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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술 못마시는 사람 꽤 많아요

작성자
Lv.68 장과장02
작성
15.10.04 23:06
조회
1,003


저 아래 글 보고 문득 씁니다. 모바일입니다.


저는 술이 싫진 않습니다. 근데 술마신 후에 제 몸에서 오는 반응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주량은 소주든 맥주든 반 잔. 그정도만 먹으면 바람만 쐬고 대충 해결 가능해요. 한 잔 이상이면?

일단 딱 한 시간쯤 지나면 기절합니다. 자는 게 아니라 그냥 정신을 잃어요. 이걸 남들은 술자리에서 존다고 뭐라하는데 말은 못해도 개 짜증나요. 한시간쯤 있다가 깨는데 두 잔 이상 마셨으면 일어나자마자 토합니다.

그러면 좀 멀쩡해진 채로 겨우 버티다가 들어와 잡니다. 잠들 땐 푹 잘 거 같은 느낌인데 딱 두시간 지나면 깹니다. 이때부터 밤새도록 머리가 깨질듯이 아픕니다. 다른사람 숙취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는 응급실 두어번 갔을 때 빼면 이보다 짜증나게 아픈 일이 없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안 좋은 날 이 과정을 겪으면 백퍼센트 몸살로 이삼일 앓아눕습니다. 와인이 그나마 후유증이 훨씬 덜 하더군요.

 위에 쓴 것처럼 기절하기 전에 남들처럼 기분 좋게 취해본 적은 평생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어쩌다 그리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기분도 업되고 말도 많아지긴 하더군요.


어쨌든 그래서, 요즘은 강권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음에도 첫잔은 꼭 비우게 하는 사람이 많아서 "잔 안 비었네" 라던가 "그래도 한 잔은 해야지" 같은 말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습니다. 주당들은 자기 몸 아니라고 이런 고통 자체가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나는 듯.


요즘은 그나마 나이를 좀 먹어서, 제가 연장자 그룹이 되면 당당하게 음료수를 시키고 아무도 뭐라 안 합니다. 공돌이(공대생)들이 순딩이가 많아서 선배들하고도 나름 편하게 마시러 가는 편이고. 술 땡길 때는(술 자체보다는 분위기) 일년에 한두 번 제가 자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문제는 회사 다니는 아저씨들.. 이분들은 배려가 없음.


재밌는 건.. 사회생활 해 보면 알지만 서로 아무리 친해도 사실 대부분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자기 관점에서 남을 위해주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로 상대 입장에서 남을 배려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지요. 몇 년간 술자리를 같이 해 보면 이게 티가 납니다. 조금이라도 유심히 살핀 사람은 제가 술잔에 입만 대고 앉아 있어도 아무말 안 할 뿐더러 알아서 음료수를 시켜주기도 하는 반면 안 그런 사람은 몇 번을 만나더라도 눈치를 보게 만들지요.


제목으로 돌아와서, 저처럼 심각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만 두세잔 정도가 마음 편히 마시는 한계인 사람은 꽤 많습디다. 아니 공돌이들이라 그런지 몰라도 제가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 그렇더군요. 단지 분위기 깰까봐 맞춰줄 뿐이지. 그래서 아래 어느 분이 쓰신 것처럼 요즘은 동년배들끼리 모이면 밥먹고 맥주 한두잔하면 두 시간 쯤,  그리고 아쉬우면 커피나 아이스크림 먹고 깔끔하게 끝냅니다.


주절주절 잡담을 좀 길게 썼네요.  맺힌 게 많아서ㅎㅎ





Comment ' 9

  • 작성자
    Lv.11 SilverLi..
    작성일
    15.10.04 23:15
    No. 1

    전 브랜디 한 병 혼자서 밥 대신 먹어본 적도 있습니다만, 술에 강하더라고요. 하지만 알콜 맛을 안좋아해서 저는 술을 안마시는 거지 못마시는 게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장과장02
    작성일
    15.10.04 23:27
    No. 2

    저는 그래도 싫진 않아서 이것저것 맛보는 건 좋아합니다ㅎㅎ 양주는 다 거기서 거기 같은데 세상에 신기한 술이 참 많더나구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5 짱구반바지
    작성일
    15.10.04 23:28
    No. 3

    주량이 저렇게 약하신데 맛만 딱 보시나요...흐...힘드실듯. 예전에 안녕하세요 인가 술 못마시는 불법양주 단속 아저씨 나왔었는데...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장과장02
    작성일
    15.10.04 23:31
    No. 4

    네 문자 그대로 맛만..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7 신기淚
    작성일
    15.10.05 09:16
    No. 5

    저도 일반적인 주량은 되는데 술을 싫어해서 안 마십니다. 그래서 안 마신다고 그러면 알겠다고 이해해 주는 사람은 많은데 나중에 알고보면 술을 안 마시는 걸 이해하는게 아니라 못마시는 걸 이해하는 거더군요. 어차피 안 마시는거니까 못 마신다고 여겨도 별 상관이 없지 싶었는데 예의상 한 두 잔 마실 수 밖에 없는 자리에서 마셨더니 거짓말했다고 화를 내더군요. 그 사람들은 술을 싫어하는 걸 이해를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5.10.04 23:18
    No. 6

    저도 술 권하는 사람 정말 싫어합니다. 아니 그게 몸에 좋은 약도 아니고, 좋은 거라도 싫으면 안 먹을 권리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분위기 망치네 예의가 아니네 그렇게 해서는 사회생활 못하네.....사회생활 못하는 건 댁같이 남을 배려 안 하는 사람이라고 쏘아붙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회생활 잘 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악악! 말하다보니 저도 열 받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6 시스나에
    작성일
    15.10.05 00:41
    No. 7

    워~~요즘은 그런사람 잘없자나요~~릴렉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7 신기淚
    작성일
    15.10.05 09:13
    No. 8

    술 안마셔서 분위기 망칠거라고 안간다고 그러면 그런거 신경쓰냐고 괜찮다고 하는데 걔 중에 꼭 한 명은 술 안마신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제는 아예 안가게 되더군요.
    다행인게 자주 만나는 대학 친구들은 술 좋아하는 애들이 없고, 초등학교 친구들은 오래 알아서 안마셔도 별 신경 안쓰고 회사는 회식 안가도 뭐라 안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5.10.05 13:06
    No. 9

    제 친구도 술을 못마셔요. 빈속이면 맛만 봐도 온몸이 시뻘게지면서 바로 두통이 심해서, 이 사람은 정말 억지로 먹이면 죽겠구나 싶은 스타일이예요. 그래서 군대에서 대대장이 권한 술도 거절했다는 전설이.. 장과장님도 몸에서 안받는 스타일이신듯 한데, 딱 거절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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