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정구
작품명 : 박빙
출판사 :
요 근래 들어 오랜만에 책방에 가서 책을 몇권 빌렸습니다. 한 1년여 만에 간 책방에서 책을 몇권 빌리고, 반납하고 다시 빌리고를 반복하기 몇번, 제 손에 박빙이라는 책이 들렸습니다. 사실 뒷 표지 내용을 보고는, 음 약간 나랑은 취향이 먼 책 같은데 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작가의 이름을 보고, 1-6권을 몽땅 빌려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후회스러웠네요. 뭐 천원으로 책 한권 보고 2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디냐 라는 생각도 들지만, 책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은 같으면서도 다르니까요.
각설하고 본문으로 들어가서..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난 듯 싶습니다. 우선 첫째로, 오탈자가 심하게 많았습니다. 뭐 사소한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속독을 하는, 그래서 오탈자 발견은 거의 하지도 못하는, 제 눈에 오탈자가 상당히 많이 들어왔습니다. 심지어는 기본적으로 워드에서 검사 가능한 오탈자들조차 상당히 많이 나오더군요. 사람의 심리란 것이 웃긴게, 대부업체에 신용조회를 하면 "저사람 돈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용등급이 내려가는 것 처럼, 오탈자가 너무 많으니 "퇴고도 안하고 그냥 출판 한 것 아니야?" 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둘째로,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말투가 상당히 문제가 많았습니다. 뭐 제 생각만으로 단정짓듯 말하는 것이 약간 걸리긴 하지만, 캐릭터들의 성격이 하나같이 개차반입니다. 소림사의 나한들, 전대고수인 혈나한, 주인공부터 무당의 도인들, 화산파의 인물들, 신비룡 제갈숭까지.. 말투가 하나같이 천박하고 성격은 제멋대로입니다. 그런 돌출 행동을 하는 캐릭터가 한두명정도면 글이 재미있고 맛깔이 나겠지만.. 등장인물의 50%이상이..(게다가 이중 대부분이 명문정파의 장로급 이상) 그런 말투를 사용하니.. 여기서 몇번이고 책을 덮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셋째로 글에 스토리가 없습니다. 스토리야 물론 있겠죠. 그런데 글에 큰 흐름이 없습니다. 웰메이드 소설..아니 웰 메이드가 아니더라도 그냥 괜찮은 소설만 해도 글은 하나의 큰 흐름을 따라 가서 하나로 종결됩니다. 하나의 흐름이 아니더라도 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글에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헌데 박빙은 글의 이야기가 너무 짧아지니까 새로운 소재를 하나 또 추가하고 또 추가하고 하는 식과,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글을 이어갑니다. 글 전반적으로 보이는 티격태격 쓸데없는 말장난이 대표적인 예죠. 그 외에도, 이야기 초반에 등장한 "아이린"이라는 캐릭터의 등장사유는 대체 뭐인가 의심스럽습니다. 초반에 주인공 일행에 잡히면서 갖은 구박을 다 당하며 원한을 갈던 아이린.. 스토리 중간에 아이린으로 인해 큰 흐름의 변화가 생기긴 하지만, 앞에 책 1권 분량 혹은 2권 분량의 기나긴 구박과의 연결고리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후우..그래도 할말을 다 하니 속이 조금 후련하네요..
다음엔 조금 더 제대로 된 감상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먼 훗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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