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이는 세 가지 욕구 사이에서 딜레마를 느낍니다.
1 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자기만족)
2 자신의 글을 통해 독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보람)
3 현실적으로 보다 많이 팔리는 글이 되면 좋겠다.(현실)
어느것이 먼저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모두 다 성취 되기를 바라지만, 작가 개인의 의식과 취향에 따라 어느것이 우선시 될 수 있을 겁니다.
연재하는 것을 이 세가지 측면에서 봐 주시기 바랍니다.
1 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자기만족)
-혼자 글을 쓰는 것 보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그 비평과 조언을 들어 더 나아갈 수 있다.
2 자신의 글을 통해 독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보람)
-독자의 반응을 통해 내 글이 어떻게 받아 들여지는지 즉각적으로 알 수가 있다.
3 현실적으로 보다 많이 팔리는 글이 되면 좋겠다.(현실)
-인터넷 연재를 통해 흥보가 됨으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책 판매의 마케팅 효과를 노린다.
1,2번 보다 3번은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연재의 효과가 기대한 것이 아닐 때, 달리 말해 연재를 함으로서 판매량이 외려 감소될 때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 독자분께서 찬반의 의견을 떠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이 3번의 케이스 일 겁니다.
그럼에도 뭔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것은, 공짜로 글을 읽겠다는 욕구불만의 불평이 아님에도 뭔가 미진하다 느껴지는 것은, 바로 1,2번의 경우에 있어 과연 득인가? 라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헤아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서는 (몰론 저 하나가 모든 작가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1,2번의 경우 작가 개인의 성향과 관련되어 있어 오로지 본인의 판단에 의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독자들에게 연재글을 보임으로서 과연 글이 더 나아질 수 있는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작가 개인의 성향이니까요.
연재를 하게 되면 호흡은 틀림없이 짧아 집니다. 독자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니 그렇습니다. 보다 긴 호흡을 원하는 이의 경우에는 연재라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연재를 함으로서 글이 나아질지 어떨지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판단이 달리 된다는 뜻입니다.
둘째로 독자와의 대화 부분... 이 역시 작가의 성향입니다.
인터넷 연재의 가장 큰 특성이 피드백이 바로 된다는 점일 것입니다. 독자에게 보인다는 점에서는 첫번째와 그리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다름니다.
본인 글을 갈고 닦아 나가는 성취감과는 별도로 보다 다수의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하고 교감을 나누는 경험이란 아주 특별하기에 별도의 욕구로 나눠 놓은 것입니다.
글이란 읽히기 위해서 존재하며, 독자, 타인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고 인식하는지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굉장한 것이지요.
(연재 아니라 넷상에 한 번이라도 글을 올려 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인터넷 연재의 '굉장함'은 바로 여기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언급드린 1,2번은 작가의 내면에 자리한 욕구이며,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문제 이기에, 3번, 현실적인 문제가 연재의 중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연재 중단에는 이 세가지 욕구가 혼합되어 이리저리 싸우다, 결국 저울추가 한쪽으로 기운 결과에 불과 합니다.
물론 여기서 또 하나의 보람이 존재 합니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 일상의 지루한 억눌림에서 벗어나 한 순간이나마 꿈을 보여주고 싶다. 뭔가 잔잔하게 가슴을 두들기는 감동을 전해주고 싶다.
기타...
하지만 이는 글의 보다 근원적인 욕구일 것이며 연재가 아니라 책으로도 가능한 것이기에 연재중단의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꽤 솔직하게 이야기 한 듯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그래, 너 연재중단 한게 옳아. 잘한 거야.' 라고 공감해 주길 바라고 쓴 글이 아닙니다.
다만 연재중단 하기까지 어떤 고민과 딜레마를 느꼈는가, 를 약간이나마 보여드리는게 글 쓰는 이의 도리라 여겨서 입니다. 이해의 여부는 둘째치고라도요.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틀려서 또다른 중대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라는 전제를 깔더라도 제 심정을 바탕으로 다른 분들의 심정을 유추해 보건데 이 세 가지 경우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없는 듯 합니다.
전 하이텔 통신연재로부터 시작하여 출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이기에, 비록 새로운 글을 연재 한다고는 하나, 2년여 연재 해 오던 '무상검' 이란 글을 내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 이면에는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의 경우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음을 보여 드린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변화, 도약을 원하는 마음이 가장 큰 변수요인이었습니다만...
몇몇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처럼 어떤 개인의 '자극적인 글'에 의해 이처럼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연재글을 충동적으로 내리던가 하지는 않습니다. 혹여 도화선이 될 지는 모르지만, 화약 그 자체는 아닙니다. 언젠가 결정해야 될 뭔가였는데, 마침 시기와 맞물려 커다란 분란처럼 보인 것 뿐입니다.
이해의 여부와, 공감의 찬반을 떠나 일단 있는 그대로의 심정과 생각을 되도록 솔직하게 전해드리는 것이 옳다 싶어 어쭙잖은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무협을 사랑한다, 라는 말은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랑이란 말은 모든 희생을 감수, 라는 의미를 더 뛰어 넘습니다. 즐김, 욕구, 과거에의 추억등이 '사랑'이란 말로 포장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무협에서 어떤 감동을 느꼈다 하더라도 세월지나 '사랑'이란 말을 썼던 것을 후회할 지 모릅니다.
물론 그런 심정을 표현하는 것이 그르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사랑'이 단순한 '구실'로 변해 이야기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싶어서입니다.
"널 사랑한다. 그러니 날 위해 죽어줘."
라는 극단적인 이기심의 표현을 누구든 사랑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단순히 '좋아함'으로 표현해 주십시오.
작가와 글을 읽는 독자는 부부관계는 될 수 없습니다.
길고 짧음의 차이는 있겠으나, 작가는 영원한 애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때론 토라지기도 하는 모습에 불만스러우실 수도 있겠지만, 연애에는 그게 필수니
어떡하겠습니까?
그러다 다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이끌리게 될 때, 모진 말을 내 뱉은 것을
후회하게 될 지 모릅니다.
흠... 뭐 이정도가 저의 솔직한 생각들이군요. @_@;
어제는 연재생활 5년여 중에서 가장 '화가 난 날'이었더랬습니다.
당장이라도 '관계'를 끊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였지요.
(일이 겹치고 겹쳐 증폭되다 보니 그리된 듯 합니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니 역시 후회가 입니다.
칼로 장부를 도려내는 듯 하더군요.
독자에게 있어 각자 좋아하는 작가가 소중하듯,
작가에게 있어 독자들은 보다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비록 파일을 보내달라는 철없는 애인들도 있고,
자기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모진 말을 내 뱉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도 있지만,
어떡하겠습니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인것이니까요.
하지만... 부부는 될 수 없습니다. ^^
부부는 이혼하면 끝이거든요.
애인이 되길 바랍니다.
토라지고 다투며 헤어졌다 한들, 다시 합쳐질 수 있는 관계니까요.
평온한 하루 되십시오.
일묘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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