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태규
작품명 : 천라신조
출판사 : 파피루스
-감정이입하기 위해서 잠시 반말체를 사용하겠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천라신조의 1권은 정말 가슴 떨릴정도로 재밌었다. 날아볼까?로 끝나는 프롤로그 부분은 정말 오랜만에 두근거리며 읽었을정도였다. 절대자들과 하오문 잡졸 주인공과의 서신 주고 받기도 매우 신선했다. 강호 여러 선배들이 후배의 고민상담을 해준다라는 색다른 전개는 정말 즐거웠다. 절대무공비급도..하하. 차라리 이작품 콘셉트를 개그로 잡았다면 정말 훌륭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작품은 심각해지면서 그 빛을 잃었다. 가장 큰 문제는 히로인의 공기화이다. 이럴거면 차라리 히로인 빼라고. 솔직히 말해서. 서브히로인도 공기인데 히로인보단 나을 정도다. 히로인의 지위가 지위인 만큼 주인공과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능하다. 스탈린처럼 가케무샤 같은 존재 하나 있어도 이상할게 없고. 근데 그 정도로 대단한 위치에 있으며 갈등의 핵심부에 존재하는 히로인의 출연빈도는 왜 그렇게 낮은가? 주인공 파트가 너무 길고 히로인파트가 너무 짧다. 그토록 대단한 위치에 있는 여자가 고작 주인공이름이나 외우는 게 일과인 폐인이라니.. 여자주인공은 충분히 활약할만한 위치에 있었고 여러가지 활약을 펼치며 주인공을 물심양면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하는 것은 그저 주인공이 구해주길 기다리는 것이 다이다. 너무 캐릭터가 맥이 없어 매력이 팍팍 죽는다. 예쁘면 뭐하는가. 독자는 보지 못한다. 여자 주인공의 위엄을 보여줄 기회가 여러차례 있을 법했는데도 잘 살리지 못했다. 아마도 테리 굿카인드의 진실의 검 시리즈의 2권 균열의 돌 여주인공 마더 컨페서-미들랜드 초능력 여왕- 케일런 암넬이 모범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천라신조의 여주와 케일런은 정말 상황이 같다. 케일런 암넬도 마법사를 잃어 실권도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영지이자 미들랜드 수도인 아이딘드릴로 돌아와 자신과 맞서는 임페리얼 오더의 마법사의 계략에 빠져 자신의 컨페싱-쉽게 말해 마인드 컨트롤- 능력도 잃고 탄핵되어 감옥에 갇힌다. 하지만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도망치고 그 다음 권에서는 주인공 다하라의 군주 리처드 랄의 도움으로 다시 정권을 잡게된다. 하지만 천라신조의 여주는 어떠한가? 천라신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이야기만 한다. 히로인은 그저 타율적이다. 일종의 물건과 같다. 자기 줏대가 전혀 없다. 악역에게나 주인공에게나 어떤 적극적인 행동도 없다. 히로인은 그저 승리자의-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주인공의- 마지막 가장 큰 포상, 트로피로서만 존재할 뿐이다. 이래선 독자로서 히로인의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주인공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히로인의 이야기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히로인이 설정으로 아무리 예쁘고 마음이 고와봐야 많이 등장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저 공기일뿐. 영웅문의 황용이나 소용녀 같은 캐릭터가 수많은 독자들의 맘을 사로잡은 것은 그들이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수많은 활약을 하며 독자들이 함께 희로애락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처음엔 괜찮았는데 심심하면 나오는 대사 날아볼까? 페이지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오글거린다. 이런 낯간지러운 대사 계속 써먹으면 안부끄럽나? 보는 내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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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소감 한마디.. 트위터 무협은 정말 신선한 시도로 극찬하고 싶으나 작가가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이 작품을 계속 소소한 개그로 밀고 나갔으면 훨씬 더 재밌었을 거예요. 이야기를 심각하게 전개해 나가니 나중엔 전서구고 뭐고 다 없고 평범한 무협물이 되었죠. 거기에 절대자 위의 절대자라는 아주 진부한 라스트보스. 결말은 흔한 한국무협 좀 실망스럽네요. 진중하게 세력다툼이라든지 이런 걸 본격적으로 묘사할 생각이 아니고 흔한 양판 먼치킨의 길을 걸을 생각이었다면 개그가 더 나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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