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나는 내가 보았던 매미날개와 매미말개에 머무는 햇살과
그 햇살의 순간의 예민한 망설임들을 이해한다
사랑으로 나는 내가 보지 못했던 오로라와 그 오로라가 우주 먼 곳
태어나지 않은 역사와 맺은 관계를 이해한다
사랑으로 나는 내 내장 깊은 곳까지 박힌 칼들을 이해한다
사랑으로 나는 언젠가 그 칼들이 나를 더 이상
아프게 하지 못할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사랑으로 나는 죽어가는 세계의 모든 생명들과
이제 막 태어나는 어린 생명들과 하나가 되고 싶다
될 것이라 믿는다
될 것이다
사랑으로 나는 나이며 너이며 그들이다
사랑으로 나는 중심이며 주변이다
사랑으로 나는 나의 상처의 노예며 주인이다
사랑으로 나는 나의 상처를 세계의 상처 위에 겸손하게 포개 놓는다
세계
나의 아들이며 나의 지아비인 세계의 상처위에
나처럼 아프고 불행한 세계의 상처위에
가만히
다만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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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나는>이라는 시입니다.
99년인가~ 소월문학상이던가...무슨 상을 받았는데....
다이어릴 들추는데 이게 보이더군요.
무척 감동해서 적어놓았었는데...작가가 기억이 안납니다.
여류시인이고 소설도 쓰는 양반인데...
성이 김이었던가...아시는 분 댓글 좀 달아 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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