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는 참 폭력적이다.
사람을 해치는 훈련과정은 항상 기본적으로 구비되어 있다.
어떤 작가는 자아성숙이라는 가면을 쓰여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인공은 폭행은 기본이요, 심하면 살인도 한다.
어떤 경우는 수천명을 학살하는 장면도 등장하기도 한다. (잔인한 고문장면도 가끔 서비스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19금 므흣한 장면과 비정상적인 성에 대해서도 심심치 등장한다.
현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모두 비윤리적이다.
그럼 비윤리적인 장면들이 가득차 있는 작품은 저질인가?
이 질문에 여러분이 '예'라도 대답하신다면 더이상 장르를 볼 이유가 없다.
(혹 저질작품을 좋아한다면 볼 수도 있겠지만...)
난 분명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직 비윤리적인 장면만으로 작품을 평가할 수는 없다. 나아가 그런 글들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예를 들어 tv 아침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소제는 불륜이다.
'불륜이 비윤리적이다.'라는 것에 대해 이견을 내실 분은 없을 것이다.
tv는 분명 장르책보다 훨씬 대중적인 매체이다. 어른 뿐만아니라 초등학생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매체이다.
게다가 어린 아이가 인터넷을 통해 부모 몰래 시청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모든 드라마는 언제든지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요즘에 초등학생도 인터넷 잘한다. 널린게 피시방이다.)
영화쪽도 마찬가지이다.
만만치 않게 폭력적인 액션영화 널려있고 정말 저질이라 칭하는 포x노를 제외하더라도 이에 필적할 만큼 선정적인 작품도 많다.
오직 비윤리적인 장면만으로 평가하자면 모두 저질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작품평들은 그렇지 않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배용준,전도연,이미숙의 '스캔들'이란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정말 비윤리적인 줄거리이다.(줄거리는 대부분 알 것이다.)
이 영화가 어떤 면에서 호평을 받았는지 본인은 이해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스캔들'의 감독 이재용씨는 이 영화로 제 7회 상하이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저질이라 말하는 포x노 영화에서 감독이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줄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결코 비윤리적인 장면만으로 그 작품을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장르도 마찬가지이다.
매우 폭력적이고 선정적이고 변태적일지라도 그 자체로 그 작품을 평가하는 것은 성급하다.
그렇다면 장르의 비윤리적인 면들을 어떤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한 작품을 평가하는 것만큼 참 어려운 질문이다.
그러나 몇가지 단서는 추출할 수 있다.
1. 시대적 배경, 공간적 배경
현시대와 다른 시대(과거나 미래)의 이야기라면 다른 법질서와 윤리관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시대라 할지라도 공간적 배경으로 보았을 때 나라마다 풍습이나 문화가 다르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나라에 대해서 비윤리적이라고 따질수 없는 노릇아닌가?
(프랑스인들이 우리가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우리에게 나쁘다고 말하는 것처럼...)
각 작품의 시대와 공간에 대해 이해하도록 노력해 보자.
2. 특수한 설정
한 영웅의 일대기중 전쟁상황에서 적을 죽이는 것에 대해 윤리관을 적용시킬 수는 없지 않을까?
또한 타의로 살수로 키워져 아무 감각없이 사람을 죽이게 되었다면 이해할 수도 았을 것 같다.
이와 같이 작품에 따라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거나 부분적인 설정으로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3.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한 가치 판단
주인공이 사람을 죽였다. 죄책감에 몸부림 친다. 또는 잘못을 인식하고 뉘우친다.
이런경우 '살인은 나쁘다.'라는 가치판단이 나타나 있는 경우이다.
또는 주인공이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한 가치판단이 없을지라도 언젠가 이에 대해 벌을 받게 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4. 수단인가?
비윤리적인 장면들이 다른 것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등장인물이 악당이다. 그 악당의 성격을 나타내는데 있어 비윤리적인 장면이 나온다면 이것은 수단이다.
이것들이 몇가지 단서일 뿐이다.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것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지만 확실히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비윤리적인 장면들에 힘이 실려 본래의 의도가 희미해지고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둔갑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3류 저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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