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슬랭의 얼굴은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주로 빨개졌다.
"내 얼굴이 빨개지고 있는 것 같아정말 빨갛네..!"
어떤 요정--숲속의 요정--
마르슬랭의 병을 낫게 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재능을 가지고 있다거나.
"고마워요. 요정님. 저를 낫게 해주셔서 그런데 지금 제 얼굴이 빨개재
는 건 너무 기뻐서 그런 거예요"
마르슬랭은 결국 계속 빨개
지는 얼굴로 다녀야 했다.
"네 얼굴이 아주 빨개 마르슬랭!"
"나?"
조금씩 마르슬랭은 외톨이가
되어갔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기마전 놀이나 기차 놀이,
비행기 놀이, 잠수함 놀이와
같은 아주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뛰어 다니는 그의 꼬마 친구들
과도 어울리지 못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자기의 얼굴 색
깔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것이 마르
슬랭에게는 점점 견디기 힘들어졌
기 때문 이다.
"내가 빨갛다구? 잠꼬대 같은 소리!"
그래서 그는 혼자 노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난 새빨간 비행기. 야, 정말
재밌다.!"
마르슬랭은 바닷가에서 보내는
여름 바캉스 철을 항상 그리워
했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 얼굴이
모두 함께 빨개졌고, 사람들은 빨
개진 얼굴에 대해 만족하는 것처
럼 보였기 때문이다.
또 모든 사람들이 추위로 얼굴이
새파래지는 한겨울에, 혼자 계절
에 맞지 않는 이상한 얼굴색을
하고 다니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
기도 하다.
하지만 마르슬랭은 (그렇게까지)
불행하지는 않았고,단지 자신이
어떻게, 언제 그리고 왜 얼굴이
빨개지는지를 궁금하게 여겼을
뿐이었다.
어느날, 마르슬랭은 집으로 돌아
오다가계단에서 재채기 소리 비
슷한 어떤 소리를 들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르네 라토였고,
마르슬랭의 새 이웃이였다.
꼬마 르네라토는 아주 매력적인
아이였고, 우아한 바이올린 연주
자였으며, 훌룡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르네는갓난아이 때부터
아주 희한한 병에 시달리고 있었
다.
그것은 전혀 감기 기운이 없는데
도 자꾸만 재채기를 하는 병이
었다.
"감기 조심해야 한다 꼬마야!"
착한 마음씨를 지닌 강의 요정이
나타나서 그의 병을 낫게 해주었
다고는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의 마을에는 착한 요정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나쁜 요정이
있는 건 아니었다.)v
"꿈만 같아요....."
그날 밤 두 꼬마는 밤새 잠을 이
루지 못했고,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을 아주 기뻐했다.
"어, 재채기하는 소리가 들려. 분
명히 르네라토일거야. 한밤중에
이렇게 친구의 목소리를 듣다니,
너무 좋아..."
그들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
가 되어갔다. 르네는 마르슬랭을
위해 바이올린으리 연주해 주곤
하였다.
"자 마르슬랭 까이유 씨를 위해 제가
한 곡 연주해 드리겠습니다. 곡명은
제가 작곡한 <빨강의 콘체르토>"
"나한테는 너무 현대적인 것 같아!"
그리고 운동에 타고난 소질이 있는
마르슬랭은, 운동 선수가 실력을 쌓
고 쉽게 좌절하지 않기 위해 몰라서
는 안 될 몇가지 기술들을 아낌없이
르네에게 가르쳐 주었다.
"중요한 건 말야, 걸리지 않게 높이
뛰어넘어야 한다는 거야..."
"브라보! 오른쪽 다리! 오른쪽 다리
를 들어야지!"
마르슬랭은 어디든 도착하기만
하면, 곧바로 르네가 있는지 없는
지를 물었다.
"르네 보았니?"
"곧 올 거야"
마찬가지로, 꼬마 라토 역시 항상
꼬마 까이유를 찾았다.
"마르슬랭 봤니?"
"금방 올거야"
그들은 함께 신나는 나날을 보냈
다.전혀 놀지도 않고도, 전혀 말
하지 않고도 같이있을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함께 있으면서
전혀 지루한 줄 몰랐기 때문이다
르네가 황달에 걸렸을 때, 마르슬랭
은 그의 곁에 있어 주었다. 그는 사
람이 이렇게까지 노랗게 될 수 있다
는 것에 놀라워 했다. 그리고 마르
슬랭이 홍역을 앓았을 때, 르네 역시
이병을앓은 적이 있었기 때무에 원
하는 만큼 친구 겨에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마르슬랭은 할아버
지 댁에서 일주일 정도 방학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친구 르네
의 집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런데
르네 가족은 이사를 가고 없었다.
마르슬랭은 정신없이 뛰어와 엉엉
울며 집에 왔다.
시간은 흘러갔고, 마르슬랭은 다른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끊임없이말다툼을 하는 폴 발라프
루아와 그의 여동생 카트린.
손가락으로 휘파람을 불 줄 아는
파트리스 르콕.
운동을 좋아하고 몸집이 크며, 진한
우정을 가진 로베르와 프레데릭 라
조니 형제.
그리고 정말 웃기고, 뭐든지 잘하며,
여우처럼 꾀가 많은 롤랑브라코
조립에 대단한 취미가 있으며, 또 무
엇이든지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 내
는 쌍둥이 필리파르 형제.
물론 로제 리보두도 빼놓을 수 없는
데,이 아이는 너무 주의가 산만하여
항상 그를 웃겼다.
세월이 흘러 마르슬랭은 나이를 먹
어갔다. 어른이 되었지만 얼굴이
붉어지는건 변함이 없었다. 어느날
그는 버스를 탔는데 기침 소리를
들어다. 그는 그 감기 환자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그는 바로 라토였다.
그들은 오랫만에 만나서 엉뚱한 놀
이들에 열중했고, 쓸쓸히지나가던
사람들은 그들을 호기심 어린 눈
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얘기도 하지 않고 있었다. 왜
냐면그들은 함께 있으면서 결코 지
루해 하지 않았으니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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