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정검
작품명 : 달마삼검
출판사 : 파피루스
50넘게 먹은 공지라는 법명을 가진 소림사의 중이 스승으로부터 달마삼검을 배웁니다. 그리고 50년쯤 뒤에 점차 죽어가다가 공수래공수거 이러면서 깨달음을 얻습니다. 며칠뒤 주인공은 반로환동하게 되죠.
여기까진 뭐 상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풀어나가는 작가의 글솜씨가 정말 참아주기 힘드네요.
분명 주인공은 죽어가기전에 제자가 없어 달마삼검을 전수하지 못한것에 대해 아쉬워합니다. 그런데 반로환동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제는 또 다른 삶을 즐겨보고 싶다면서 하산합니다. 100살 넘게 먹은 고승이 마음속 회한을 털어버리고, 공수래공수거 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합니다.
하산하여 돈이 없는 주인공은 어떻게 돈을 구할까 하다가 구음절맥을 가진 남궁혜라는 소녀를 심안으로 보게됩니다. 그래서 병을 고쳐주고 돈을 받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남궁혜가 들어간 객잔에 따라 들어갑니다. 이것만 보면 문제 될게 없지만 이와중에 고승이 생각한 장면이 참 어이없습니다.
'그 옆에 기생오라비 같은 녀석이 있지만 배가고파서인지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우리의 100살넘은 고승은 배가고프면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부러우면 너도 심안을 얻던지' 객잔에 들어가는 주인공을 부러워하는 거지를 보며 생각한 장면입니다. 어떻게 100살넘은 그것도 깨달음을 얻은 고승이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어찌됐든 객잔에 들어간 주인공이 남궁혜의 오빠 남궁천에게 대뜸 다가가 한 첫마디가 "같이 합석 해도 될까?" 입니다. 이건 무슨 시정잡배도 아니고 말투가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남궁혜와 같이있던 청년은 화를 내게되는데 주인공은 "너 말고 아가씨에게 용무가 있다. 아가씨 긴히 할 얘기가 있는데 자리에 앉아도 되겠습니까?" 라고 말합니다. 후우...... 100살넘은 깨달음을 얻은 고승이 남자에게는 시정잡배처럼 반말찍찍하더니, 여자에게는 아주 정중하게 말합니다. 고승이 왜 남녀를 차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궁혜가 이름이 뭐냐고 묻자, 공지요. 이러더니 성은 공씨이고, 이름은 지이오. 여태까지 본 주인공의 행동이 짜증나다보니 이것도 아니꼬와 보이더군요.
남궁혜가 재차 자기를 찾아온 용무가 뭐냐고 묻자, 몸속의 병을 치료하려고 하는데 보아하니 구음절맥인것 같고 추궁과혈해서 고쳐준다합니다. 누가봐도 사이비처럼 말해놓고, 분노한 남궁천이 뭐라할때마다 "너는 좀 빠져있어." "너는 좀 빠져있으라고 했지." 이러면서 무공으로 협박합니다.
또 추궁과혈 한다는 말을 하면서 열손가락을 음흉하게 꼼지락거린다는 표현이나, 남궁혜를 그윽하게 쳐다본다 라는표현. 승려가 맞나? 라는 생각을 들게합니다. 이런 무뢰한을 대하는 남궁혜의 반응도 좀 어이없긴 하네요. 남궁혜는 왜인진 모르겠는데 점차 주인공에게 빠져들더라구요.
주인공의 나이를 묻자 100살넘은 고승이 씩웃으며 "비밀이오." 라고 대답합니다. 여기까지 오고나니 그냥 어이가 없는 단계를 넘어 허탈하더라구요.
애초에 100살넘은 고승이라는 설정대신에 100살먹은 색마였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깨달음의 종류도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린 공수래공수거 같은게 아닌, 그냥 이런저런 잡스러운 내공 많이 모여서 터져죽기 직전에 우연히 천지간의 조화가 담긴 영초 같은걸 먹어서 모든 잡스러운 내공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동시에 환골탈태와 반로환동을 했다. 뭐 이런...
1,2권 두권을 동시에 빌려와서 지금 1권 30-40장 정도 읽고, 도저히 초반의 100살넘은 깨달음을 얻은 고승이란 설정과 매치가 안되서 덮었습니다. 다떠나서 재미도 없습니다. 솔직히 대여료보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빡칠걸 생각하니 못읽겠더라구요.
혹시 뒤의 내용은 읽은만 한지, 이 책을 읽으신 분들께 여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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