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수정했습니다.
평단 오픈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정말?) 자몽입니다.
고무판 사람들이 생각하는 비평이 어떤것이고,
왜 비평이 금지되었나를 며칠간 추적한 결과
비판을 비평이라 착각하는 분들로 인해
이런 결과가 발생한것으로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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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미추(美醜)·선악·장단(長短) 등을 들추어내어 그 가치를 판단하는 일' 입니다.
비판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행위 또는 작품의 가치에 대한 판정' 이고요.
네이버 사전에도 나와있듯 용법적으로 비판은 비평의 다른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문학을 나누는 대한민국 할배들은 3분법과 4분법을 선호합니다.
3분법에 의한 문학의 갈래는 서정, 서사, 극이고
4분법에 의한 문학의 갈래는 시, 소설, 수필, 극입니다.
예. 어디에도 비평은 없습니다. (한국문학통사에서 조동일영감님이 한국문학을 다시 네갈래로 나누었지만 요부분은 생략하겠습니다.)
비평은 평론의 하위개념에 가깝습니다.
평론의 사전적 정의를 봅시다. '사물의 질이나 가치 따위를 비평(批評)하여 논함, 또는 그러한 글. '
현대영감들은, 비평을 문학의 범주에 포함 시켜야하나 말아야하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는 비평이 문학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평이란, 넓게말한 사전적의미의 비평이 아니라 비평학적 입장에서의 비평입니다. 즉 쓰여진 텍스트를 읽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가를 내리는 일을 뜻합니다.
자. 이제 살펴봅시다. 텍스트(글이라고 하죠.)를 읽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가를 내리는 일이 비평이라 말했습니다.
예. 비평을 하는 사람은 철저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써야합니다. 비판은 조금 다릅니다. 비판에는 주관이 섞입니다.
어감에 따른 비판과 비평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비판과 비평에 무슨 차이가 있냐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비판의 어감은 다소 부정적인 부분이 섞여있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비평은 감상으로 보아도 무관합니다.
비평은 인간이 글을 읽고, 그 글에 대해 써내려가는겁니다. 그럼 여기서 한가지 오류가 발생하죠. 우리가 '인간'이라는 겁니다.
비평과 감상의 차이는 주관의 유무로 판단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자 여기서 다시 살펴봅시다. 우리가 인간인 이상, 비평은 '절대적 객관'에 의해 쓰여질 수 없습니다. (무슨 말인지는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객관적 비평은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비평의 존재도 없다는 것 아니냐 하는 의문말이죠.
비평가는 철저히 객관적인 입장을 고수해야합니다. 간혹 주관적인 비평문을 쓰는 비평가도 여럿 있지만, 결국 그 비평문도 문학이론에서 비롯된 비평이론에 의해 쓰여지게 되고, 따라서 어느정도의 객관성을 유지하게 됩니다.
폄하에 가까운 비판은 비평이라 볼 수 없습니다. 독설은 때로는 비평이 될 수 있습니다. (욕설이 아닙니다. -_-) 독설은 굉장히 폄하같은 형태를 유지하지만, 속 내용은 비평이나 비판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독설가를 '독설가'라 부르는 것 처럼 말이죠.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비판에 대해 살펴봅시다. 사전적의미로 '인간의 행위 또는 작품의 가치에 대한 판정'라 하였습니다. 어느 작가는 '감히 어떤 인간이 문학에 가치를 메길 수 있겠느냐'하고 노벨 문학상을 거부한 일이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의 발전을위해서는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분명 필요하고, 우리는 역설스럽게도 모든것을 평가하려 합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차이가 나듯이, 비평은 비판에 비해 좀더 학문적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비평과 비판은 주관의 유무에서 온다 말씀드렸습니다. 둘 다 가치를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비평은 객관적인 입장을 고수하려 든다는 점에서 비판과 다릅니다.
비평을 문학에 포함 할 수 있다는 입장은 바로 이런 차이를 통해 주장으로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고무판의 많은 사람들은 비평=비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폄하, 비판, 욕설따위는 비평이라 볼 수 없습니다. 아니, 비평이 아니란 이야기지요. 다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근본적 원인은, 생선님이 논단에서 지적하셨듯이 '비평이론'을 이용해 장르소설을 비평할만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무판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평과 비판은 같은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으로도 고쳐야만할 일종의 고정관념입니다.
비판은 그저 사물이나 이치에 대한 평가에서 그칩니다. 하지만 비평은 평가에서 그치지 않고, 그 앞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비평가는 독자의 입장이 아닌, 문학이론을 공부한 전문가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눈을 가진 채로 작품에 대한 평가(사실 여기서의 평가란 철학적으로는 존재 할 수 없는 것이지만요.)를 내리는 겁니다.
비평가는 객관적 입장에서 텍스트(글이라고 보시면 되지만 글과는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를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적습니다. 또 그 평가를 통해 작품이 좀 더 나은 질을 가지게 하고자 노력하고, 작가가 더 멋진 글을 쓰도록 도와주는게 비평가입니다.
비판을 잘하는 사람을 우리는 '독설가'라 부르지만,
비평을 잘하는 사람을 우리는 '평론가'라 부릅니다.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그르다는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바르다는 것을 설명하고 그 바른 길로 인도 할 수 있는 사람은 독설가가 아닌 비평가입니다.
저는 평론공부를 하는 사람이지만, 제 자신을 '비평가'라 소개하지 않습니다. 다만 비평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지요. 많은 소설가들이 자신을 '작가'라 소개하지 않는것처럼요.
절대적 의미의 '비평'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절대적 의미의 '비판'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모두 인간을 통해 발현되는 것들이지만, 인간이기에 불가능 한 것이 바로 비평입니다.
비평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고요.
비판과 비평을 같은것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슬픕니다.
슬픔에 겨워, 이렇게 한스러운 글을 올려봅니다.
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셨다면,
어디가서 비평이랍시고 비판을 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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