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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6.01.03 20:57
조회
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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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친 로비 라울러(사진 왼쪽)와 카를로스 콘딧. SPOTV 중계 화면 캡처
2016 ‘병신년’ 새해 UFC 역사에 남을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3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5’ 메인이벤트 웰터급 타이틀 매치는 5라운드 내내 한눈을 팔기 어려울 만큼 치열하고 수준 높은 타격 공방전이 벌어지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최고의 명승부를 만든 주인공들은 최근 ‘피의 챔피언’으로 불리며 주가가 높아지고 있는 ‘무법자’ 로비 라울러(33·미국)와 도전자 ‘내츄럴 본 킬러’ 카를로스 콘딧(31·미국)이었다. 워낙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을 자랑하는 파이터들인지라 경기 전부터 명승부를 예약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그 이상이었다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결과는 챔피언 라울러의 아슬아슬한 2-1 판정승으로 끝났다. 전체적인 공격횟수와 정타에서는 도전자 콘딧이, 막판 압박이 준 임팩트에서는 라울러가 앞섰던지라 누구의 손이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 대혈전이었다.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양 선수는 나란히 케이지에 양손을 대고 탈진한 듯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호감어린 제스처를 주고받는 등 ‘완전연소’를 만들어낸 서로를 인정했다.

특히 소문난 상남자 라울러는 챔피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콘딧과 싸우고 싶다”는 말을 먼저 꺼내며 최고의 도전자 콘딧에게 남다른 경의를 표하는 모습이었다.

한창 기량에 물이 오른 챔피언 라울러를 상대로 도전자 콘딧의 ‘수싸움’은 굉장히 빛났다. 지난 경기에서 라울러는 옵션은 다양했지만 패턴 자체는 정형화되고 기계적인 맥도날드를 맞아 인-아웃을 넘나드는 화려한 펀처스타일로 승리를 가져갔다. 수준 높은 앞손 잽 싸움에, 빈틈이 보일 때마다 주고받는 유혈이 난무하는 타격 공방전은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라울러는 맥도날드전보다 콘딧전에서 더욱 힘겨운 승부를 벌어야했다. ‘격투머신’을 연상케 하던 맥도날드와 달리 콘딧은 이른바 예측하기 어려운 ‘프리스타일’을 통해 5라운드 내내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모르는 콘딧만의 독특한 리듬감은 라울러의 동물적 반사 신경과 싸움꾼적 기질로도 깨트리기가 어려웠다.

콘딧이 어려운 점은 예측불가의 움직임 외에 수 싸움에도 매우 능하다는 부분이다. 이를 입증하듯 콘딧은 여러 가지 수 싸움을 통해 라울러를 패배일보직전까지 몰아붙였다.

콘딧은 일단 라울러의 최고 무기중 하나인 앞손에 대해 철저히 대비했다. 지난 타이틀방어전에서 맥도날드는 자신의 필승패턴과 리치를 믿고 라울러의 앞손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라울러의 정확도 높은 앞손 공격은 경기 내내 맥도날드를 괴롭혔고, 결국 흐름을 잡아가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스텝이 빠른 콘딧은 라울러의 앞손 바깥쪽으로 부지런히 돌았다. 이렇게 되자 라울러는 특유의 앞손 잽은 물론 앞손 훅도 치기가 어려웠다. 어지간한 선수 같으면 뒷손 공격으로 과감하게 치고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몸놀림과 수비가 좋고 신장까지 우월한 콘딧에게는 통할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콘딧은 앞손 바깥쪽으로 돌아주며 원거리 킥을 계속해서 시도했다. 로우-미들-하이킥을 고르게 섞어주는 것은 물론 돌아주는 와중에 순간적으로 회전반경을 바꾸며 라울러 앞손 안쪽으로 차주는 미들킥도 일품이었다. 콘딧에게 앞손 공격을 펼치기 어려워지자 라울러의 리듬은 경기초반부터 꼬일 수밖에 없었다.

과감한 콘딧은 아웃파이팅은 물론 압박플레이도 잘했다. 앞손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펀치 위주의 라울러가 펼칠 수 있는 선택지는 극히 적었다. 라울러는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타이밍을 노렸다. 콘딧의 훼이크성 잔공격이 아닌 진짜로 치고 들어와서 펀치 공방전이 만들어질 때를 기다렸고, 그 순간이 만들어지면 놓치지 않고 강펀치를 휘둘렀다. 이는 라울러이기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계속해서 펀치공방전이 이뤄졌으면 파괴력에서 앞서는 라울러의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콘딧은 서두르지 않고 압박과정에서도 템포조절을 잘했다.

원거리에서 근거리로 들어가는 척 하다가 중간에 멈춰 서서 미들킥을 차는가하면, 펀치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훼이크를 주고 큰 공격을 이끌어낸 다음 정타를 맞췄다. 반 박자 빠르게 혹은 느리게 속도를 조절한 후 들어가는 니킥과 팔꿈치 공격도 일품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수 싸움으로 인해 콘딧은 더 많은 정타를 라울러에게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챔피언은 강했다. 콘딧의 예상치 못한 공세에 라울러의 게임전체 플랜이 엉망진창으로 꼬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챔피언답게 흔들리지 않았다. 정타를 계속해서 허용하는 가운데서도 콘딧이 펀치거리 안에 들어오면 주저 없이 무시무시한 펀치를 휘둘렀고 그로인해 경기흐름을 일방적으로 넘겨주지 않았다.

앞손 잽 싸움은 제대로 펼치지 못했으나 콘딧의 스텝이 멈춰졌다싶은 순간에는 앞손 훅을 통해 움직임을 빼앗고, 과감한 러시를 통해 점수를 가져갔다. 콘딧 특유의 프리스타일과 수 싸움을 뚝심으로 깨버리는 모습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라울러 특유의 단단한 마인드 외에 한층 발전한 앞손 능력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조금의 빈틈만 있어도 라울러의 앞손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양 선수의 ‘절묘한 합’은 5라운드 내내 멈추지 않았고, UFC 역사에 남을 최고의 명승부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Comment ' 4

  • 작성자
    Lv.49 디다트
    작성일
    16.01.03 23:14
    No. 1

    5라운드 끝나고, 서로 나란히 선 채 같은 케이지 그물에 손 걸치고 숨 돌리는 장면은 정말 여러모로 대단하더라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7 청천(淸天)
    작성일
    16.01.03 23:35
    No. 2

    앗! 디다트님이다! 솔플의 제왕 잘 보고 있어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9 디다트
    작성일
    16.01.04 02:11
    No. 3

    캄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청천(淸天)
    작성일
    16.01.03 23:37
    No. 4

    정말 둘 다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다만 콘딧이 은퇴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걱정되네요. ㅠㅠ UFC웰터급을 헬터급으로 만드는 주축중에 한 명인데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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