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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실화. (어린날의 참혹한 경험)

작성자
녹슨
작성
03.02.27 15:41
조회
445

아래에 쌀떨어졌네님의 글을 읽고 문득 생각이 나서. -_-

제가 고2때의 일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전 두 동생(여동생, 남동생) 과 함께 집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탕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경솔한 행동의 처참한 결과를 예상치 못한 저는 거리낌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녹 : 누구세요?

웬 남자A와 여자B 께서 서 계셨습니다.

A : 교회 다니세요?

녹 : 안다니는데요.

B : 잠깐 이야기좀 할까요?

아, 그때 떠오른 선택의 분기...

1> 이야기한다

2> 거절한다

3> 그냥 문을 닫는다

지금이라면 주저없이 2번이나 3번을 택할 저인데

날씨도 춥고 왠지 떨고 있는 것 같은 그들을 보니 측은지심이 들었던가 봅니다.

녹 : 들어오세요.

얼마나 후회하게 될지 아무런 예상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그들을 보금자리로 들여놓고 만 것입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재미있었습니다.

원래 성격상 논쟁을 좋아하고 그들의 화두 역시 평소에 좋다꾸나 씹어대던 이야기들이었기에

열심히 토론을 빙자한 말싸움을 했지요.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한시간정도...?

화제가 조금씩 바뀌어갔습니다.

A : 크리스마스라서, 교회에서 떡을 나누어 주거든요.

B : 떡이라도 받아갈래요?

녹 : 정말요...?

전 '아무' 생각없이 달랑 그들을 따라나섰습니다.

집에 어린 두 동생만을 남겨두고.....

그들의 지프를 탔습니다.

전 그때만해도 '새우잡이' 라던가 '원양어선' 같은 고사성어를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낯선이를 따라가면 패가망신한다는 그 교훈을....

그들의 교회에 도착하자, 네다섯살 정도의 아이들이 몇명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을 보고 전 조금 경계심을 풀었습니다.

범죄집단은 아니구나... 하구요.

무슨 생각으로 따라 온 것일까요.. 범죄집단었어도 난 빠져나갈 자신이 있어, 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하여튼 지금 생각해도 참 이해가 안가는 행동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마술이었을까.

전 떡을 받기 위해서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A와 B는 그들의 지도자 C를 모시러 갔습니다.

떡하나 주는데 왜 지도자까지 필요한걸까, 생각했지만

무슨 장부같은데다 출납기록이라도 하려는 거겠지, 좋게 생각했습니다.

곧 지도자 C가 나타났습니다.

C : 학생이 떡 받으러 온 사람인가요?

녹 : 네. 아, 동생들 것까지 3인분 가져가고 싶어요.

C : 허허, 좋아요.

C는 절 어딘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욕실이었습니다. -_-

왜 욕실에 온 것일까?

욕실에서 무슨 떡을 준다는 것일까.

C : 떡을 받으려면 먼저 몸을 깨끗이 해야 해요.

아, 이것도 무슨 절차가 있는가보다.

전 또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도자 C께서 몸소 옷을 벗겨주시고 뜨거운 물을 샤워기로 저에게 끼엊는 와중에도

'난 떡만 받아가면 되니까' 하면서 태평하게 있었습니다.

정말 무슨 생각이었던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ㅠ_ㅠ

C : 자, 이제 이 가운을 걸쳐요.

알몸의 저는 얇은 가운을 몸에 걸쳤습니다.

C : 무릎을 끓고 두 손을 모아요.

이쯤 되면 무언가 짐작이라도 했어야 했습니다.

최소한 '이상하다'는 느낌이라도 받았어야 했습니다...

아.. 하지만 전 바보였습니다.

지도자 C께서는 저의 머리위에 손을 얹으시고 무어라무어라 중얼거리셨습니다.

기도문인것 같았습니다.

전 '오늘도 무사히' 포즈를 취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C : 자, 이제 떡을 먹어요.

갖은 고생 끝에 그들이 가져온 접시 위에 놓여있는 떡 하나...

그것은 성체였습니다.. -_-

설명하자면.. 크기와 두께가 손톱만한 떡입니다.

예수님의 몸을 상징한다고 하더군요.

그것의 반쪽을 지도자 C와 나누어 먹었습니다.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_-

왜 나누어 먹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이상하기도 하지만...

후우.. 그 후에 겪은 일들은 비밀. -_-


Comment ' 8

  • 작성자
    녹슨
    작성일
    03.02.27 16:12
    No. 1

    지금 생각해보니.. 교회가 아니라 가정집 같았습니다. -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노레이션
    작성일
    03.02.27 16:58
    No. 2

    그 후에 겪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궁금한데요..?

    뱃속에서 끙끙거리지 말고, 툭 토해내 버리세요.
    사람은 누구나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이거 어쩐지 \'험한 꼴\' 당한 사람 위로하는 거 같네..키득키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녹슨
    작성일
    03.02.27 18:20
    No. 3

    레드썬.. 레드썬...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3.02.27 18:58
    No. 4

    그 뒷 얘기가 궁금한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얘기 안해주시면 이상한 쪽으로 빠져버릴지도 모르겠네요...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3.02.27 19:01
    No. 5

    그후에 뭔일을 겪으셨슴까? -_-a
    무쟈게 궁금.

    전 이제 와서 솔직히 말하는데, 녹슨님의 아디만 보면 깜딱깜딱 놀람다.
    녹삼이라는 제 별명과 넘 흡사해서 저를 지칭하는 줄 알구요.

    그간 저를 놀라게 하셨으니..음..쪽지루라도 그 후에 겪은 일을 알려줍쇼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녹슨
    작성일
    03.02.27 19:06
    No. 6

    아하아하, 메리 크리스마스~

    아부지~ (척!) 전 왜 바보가 됐습니까? (처척!)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3.02.27 19:07
    No. 7

    .....-_-
    지금 이상한 쪽으로 기우는 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3.02.27 20:46
    No. 8

    버들아 이상한쪽으로 생각하지 마라...ㅡㅡ;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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