아

어쨋든, 그게 무엇이든, 신경쓰지 말라구

이봐, 이봐, 이봐, 얼마나 싸구려야?

불을 끄면 좀 나아져

우린 여기 있으니, 어디 우릴 즐겁게 해봐

우스운 난동은 전염병처럼 우리들 사이로 번져

자, 어서 우릴 즐겁게 해봐

검은 놈, 흰 놈, 모기, 모두 우리편이야

우린 거부해, 무엇이건, 우린 거절이야, 타협은 없어...


Comment ' 6

  • 작성자
    東方龍
    작성일
    03.04.15 14:52
    No. 1

    커트 코베인의 전 애인이며, 방탕한 남성편력으로도 유명한, 그룹 \"홀\"의 리더이면서 동시에 배우인 커트니 러브의 이야기도 유명하지만, 왠지 너바나의 이야기에 그녀를 집어 넣기에는 좀 그렇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3 바둑
    작성일
    03.04.15 17:19
    No. 2

    ^____________________^ 좋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횡소천군
    작성일
    03.04.15 19:19
    No. 3

    왜? 그들은 자살을 선택할까?
    특히 뮤지션들은 더 심한것 같다.
    국내에도 록그룹 ‘11월’의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조준형\"
    현이와 덕이의 \"장덕\"
    아이돌스타였던 \"서지원\"
    사의 찬미의 \"윤심덕\"
    포크가수 \"김광석\"
    국외는 더 많은 뮤지션들이 자살을 선택했죠...
    원인은 약물중독과 우울증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모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東方龍
    작성일
    03.04.15 19:23
    No. 4

    모든 예술인들은 말씀입니다, 기본적으로 심약하고 과도하게 예민한 측면이 여느 사람들 보다 훨씬 강한 것 같습니다.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을테지요.

    음, 물론 예술인은 그 감성에 기인한 재능에 의해 살아가지만, 때로는 그것이 위험할 수도 있겠지요.
    뭐 일장일단이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날아훈
    작성일
    03.04.15 21:03
    No. 5

    새로운 음악이나 영화 혹은 소설을 접할 때 접하자마자 흠뻑 빠져드는 경우가 있고 처음엔 낯설지만 접할수록 매력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에게 너바나는 후자인듯...처음에는 \'대체 뭔 노래가 이러냐 밍숭맹숭하게\'라고 생각했는데 들을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한 영화가 고다르의 \'네멋대로 해라\'였죠)
    간만에 명곡을 들을 수 있게 해 준 東方龍님 감사^-----^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東方龍
    작성일
    03.04.15 21:05
    No. 6

    천만의 말씀입니다만, 날아훈님^^
    님들처럼 그저 잘 들어주시고 감상 한마디 남겨주시는 것이 고맙죠^^
    비단 저는 그냥 글과 음악, 그림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저의 감성과 느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는 것으로 많은 생각을 얻고, 그것이 저의 글스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답니다.^^

    즐겁고 포근한 봄날의 밤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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