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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샤링을 아십니까?[펌]

작성자
Lv.1 술퍼교교주
작성
03.04.02 11:39
조회
437

샤링을 아십니까?

이 모든 기억들은 어제 일병 정기휴가를 나오고 전투복을 세탁하기 위해

바지주머니를 뒤지다 우연히 손에 잡힌 조그마한 과자 껍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

중량 : 50g

류별 : 건과류

성분 : 소맥분 37.78%, 분당 17.59%, 물엿, 식용유, 마가린, 베이킹 파우더..

가격 : \ 150

제조원 : 나라식품...

샤링(SHARING).

전국 60만 군인들의 영양간식으로 식을줄 모르는 인기를 달리던

오리온의 '초코파이' 의 열기를 한방에 잠재운 차세대 영양간식이다.

170원의 가격에 중량이 37g인 '초코파이'보다는 150원에 50g인 '샤링'이

가격대 중량비-_-가 훨씬 월등하다는걸 알뜰-_-한 군인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는 전혀 판매를 안하고 있고

오직 군부대 PX 에서만 판매를 하는 '샤링'

지름 약 7cm정도 하는 도너츠 모양의 '샤링'의 맛은 실로 오묘하여

둘이 먹다 한놈이 죽.....을리가 전혀 없-_-는 아주 맛있는 것이었다.

맛있으면 뭐하냐고?

그런 듣도 보도 못한건 불량식품에 불과하다고?

놀라지 마라!

'샤링'의 껍데기엔 이렇게 써있다!!!

경남밀양위허제 2호

150원 짜리 저가의 식품도 하나하나 허가를 받는 나라식품의 정직함이여~

뿐만아니라!

나를 더욱더 깜짝 놀라게 했던 한줄의 문구...

바로...

소비자상담실 0527)355-76**

..쿠-_-쿵..

세상에 150원짜리 과자 하나 먹으면서 전화까지 해서 상담할놈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소비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저 겸손함!

그래도 이게 불량식품인가?

사건의 발단은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

이등병이 감히 PX에 가서 사먹는다는걸 상상도 못하는 배고픈 신병시절.

난 아주 우연한 기회에 '샤링'를 습득-_-하게 되었다.

'이런 귀-_-한것을 누가 잃어 버렸을까?'

'주인을 찾아-_-줘야 하지 않을까?'

아주 잠깐이나마 내 머리속을 맴돌았던 양심적인 생각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을 실행으로 옮기기엔

내 배고픔에 대한 본능-_-이 허락하지 않았다

'오오라.. 이게 고참들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 '샤링' 이로구나..

잘됐다.. 한번 맛좀 볼까..-_-'

거지새x -_-라고 욕하지 말라.

분명 '샤링'의 껍질은 밀봉-_-되어 있었다.

아마도 방수처리-_-까지 되어 있었을지 모른다-_-

하지만 나의 산뜻-_-한 이미지 관리상

'샤링'이 떨어져 있던곳이 쓰레기 분리수거장-_-이라곤 말하지 않겠다-_-

주운것을 본 사람은 없었지만 여기저기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샤링'의 맛을 그 자리에서 감상할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뜯어 눈을 지긋이 감고 '샤링'을 오물거린다는건

'나 군기 존나게 빠졌으니 어서 날 패주십쇼..'

..라는 뜻으로서 자살 행위와도 맞먹는 위험한 행동이었다.

난 누가볼세라 서둘러 '샤링'을 오른쪽 바지 주머니 깊숙히 찔러 넣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또, 고참들이 맛있게 먹는걸 보기만 했던..

그 '샤링'의 맛을 감상하기 위해...

...화장실-_-로 뛰어갔다..

`드디어 먹어볼수 있어~ 바로 그 '샤링'을~ ㅠ_ㅠ'

그것은 감격의 눈물이었다-_-

..............................................................................

헉헉...

기억으론 두번째 칸이었나 그랬을것이다.

난 서둘러 문을 걸어 잠그고 가뿐숨을 고르며 아주 조심스럽게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서 '샤링'을 꺼낸다.

.....아주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부시럭.

아직 개봉되지 않은 '샤링'이 주머니에서 나오면서 내는 마찰음.

나는 깜짝놀라 다시한번의 부시럭거림을 막기 위해 '샤링'을 꺼내던

그 자세 그대로 굳어 버렸다.

행여나 다시 부시럭 거릴까... 노심초사..-_-;

난 서둘러 온 신경을 집중하여 내가 있는칸 양옆에 사람이 있었는지

느끼-_-기 시작했다.

예전 '드래곤볼' 이란 만화에서 사람의 기(氣)를 느낀다는 내용을 보며

'나도 저런 초능력이 있었으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어린애다운 막연한 상상을 한적은 있지만....

......실제로 내가 그런 능력을 발휘할수 있을줄 몰랐다;

약 30여초동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가며 내가 있는칸의 양옆칸에

사람이 있는지를 느껴-_-본 결과;

내 오른쪽칸에 사람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능력-_-은 초능력이 아닌듯 하다.

그건 졸라 눈치보고 살아야 하는 이등병만의 동물적인 본능-_-일것이다.

나는 아까 처음 '샤링'을 꺼내던 그 동작 그대로 멈춰서서는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까 고민했다.

.....이..이걸 어쩐다...?

그랬다.

이미 '샤링'은 주머니에서 나와있는 상태.

이제 그 '샤링'을 움직이면 다시금 마찰음이 들린다는 소리.

고참들도 다 이등병 생활을 해왔기에 화장실에서 들릴턱이 없는

비닐마찰음이 들린다면.. '옆칸에 어떤 10새x -_-가 뭘 먹고 있구나'

라고 알아채버린다-_-;

고로, 어떻게는 처리를 해야 한다는 소리.

아직 그 고참은 내 오른쪽 칸에 있는 상황이니 부시럭 거리든 말던

주머니에 다시 찔러 넣고 얼굴 가리고 냅다 튀어 나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화장실 입구에선 고참들이 담배를 피우며 즐겁게 담소-_-를 나누고 있었기에

그다지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최초 '샤링'을 꺼내던 그 자세 그대로 굳어 깊은 생각에 잠긴지 약 2분여..

올타쿠나~! -_-/

소리 안내게 '샤링'을 먹는 기막힌 방안!

변기 물내리는 소리로 마찰음을 묻-_-어 버리는 것이었다.

먼저 '샤링'을 들고 있지 않은 자유로운 왼쪽손으로 변기 물을 내리면

변기물은 '쿵! 콰르르르~' 하고 내려갈것이다.

변기 물 내릴때 나오는 소리중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최초의 그 '쿵'

'쿵! 콰르르르' 할때 그 최초의 '쿵'이 나오는 타이밍에 재빨리

오른손에 들고 있던 '샤링'을 까서 내용물을 왼손으로 옮긴다음

다시 오른손으로는 껍데기를 주머니에 넣고는

아무일 없었다는듯 '샤링'의 맛을 감상하기만 하면 되는것이다.

나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다시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속으로 준비를 했다

그 계획은 고도의 집중력과 리듬감, 그리고 순발력을 요하기 때문이다-_-

이미 머리속으로 수십번의 예행연습을 거친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주저없이 변기물을 내렸다.

쿵! 콰르르르..

거룩-_-하고 장엄-_-하게까지 들리는 그 경쾌한 소리..

그 장엄한 소리가 들리자 내 몸은 본능적으로 다음 행동으로 넘어간다.

후다닥.

.......

...헉...

내 재빠른 손이 '쿵! 콰르르르' 소리가 들리는 순간

'샤링'의 껍질을 까서 껍질을 오른쪽 주머니에 넣는것은 성공을 했지만.

짧은 변기물내리는 소리에 그 번거로운 행동들을 맞추려고 급하게 하다보니

'샤링'껍질을 세차게 뜯는순간 안에 있던 샤링은 관성의 법칙에 의거.

밖으로 튀어나오며 낮은 포물선-_-을 그리며.. 변기물에 입수-_-를 하고 말았다.

아뿔사.

이를 어쩐다.

나는 세상의 불공평을 원망하며 망연자실-_-한 눈으로 변기를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_-

....왜...왜 나에게 이런일이....!

..그토록..그토록 먹어보고 싶었는데..;;

울부짖음도 잠깐뿐.

난 이미 멍한 눈이 되어 마치 로봇이 움직이듯.

아니, 최면에 걸린듯 느린 몸동작으로 왼손을 뻗어

변기속에 빠진 샤링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_-

'너 뭐하는 거야! 너 설마 그걸 먹을라고 그래? 넌 동물이 아냐! 사람이야! 안돼~!'

...라고 울부짖-_-는 내 이성은 이미 내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_-

본능이 내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먹어봐야해.. 먹고 말꺼야..'

나는 물에 젖어 있는 '샤링'을 손에 들고 두어번 세차게 휘둘러 물을 털-_-었다.

'그래도 좀 찝찝하군....-_-a'

약간이나마 남아있는 이성..

이미 변기통속에 빠진 '샤링'을 건져올린 나 자신에게 심한 모멸감-_-이 들었다.

새..생각하기 나름이야..;; 저것도 어차피 수돗물이자나? 깨..깨끗한 물일꺼야;;'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맛이나 보자!'

그래도 그냥 먹을수는 없었다.

내가 누군가! 깔끔-_-쟁이 뉴클아닌가;

'헹궈서 먹자!'

그렇다고 아직 밖에 고참들이 있는데 거기서 나와 세면장에서 씻을수는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안이;

다시한번 물을 내려 변기통 앞쪽 가운데에서 나오는 그 두터운 물줄기-_-

변-_-을 밀어 보내는데에 가장 큰 공헌-_-을 하는 그 물줄기.

거기에 '샤링'을 한번 헹구는것.

'쿵!콰르르르'

다시한번 장엄-_-한 소리가 들리고 난 비장한 각오로 가운데에서 나오는

제일 두꺼운(마치 폭포수-_-같이 느껴지는) 물줄기에 '샤링'을 조심스레 헹구곤

아까와 마찬가지로 두어번 세차게 팔을 휘둘러 물기제거를 한다음.

아직 잔존하고 있을지 모르는 물기가 마를때까지 담배 한가치 피우며 기다리곤.

.....

한입 베어버리고 말았다-ㅅ-;

'샤링' 겉에 붙은 설탕들이 떨어져 맛은 덜할지 모르지만.

...맛있었다 ㅠ_ㅠ

그리하여 좁은 화장실에서 20분여간의 대장정-_-이 막을 내린다.

..............................................................................

'샤링'의 맛을 충분히 음미-_-한다음

흡족한 얼굴로 내무실로 들어온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 관물대에는 한 고참이 막내 고생한다며 사준 아직 뜯지도 않은 새 '샤링'

10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_-18;

==============================================================================

일병 3호봉 나성환 14박 15일 일병정기 휴가中


Comment ' 4

  • 작성자
    Lv.99 몽화
    작성일
    03.04.02 13:17
    No. 1

    크으윽.....막내의 애환.....ㅠ.ㅠ

    나중에 말년병장이 되니....막내들만 같이 놀아주더군요....ㅠ.ㅠ

    그덕에 울 내무실 막내들은 맛난거 많이 묵었는디....ㅋㅋㅋㅋ

    그나저나....정말 치열하게 사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현필
    작성일
    03.04.02 13:20
    No. 2

    5번째 보는 내용이긴 하지만 볼때마다 웃는...ㅡㅜ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6 담천우
    작성일
    03.04.02 13:28
    No. 3

    오....샤링....
    그 추억의 이름을 듣다니. 정말이지....참으로....
    공감이 가는군요. ㅋㅋ 화장실에서 근무 끝나고
    이등병 때 몰래 라면을 먹는 맛에 거의 필적하는 샤링.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3.04.02 13:54
    No. 4

    샤링이 뭐지...ㅡㅡ?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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