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자가 아닙니다.”
“왜 그리 생각하십니까?”
“생각이 아닙니다. 그냥... 그냥 저는 세자가 아닙니다. 그게 사실입니다.”
“저하.”
“당신은 의정대군이지요. 하지만 나는 세자가 아닙니다. 나는...”
“세자저하이십니다.”
의정대군이 다시 한 번 단호하게 말했다.
“의심하지 마십시오. 누가 뭐래도, 형님은 세자저하이십니다.”
“......”
“형님은 조선의 임금인 주상전하의 장자이자 조선의 대군인 저, 의정대군의 형님이십니다. 형님께서 그렇게 생각을 하시든 아니든, 형님은 세자이십니다. 이는 결코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절대 의심하지 마십시오.”
서임은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결국 아무것도 털어놓지 못한 채, 지난밤에 일어난 일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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