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보다보니 무협이 뜬다는 식으로 기사가 하나 있던데..
거기보니 검궁인씨가 소재때문에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요새 검궁인씨가 새로 글을 쓰고 있는게 있던가요?
검궁인의 '루'는 제가 10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이고..
'월락검극천미명'도 걸작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최근에 검궁인씨는 작가라기 보다는 사업가 정도로 봐야하지 않을가 싶은데..
새로 쓰는 작품도 없는 것 같고...
기존의 작품을 봐도 몇몇 참신한 작품이 있었다는 건 인정하지만..
자기 한계를 깨지 못하고 대동소이한 작품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는데...
소재때문에 고민이 없었다는 소리를 들으니....
갸우뚱 해지더군요...
杰
아래는 기사입니다.
------------------------------------------------------------------
지난달 23일 개봉된 장이머우 감독의 무협대작 ‘영웅’은 설 연휴 때까지 열흘 동안 전국 142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대형 서점에는 무협지가 서가의 한 코너를 장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인터넷에는 수많은 무협동호사이트가 성황 중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 대결을 무협에 빗댄 패러디가 언론매체의 단골메뉴로 애용된다. 대중만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언제나 무협만화이며 TV에서는 무협 이미지를 차용한 CF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온라인게임에도 내공을 키운 무협게임들이 슬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는 무협과 함께 살고 있다. 과연 고색창연한 무림의 어떤 매력이 현대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무협평론가 오현리씨는 저서 ‘강호무림 최종분석’에서 무(武)로써 협(俠)을 행하는 이야기가 무협지이며 무협지는 ‘성인을 위한 동화’라고 정의한다. 무를 통해 현대인은 왜소해진 자신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며 의(義)를 실천하는 협을 통해 정의가 항상 승리하는 해피엔딩의 쾌감을 만끽한다. 여기서 그친다면 무협지의 매력은 반감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무협지에는 시(詩), 술(酒), 도(道), 역(易), 사(史), 철(哲) 같은 동양적 사상과 문화도 곳곳에 담겨 있다. 오현리씨가 보는 무협의 매력은 이중성이다. “황당하지만 그럴듯하고 단순한 것 같아도 복잡하며 가벼운 듯해도 중후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무협작가 검궁인씨(41)는 무협에는 현대인이 매료될 만한 코드가 가득 차 있다고 주장한다. ‘기연’이라는 코드를 예로 들었다. 무협지 주인공 중 원래부터 절대고수인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우연한 기회에 비급을 전수받거나 혹은 영약을 먹거나 보검을 손에 넣으면서 최강자로 올라선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대박’이 터진 것이다. 다른 어떤 장르에서도 볼 수 없는 기연이라는 코드는 현대인의 답답함을 한순간에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정파와 사파 간의 쟁투라는 코드도 입시를 비롯해 끝없는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온다는 설명이다.
검궁인씨는 여기에 소재의 다양성과 논리성을 장점으로 덧붙인다. 그는 “지금까지 100편 이상의 무협지를 썼지만 단 한 번도 소재 때문에 고민한 적이 없다. 천하를 무대로 유불선의 모든 사상과 정사(正邪)를 아우르는 수많은 문파, 현세와 내세를 오가는 스케일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또 “무협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면이 많다. 단계별로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장치와 소도구들의 활용 등이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검궁인씨가 스포츠서울닷컴에서 운영하는 무협포털사이트 ‘SS무협관’(sseoul.promurim.com)은 가입자가 20만명에 이르며 하루 평균 2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검궁인씨가 지적한 이런 다양성과 논리성은 무협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할리우드는 최근 적극적으로 무협 요소를 도입해 무협 코드의 세계화에 큰 몫을 했다. 컬럼비아사가 투자한 무협물 ‘와호장룡’이 대성공한 것은 물론이고 ‘매트릭스’ 같은 사이버영화도 무협적 요소를 차용했다.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에도 미라맥스사를 통해 할리우드의 자본이 들어갔다. ‘영웅’의 수입배급사인 코리아픽쳐스의 김장욱 실장은 “할리우드가 동양적 팬터지인 무협을 통해 소재 빈곤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게임에도 무협물 붐이 일고 있다. 무협의 내공 단계나 각종 비기, 무기 등의 논리적 요소와 복합성을 온라인게임으로 연결한 것이다. 지난해 말에 출시된 ‘구룡쟁패’ ‘운무’ ‘천상비’ 등은 무협게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면서 서양 중세풍의 팬터지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게임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협은 대중의 사랑을 계속 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확장과 변신의 노력을 해왔다. 국내 무협지 시장도 번역시대에서 창작시대로, 창작물 안에서도 정통무협~신무협~환협지로 외부의 도전에 응전해왔다.(상자기사 참고) 21세기에도 새로운 형태의 강호제현(江湖諸賢)들은 무림을 활보하며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