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구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니고, 이후 경북 청송으로 전학을 가 성인이 될때까지 그곳에서 자란 사람입니다. 대학도, 군대도 대구 근방에서 보낸 터라 명실상부한 경상도 토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오늘 연재분에서 경상도 출신의 히로인이 ‘~노’라는 말투를 쓴 일이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저는 물론이고 제 친구들도 혼잣말로 노라는 말투를 쓰는 일이 흔해서 별 생각없이 작중에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 몇몇 독자분들이 거기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신 듯 하군요. 일베들이 쓰는 말투이며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보통 노와 나의 차이는 간단합니다.
yes, or no의 대답을 바라는 질문의 경우는 모조리 나로 끝납니다. 밥 먹었나? 학교는 잘 다녀왔나? 어머니는 잘 계시나? 라는 식이죠. 하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원하는 질문이라면 노가 됩니다. 뭐 먹었노? 학교 어디로 갔노? 어머니는 뭐 하고 계시노? 이렇게요.
여기서 한 가지 논외가 있다면 저는 혼잣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창 시절 저와 친구들이 대화를 하다가 혼잣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 ‘~나’는 한 번도 쓰인 적이 없고 모조리 ‘노’ 혹은 ‘네’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고등학교 시절 한 친구는 ‘계x대 말고 경x대 가고싶노!’ 라고 한다던가, 체력장에서 한 친구가 달리기 도중 낙오를 하면 제가 ‘임마는 얼마 달리지도 않고 열외해뿟노?’라는 식이었습니다.
참고로 작중에서 사용된 ‘~노’의 경우는, 경상도 출신인 히로인이 허공에 대고 혼잣말을 하길 ‘나도 특수능력 갖고 싶노’라고 한 것입니다. 의문형은 아니지만, 혼잣말일 경우 저도 제 친구들도 문제없이 노로 끝나는 혼잣말을 해 왔기에 저도 별 문제 없다고 판단하여 썼습니다. 야자하던 도중에 친구들끼리 ‘아, 배고프노!’, 라던가 ‘집에 가고 싶노’, 라던가요. 물론 이런 혼잣말을 하는 걸 굳이 표준어로 치환해 보자면, 배고프네 라고 하면서 호응을 바라는 경우입니다. 물론 쓰던 저희들도 친구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혼잣말 한 거고요.
혹여라도 토박이인 저조차도 모르는 용법으로 ‘노’를 사용한 건지 헷갈릴 지경이네요. 저는 별 생각없이 써오던 말인데, 이렇게 지적을 받게 되니 제가 여태 잘못 써온 건지 의구심이 갑니다. 경상도 사시는 정다머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으으, 일베 이 개xx들...!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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