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세상 자체를 변화시키고도 남을만한 무한의 에너지와 강력한 메시지가 흘러넘쳤던 그들의 음악을 아직 기억합니다.
만약 문화에도 전쟁과 혁명이란 것이 존재한다고 단정을 지을 수 있다면, 그들의 음악은 인류의 의식과 문명, 세계관, 이전의 세계 열강들의 역학관계를 송두리째 바꾼 2차 대전이며, 프랑스의 민중봉기에 기인한 자유혁명과도 같다고 평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들의 음악은 그 정도였죠.
90년대의 초중반을 세계 어느 곳을 막론하고 얼터너티브라는 말로 온통 도배하다시피한 문화적 역량을 가진 인물들이라면, 능히 위에서의 비유를 붙이는 것이 모자람이 없다고 봅니다.
1994년 4월 8일 9시, 팀의 리더인 커트 코베인의 주검이 발견되기 전까지 너바나는 90년대의 모든 것을 대표하는 문화적 상징이며 바로 90년대 그 자체였지요.
그의 사인은 바로 권총 자살, 강력 피스톨로 스스로의 머리를 날려버린 것이죠.
죽기 전에 아주 의미심장한 말들을 하곤 했답니다. 자신의 음악이 인디 정신에서 벗어났고, 인기에 영합하여 스스로가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곧 자신이 보기에도 형편없고 전혀 쓸모없는 음악을 하는 것이 너무나 피곤하다라고요.
유서에도 그렇게 남겨져 있지요.
공연장에서 라이브를 할 때, 자신의 몸을 던져 여기 저기 마구 부딪치게 하여 학대하고 나중에는 스스로의 기타를 산산조각으로 때려부숴 버리는 등의 괴상한 행동을 보여준 뮤직 비디오에서의 커트 코베인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그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엄청난 음악적 성공과 락의 혁신을 몰고오게 했던 자신의 음악이 당사자 스스로에게는 몹시도 짜증스럽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쓰레기 작품이라고 인식이 되었다니...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가 있겠군요.
더구나, 엄청난 성공이 오히려 분노와 모멸감, 절망감으로 연결되어 급기야 극심한 노이로제를 몰고와서 마약 중독에 이르게 만들다니...
하지만, 어찌보면 정말 보통의 생각이나 사고를 초월하는 자기 각성이며 철학이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의 것을 쓰레기라고 생각하며 고뇌하던 그런 마음이 말이죠.
더구나 최정상의 자리, 모든 것에 군림하던 그런 위치에서 과감하게 죽음을 택한 것, 보통 사람인 나로서는 감히 그 마음을 짐작하기도 어렵군요.
음, 스스로의 것이 쓰레기라... 절대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어렴풋한 공감은 할 수가 있을 것 같군요. 말로 표현하기에는 힘이 들지만...^^
락의 그 기본적인 인디 정신과 자세를 너무 철두철미하게 갈구한 나머지 스스로 죽어간 커트 코베인의 최후로부터 십 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다시 듣는 너바나의 음악은 또 하나의 감회를 일깨우게 하는군요.
걸작 중의 걸작이죠, Nevermind 앨범의 첫번째 수록곡, "Smells Like Teen Spirit"입니다. 거의 일년 가까이 너바나의 노래를 듣질 않았는데, 횡소천군님이 들을 기회를 주네요. 잠시 짬을 내어 올려봅니다.^^
냉소적이고 공허함이 가득 묻어나는 가사와 과격하고 거친 연주와 보컬, 새삼 너바나가 얼마나 위대한 그룹이었는지 느끼게 합니다.
Nirvana - "Smells Like Teen Spirit" 詞 (1991년 作)
Load up on guns and bring your friends
It's fun to lose and to pretend
She's over bored and self assured
Oh no, I know a dirty word
Hello, hello, hello, how low?
With the lights out it's less danger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cting stupid and contagi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 mulatto, an albino, a mosquito, my libido, Yeah!
I'm worse at what I do best
And for this gift I feel blessed
Our little group has always been
And always will until the end
Hello, hello, hello, how low?
And I forget just why I taste
Oh yeah, I guess it makes me smile
I found it hard, it was hard to find
Oh well, whatever, nevermind
hello, hello, hello, how low?
With the lights out it's less danger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I feel stupid and contagious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A mulatto, an albino, a mosquito, my libido
A denial, a denial, a denial...
총을 장전해, 그리고 친구들을 불러와
쏴 버리고 시치미 떼는 건 아주 재미있지
그녀는 너무 지겨워하고 있어, 게다가 콧대가 높아
오 맙소사, 난 지저분한 말을 하나 아는데
이봐, 이봐, 이봐, 얼마나 저속하지?
불을 끄면 좀 나아져
우리는 여기 있으니까, 어디 우릴 즐겁게 해봐
법석을 떠는 광란은 전염병처럼 우리들에게 퍼지지
자, 우리 여기 있으니까 재미있게 해줘
검은 녀석, 흰 녀석, 모기놈 할 것 없이, 내 욕망까지도, 그래!
내가 제일 잘하는 일에 난 더 약해
이 천부적인 재주는 내 기분을 행복하게 해주지
우리 이 작은 그룹은
항상 그랬고, 끝까지 그럴꺼야
이봐, 이것봐, 이봐, 얼마나 저속해?
내가 이걸 겪어야 하는 이유를 잊을래
아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게 훨씬 기분 좋아
그건 아주 어렵다는 걸 알았고 사실 알기도 쉽지 않아
어쨋든, 그게 무엇이든, 신경쓰지 말라구
이봐, 이봐, 이봐, 얼마나 싸구려야?
불을 끄면 좀 나아져
우린 여기 있으니, 어디 우릴 즐겁게 해봐
우스운 난동은 전염병처럼 우리들 사이로 번져
자, 어서 우릴 즐겁게 해봐
검은 놈, 흰 놈, 모기, 모두 우리편이야
우린 거부해, 무엇이건, 우린 거절이야, 타협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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