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적나라닥
작성
02.10.19 00:10
조회
1,072

1. 미동(微動)

임오년(壬午年) 10월 17일 자시(子時) 정(正)

오늘 어째 조용하다. 자정을 넘어선 이 때 아직까지 바늘빼기(?)도 안 보이다니 어제 빨아먹은 피가 아직 소화가 안 되었나 보다. 하긴 에프킬라를 그렇게 뿌려댔으니 내 피도 모기약이 되었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가 아닐까? 피의 모기약 성분효과가 모기가 없어질 그날까지 계속되면 좋으련만....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전자모기향을 피운채 말이다. 방심하기엔 아직 내 수양이 부족하다.

그러나,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다.

전전반측(轉轉反側)! 이리 누웠다 저리 누웠다 2회 반복이 끝날 쯤 어디선가 들려오는 장난감 경비행기 소리!

에프킬라의 무리한 사용으로 더이상 그것을 사용할 수 없게 된 나는 그냥 이불을 이마까지 덮었다. 머리만 내놓은채 잠을 청했다.

'빨아먹을테면 먹어라! 그런데 좀 고생 좀 해야 쓰겄다. 난 숯이 많거든. 벌목해본 경험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아무튼 건투를 빈다'

한편, 모기는,

'비겁한 놈, 정정당당히 승부하지 않고 이불속으로 피하다니. 흥! 어디 두고보자 . 니가 자는내내 이불속에만 가만히 있는지... 어디 한 군데 삐져 나왔다하면 그 땐 내침을 발라주마..'

2. 연공(聯攻)

임오년 10월18일 미시(未時)

아침에는 상쾌했다. 가려운 곳이 없는 걸 보니 나의 승리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른한 오후, 학교 컴퓨터실에서 타자중이었다.

그때 모니터 위를 왔다리 갔다리 하는 모기 한마리!

이놈이 나를 따라왔을 리는 없을 테고 인맥, 아니 충맥(蟲脈)을 동원한 모양이다.

무서운 놈이다. 겉만 모기지 생각하는건 완전 인간아닌가?

그러나, 실력은 별로였다. 나의 평범한 칼손(刀手) 한 수에 나가떨어졌다. 형체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이지러진채로...

집에 있는 모기놈! 속 좀 쓰리겠다.

임오년 이하 동문.. 유시(酉時) 초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이었다. 출입문앞에 서있는데 또다시 어디선가 모기 한 마리가 알짱거렸다. 전 역에서 사람들 승하차할 때 몰래 꼽싸리로 들어온듯 하다. 이놈도 집에 있는 놈의 사주를 받았을 것이라 강력히 주장하며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역에 지하철이 정지해서 문을 열때쯤에 맞춰서....

밖으로 달아났다. 운이 좋은 놈이다. 나의 자비에 감사하며 개과천선하기를 바란다.

자고로 친구를 잘 사귀라 했거늘....

3. 근공(勤攻)

임오년 이하 서문(?)... 유시말

오래간만에 저녁으로 라면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젠 지긋지긋한 날개짓소리...

오늘은 일찍이 나선 듯하다. 그것도 밥먹을 때를 노리는 약은수를 쓰기로 작정했나보다.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던데. 이놈이 자기를 미개한 곤충취급한다고 나를 개보다 못한 짐승취급을 하려나 보다. 곤충을 곤충이라 하지 그럼 인간이라하리?

아무튼, 국물을 마시고 있는데 머리위에서 깝죽되길래 젓가락질을 한번 해 주었다.

실패였다. 기대는 안 했으면서도 속이 쓰렸다. 그래서 이번에 그놈이 생전 보지 못한 복호권(伏虎拳)을 시전했다.

놀란 듯하다. 맞지 않은 건 확실하고 식탁밑으로 떨어지는 것까지 확인했는데 이후 조용했다. 어디서 몰래 가슴을 쓰려내리고 있는 걸까? 아니면 국물속으로...?

국물에 밥을 만 상태인데 버릴 수도 없고, 쌀 버리면 죄 받는다는데...

그냥  먹었다. 껄끄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늘 밤이 되면 실상이 밝혀지겠지...그러나 자꾸 '에이리언3'이 생각나는 이유는 뭐 때문일까?

조만간 내 뱃속을 뚫고 왕모기가 나올려고 하고 나는 가족들 보는 앞에서 용암이 아닌 화장실 대야에 머리를 쳐박기 시작하고.. 끔찍하다!  

                 TO BE CONTINUE..?(그놈이 살아있는 한)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56 황기록님의 귀역 받았습니다 +5 Personacon 유리 02.10.25 1,098
1255 드디어 드디어 황기록님의 책을.... +7 Lv.20 흑저사랑 02.10.25 971
1254 무협의 세계화에 대해... +20 草客 02.10.25 1,346
1253 이모티콘 무술.. +6 Lv.52 군림동네 02.10.25 1,335
1252 타수놀이 없는 고무림이 되기를 바라면서.. +8 Lv.5 이화에월백 02.10.24 1,426
1251 \'이네기\'를 아십니까? +5 심상복 02.10.24 1,223
1250 무협애독자란? +6 Lv.33 착정검주 02.10.24 1,124
1249 주식하는사람의 등급 +8 Lv.52 군림동네 02.10.23 1,223
1248 그냥 우스개 소리로...ㅡㅡ; +7 Lv.1 조돈형 02.10.23 1,361
1247 고사 성어.. +7 Lv.52 군림동네 02.10.23 1,167
1246 추억을 되살리며 퍼온글-2 +5 Lv.1 조돈형 02.10.23 1,080
1245 억! 연무지동이... +4 둔저 02.10.23 1,192
1244 재미있게 본 무협+판타지 +9 Lv.1 일호 02.10.23 1,225
1243 [펌]산타할아부지[散打轄娥芙指] +7 Lv.1 [탈퇴계정] 02.10.23 1,091
1242 \'공짜\'를 아십니까? +7 Lv.1 적나라닥 02.10.23 939
1241 [퍼온글] 음양 오행으로 본 스타크래프트 +8 zerone 02.10.23 987
1240 \'62\' 와 \'7\' +6 Lv.1 적나라닥 02.10.23 983
1239 [퍼온글] 야후에서 제공하는 대선주자들 이름 풀이 +3 zerone 02.10.23 894
1238 허영만의 새 만화 \"식객\" +14 Personacon 유리 02.10.23 1,145
1237 출판사들에 대하여.................... +10 외로운달 02.10.23 1,024
1236 [퍼옴]마지막입니다... +5 진소백 02.10.23 1,043
1235 이번 황금인형 이벤트에 빨리 접수하면 좋은 점. +5 Lv.20 흑저사랑 02.10.23 774
1234 [퍼옴]이거 보구 안 웃기면 스타크래프트를 배우세여... +8 진소백 02.10.23 1,054
1233 [겜]농구 게임... +5 Lv.52 군림동네 02.10.23 975
1232 오락삼매경 +10 Lv.33 착정검주 02.10.22 1,013
1231 어제 채팅 저장한 사람 없나요. +3 Lv.1 동의서생 02.10.22 823
1230 처음읽은 무협 +11 장정수 02.10.22 1,062
1229 우리는 이러지 말자 ... 일본을 베끼는 대만 작가들...그... +7 Lv.20 흑저사랑 02.10.22 1,214
1228 추웁다.. 추웁다...방안에 계실 작가분들께...주사 맞자... +4 Lv.20 흑저사랑 02.10.22 947
1227 다들 아시겠지만 지난 추억을 되살리며...퍼온글입니다. +14 Lv.1 조돈형 02.10.22 96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