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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녹슨
작성
03.02.08 15:53
조회
522

난초 난

알 란

어려울 난

어지러울 난

따뜻할 난

I am.

나만의 시간.

담배를 한대 피워물고 싶은 새벽.

하지만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난초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홀로 고고하고 깨끗할 수 있는 난초.

화분속의 난이 아닌 바위틈의 난초.

비바람과 기갈에 버텨싸울 수 있는 난초.

싸움 속에서 아름다울 수 있는 난초.

홀로 설 수 있는 하나의 인간.

나는 젊다.

젊고 어리다는 것은 종종 알에 비유되곤 한다.

자신의 알 속에서 보호받고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그 특권.

하지만 알은 언젠가는 깨져야 할 물건이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약하기도 하다.

어미새의 똥이 묻어있을때도 있다.

선택은 어렵다.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과연 내가 잃을 것은 무엇인가.

얻을 것은 또 무엇일까.

득과 실, 어느 쪽에 시선을 두어야 옳은 것일까.

나를 어렵게 몰고가는 것은 또 무엇일까.

세상은 왜 어려움으로 가득 차 있는 걸까.

상념은 길면 길수록 어지럽다.

난마와 같이 얽혀가는 인연의 가닥.

온 세상이 잠든 것 같은 고요

머리속에 쌓여만가는 싸락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저음

내 몸이 서서히 잠겨간다.

시간에, 상념에, 스스로를 배려함에.

따뜻하다.

나에겐 이불도 있고 외투도 있다.

방은 따끈하고 음악이 내 몸에 서서히 흡수되어간다.

음이 나를 어루만진다.

형광등의 창백한 찬란함.

나는 행복할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다.

행복할 조건과 불행할 조건, 그 두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난 행복할 조건을 더 사랑할 것이다.

그리하여 난 행복해질 것이다.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찾아오고 있다면

난 행복을 위해 옆자리를 비워둘 것이다.

그리하여 난 행복해질 것이다.

불행이 나를 후려치고 내 등에 업히고 나에게 욕설을 한다 하여도

난 행복해질 것이다.

지금의 온기를 즐기다.

나는, 이다.

나는 그 무언가 이다.

나는 확실하게 그 무언가 이다.

그런데 그 무언가가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Comment ' 3

  • 작성자
    작성일
    03.02.08 15:55
    No. 1

    -_-!! 뭔가 깊은 뜻이 -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지저괴수
    작성일
    03.02.08 15:58
    No. 2

    쉼표시군요..

    농담이구요.. ^^
    자신의 실존에 대한 고민 같기도 하고... 발렌타이에 앤 없음을 한탄하는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실존에 관한 문제라면.. 아마 평생 그 문제로 고민하실듯 싶네요.
    혹자는 혼자서는 해답이 안나오는 문제라고 하니.. 주변사람들이랑 같이 함 생각해 보심이..

    전 아직 혼자서도 해답이 나올거 같아서 고민하고 있습니다마는.
    왠지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거 같은 기분이라서리.. 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하얀나무
    작성일
    03.02.08 16:41
    No. 3

    이런거를 보면... 비... 더이상은 못함.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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